양치기 소년은 왜 거짓말을 하였을까?

[서평] 울보 선생님 문경보가 쓴 <외로워서 그랬어요>
이솝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 아시지요? 이 양치기 소년이 왜 늑대가 나타났다고 세 번이나 사람들에게 거짓말을 했을까요?
오랫동안 학교 현장에서 십대청소년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일을 해 온 문경보 선생은 양치기 소년이 거짓말을 한 것은 '외로움'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산 위에서 긴긴 시간을 홀로 보내야 하는 외로움 때문이었다는 것입니다. 거짓말이 들통 나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뻔히 알면서도 절절한 외로움 때문에 그런 행동을 하였다는 것이지요. 생뚱맞은 이야기로 들리기도 하지만 참 일리 있는 해석이라는 생각도 동시에 갖게 합니다.
문 선생은 허겁지겁 산으로 올라 간 마을 어른들 중에 누구라도 소년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등을 다독거려주고 위로의 말을 해주었다면 좋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을 토로합니다.
거짓말하는 잘못을 나무라고 화만 버럭버럭 냈기 때문에 결국 늑대가 나타났을 때 소년은 혼자서 공포감과 좌절감을 견뎌내야 했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이솝우화에 이런 다른 시선은 <외로워서 그랬어요>를 쓴 저자 문경보가 보통 어른들과는 다른 시선을 가지고 십대들을 만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입니다.
<외로워서 그랬어요>를 쓴 문경보 선생은 동국대학교 국문과를 졸업하고 22년간 학교 현장에서 국어교사이면서 동시에 상담실장으로 일하면서 아이들 마음이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였다고 합니다.
학교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가슴 아픈 사연
이 책은 그가 학교 현장에서 만난 아이들의 이야기를 엮은 것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만난 '양치기 소년'처럼 외로운 아이들, 상처받은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이면서 상담 교사인 그가 어떻게 아이들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움을 주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또 자신의 진로를 두고 고민하는 아이들과 나눈 이야기 그리고 교내 생활관 프로그램으로 진행하였던 집단 상담의 성격을 띠고 있는 '효도의 길'이라는 프로그램 사례를 소개하고 있는 책이기도 합니다.
한편 한편의 이야기들은 모두 '인간극장'이나 '다큐 3일' 같은 TV프로그램들을 연상시키는 가슴 아픈 사연들입니다. <외로워서 그랬어요>에 나오는 사례들을 보면, '늑대가 나타났어요'하고 외치는 십대들의 마음속에는 오랫동안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던 깊은 상처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같은 반 친구의 지갑을 훔친 영균이는 아버지에 대한 깊은 마음의 상처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자신이 도둑놈 소리를 듣더라도 그 때문에 아버지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고 털어 놓습니다.
"아버지는 저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해요. 아버지는 저에게 잘못한 게 너무 많은 사람이에요. 왜 엄마를 집에서 나가게 해요? 지겨웠어요. 아버지에게 매를 맞는 것도, 술 먹고 아버지가 들어온 날 친구 집으로 도망가서 자는 것도 이젠 지겨워요. 아버지는요, 아니 그 인간은요, 저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천만 번도 더 해야 되는 사람이에요." (본문 중에서)
매를 맞던 어머니는 영균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집을 나갔고 아이는 당시 무서웠던 아버지의 표정을 잊지 못하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영균이가 차린 밥상을 발로 걷어차던 아버지의 모습도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이는 불편한 다리로 일하면서 자신을 공부시키느라 힘든 아버지에 대한 고마운 마음과 엄마를 때리고 밥상을 걷어차던 미운 아버지의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습니다. 아이는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은 '양치기 소년'이었던 것입니다.
상담 현장에서 아이들을 통해 얻은 깨달음
이 책에는 상담자로서 아이들을 만나는 현장에서 얻은 깨달음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상담자가 고도의 전문적인 기법과 화술을 사용해서 내담자의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도 상담의 한 방법이겠지만, 때론 내담자 스스로 상황을 이겨낼 힘을 가지고 있음을 믿고 또 친구나 다른 사람이 상담자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다는 걸 믿으면서 끈질기게 기다려주는 것도 상담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본문 중에서)
얼굴이 코피로 범벅이 될 만큼 치고받고 싸우던 두 녀석이 서로의 상처와 비밀을 공유하고 나서부터 저절로 절친한 친구가 되는 것을 보면서 '기다림'에 관하여 깨달았다는 것입니다. 마음을 풀어내고 우정을 간직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면 상담자의 역할을 얼마든지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 오랜 경험에서 얻은 지혜라는 것이지요.
"내가 상담공부를 하면서 배운 것이 있다. 그것은 상담이란, 지금 있는 모습 그대로 세상을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내담자에게 알려주는 것, 그러니까 지금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게 살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주는 일이라는 것이었다." (본문 중에서)
이런 사례는 이 책을 통해 여러 번 소개되고 있습니다. 뇌성마비 때문에 걷는 것도 글씨를 쓰는 것도 불편한 진수의 이야기가 바로 그런 사연입니다. 뇌성마비를 가진 자신을 평범한 아이들과 함께 자랄 수 있도록 해준 할머니에게 쓴 감사 편지를 통해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심각한 장애를 가진 아이 영빈이가 10초 동안 야동을 보다가 들켰을 때, 다른 아이들처럼 성에 대한 호기심을 느끼는 아이가 너무 고맙고 감사해서 눈물을 쏟는 부모들을 통해 지금가진 것만으로도 아름답게 살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줍니다.
어려운 환경의 아이,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은 평범한 아이, 보통 아이로 자라는 것을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 일로 받아들이는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뛰어난 재능이 없는 보통 아이, 평범한 아이를 둔 부모들이 얼마나 큰 축복을 받고 있는 것인지 깨닫게 해주는 것이지요.
여러 사례를 소개하는 이 책에 자주 등장하는 이야기 중 하나는 자신을 사랑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저자는 몸이 아픈 어머니를 생각하며 자신에게 죄책감을 가진 사림이에게 엄마를 사랑하는 것보다 자신을 더 사랑하라고 충고합니다.
"자기 자신보다 다른 이를 더 사랑한다면 사랑하는 그 사람과 헤어질 때 엄청난 상실감을 느끼고 결국 자기 자신도 잃어버리게 됩니다." (본문 중에서)건설 현장에서 사고로 한 쪽 다리가 불편해진 아버지를 둔 '노민'이에게 부모와 교사가 주는 충고 역시 '부모를 위해 살려고 하지 말고 너를 위해 살라'는 것입니다.
세상 누구보다 자기를 더 사랑해야 한다
누군가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먼저 사랑하면서 자기 삶을 잘 엮어나가는 사람이 진짜 효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남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는 이야기겠지요.
<외로워서 그랬어요>를 교단 경력 20년이 넘은 40대 중반의 문경보는 '울보'입니다. 아이들의 가슴 답답한 이야기를 들을 때, 삶이 힘든 아이들을 만날 때,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만날 때, 그는 늘 아픔에 공감합니다.
아이들이 울면 함께 울고, 너무 답답하고 먹먹하여 울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면 대신 울어주기도 하는 따뜻한 선생입니다. 그는 아이들이 맞닥뜨리는 온갖 어려움을 도맡아 해결해주는 해결사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겪고 있는 힘든 일을 함께 공감하고 겪어내는 '길동무'와 같은 역할을 해내는 선생입니다.
상담교사로서의 탁월한 전문성보다는 소박한 상담 장면을 통해 아픔에 공감하고 깊은 사랑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참교사의 면목을 엿볼 수 있는 책입니다. 2006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졌던 그는 최근 22년간 몸담았던 학교 현장을 떠났다고 합니다.
몸과 마음을 다독거리면서 학교 밖 세상에서 청소년상담 일을 통해 청소년들을 만나는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고 합니다. 학교 밖 현장에서 "늑대가 나타났다"고 소리치는 양치기 소년들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지요.
이 책은 상담의 기술인 비법을 소개하는 책이 아닙니다. 아이들을 '학생'이 아니라 교사와 다른지 않은 똑같은 '사람'으로 바라보는 열린 마음과 낮고 깊은 시선을 배울 수 있는 사례와 경험을 담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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