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비자

식품안전 빨간불, 유통기한 지나도 팔수 있다?

by 이윤기 2011. 9. 15.
728x90

최근 정부가 식품의 유통기한 표시를 대신하여 ‘소비기한’ 표시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하였다고 합니다. 오늘은 정부의 ‘소비기한’ 표지제도 도입의 문제점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지난 달 18일 정부는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 장관 정례회의를 열고, 1985년부터 도입하여 시행하고 있는 식품 유통기한 제도를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소비기한 표시방식으로 으로 전환하기로 하였습니다.

현재 시행하고 있는 식품이 유통기한은 식품을 판매할 수 있는 최종시한을 말하는 것이지만, 정부가 나서서 바꾸려고 하는 ‘소비기한’은 해당식품을 소비자가 먹었을 때 건강이나 안전에 이상이 없을 것으로 인정되는 ‘최종소비시한’으로 부패 및 변질이 시작되는 시한을 말합니다.

현행 ‘유통기한’을 판매 및 유통을 할 수 있는 기한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식품을 구입하여 상당기간 냉장, 냉동 혹은 상온에 보관하면서 먹어도 문제가 없습니다만, ‘소비기한’을 표시하게 될 경우 기한이 임박한 제품은 구입  즉시 먹어야 하는 것입니다.

유통기한 대신 소비기한 표시제도를 단계적으로 도입하겠다고 하는 정부는 유통과정에서 반품, 폐기되는 제품을 줄이기 위한 것이 목적이라고 합니다. 현재의 유통기한 표시제도 하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은 부패나 변질 여부와 관계없이 판매가 금지되고 있습니다.



식품업체 과잉생산, 소비자에게 책임 떠넘기는 정책?

정부측 주장에 따르면 유통기한이 제도 때문에 제조업체가 부담하는 식품 반품 손실비용이 2009년 기준으로 연간 6500억원이나 된다고 합니다. 또 소비자들이 구입하여 가정에 보관하는 식품 가운데 먹을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폐기하는 식품이 연간 515만t으로 추정된다고 합니다.

자그마치 19조 6000억원 상당의 식품이 먹을 수 있는데도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음식물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입니다. 또 반품, 폐기되는 제품이 줄어들면 결국 식품 가격을 날출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인 ‘물가 대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는 모양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입장에 대하여 제가 속해 있는 YMCA를 비롯한 소비자단체들은 소비자 건강과 식품 안전성을 위협하는 처사라고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행 유통기한 표시는 부패가 시작되는 시점으로부터 일정 기간만큼 앞당겨 제조업체가 자율적으로 정하고 있습니다. 통상 우유는 5~7일, 과자와 라면류는 6개월 정도입니다. 따라서 통상 우유는 유통기한이 지났어도 5~7일 간은 먹을 수 있으며, 라면과 과자류는 유통기한이 지나도 6개월 정도는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실제 소비자단체에 접수 되는 소비자 고발 사례를 보면 식품업체에서 자율적으로 정해놓은 유통기한이 지나지 않았는데도 식품이 변질됐다는 신고가 적지 않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소비기한 표시하면 냉장고 보관 안 돼

따라서 정부의 유통기한 폐지와 ‘소비기한’ 도입 추진은 소비자 정책의 심각한 후퇴입니다. 유통비용을 줄이기 위하여 소비기한을 표시하겠다고 하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결국은 식품업체의 ‘유통기한’을 늘려주겠다고 하는 꼼수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연간 6500억 원이나 되는 식품이 유통과정에서 폐기되고 있다고 하지만 이는 소비자들의 책임이 아니라 수요예측을 엉터리로 하고 제품을 과잉생산한 한 식품업체의 책임입니다. 또 먹을 수 있는 식품이 유통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음식쓰레기로 버려지는 것은 홍보와 교육을 통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입니다.

결국 소비기한 표시제도 도입은 정부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식품업체의 이윤을 보장해주는 정책입니다. 이는 정부가 국민의 안전을 뒤로 하고 기업 이익을 우선하는 못된 관행을 다시 되풀이하는 일입니다.

식품기업의 수요예측 실패 책임을 국민에게 떠넘기고 국민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선택할 권리 등 소비자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심각한 정책의 후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치솟는 물가대책을 협의하기 위해 모인 관계장관들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이 따위 정책도입을 결정 하였다는 사실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 모 우유회사는 유통기한 뿐만 아니라 제조일자를 표시하여 자사 제품의 신선도와 안전기준을 강조하는 광고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민 건강과 식품 안전을 위해서는 현행 유통기한 표시뿐만 아니라 식품의 제조일자를 함께 표시하도록 하여 식품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728x90

댓글9

  • 희망FEEL하모닉 2011.09.15 10:29

    지금까지 유통기한이 소비기한인줄 알고 있었네요 ㅜ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답글

  • 솔직히 2011.09.15 12:38

    가정에서 냉장보관하다가 유통기한 1~2일 지난거 상하면 버리고 안상하면 먹습니다...이건 가정에서 판단할 문제이지...이미 지난걸 유통시키는것은 잘못된거라고 봅니다...이런거 100% 급식이나 식당에 흘러들어갑니다...도저히 최종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닙니다...정말 미친 정부입니다...
    답글

  • 고양이는-야옹 2011.09.15 15:17

    유통기한전에도 상해버린 음식들도있고 과자나 라면은 기름냄새나는데 참 깝깝하네요
    답글

  • 2011.09.16 00:17

    과자나 라면 같은 경우는 유통기한이 짧아서 반품된다기 보다
    구색 같추느라 진열해둔 상품이 안팔려서 유통기한이 지나는 건데 말이죠.
    소비자들이 바보도 아니고, 지금 과자 유통기한이 3달에서2달 정도 남은 것들로 사먹는게
    반년 남은 걸로 사먹는 걸로 바뀌어 버리는 걸테고
    결국 소규모 가게들만 손님들은 날짜보고 안사가는데,
    반품기한은 한참 남고...
    그리 되지 않을까 싶어요.
    답글

  • 네르 2011.09.16 02:50

    마트 아르바이트 할 때 유통기한 점검을 주로 하면서 마트 내에서 정해진 임박기간 중의 상품들을 본 진열대에서 빼는 역을 맡았습니다. 임박상품을 50%로 팔았는데, 제가 이것저것 먹어 본 결과 임박상품 맛이 떨어집니다.
    특히 탄산이 들어간 음료는 이미 유통기한이 지나기 1달 전에 탄산이 빠져서 거의 맹물 맛이고, 맥주도 마찬가지더군요. 과자도 좀 눅눅해지죠.
    음료든 커피든, 과자류 등 대체적으로 들어오는 새 상품들보다 신선도가 떨어진다는 것을 한 번 먹어보면 금방 알아차립니다.
    그런데 소비기한이라니.. 이것 역시 탁상행정인가요?
    답글

  • w 2011.09.16 11:45

    유통기한? 풀무원 냉면 4개들이를 구입. 유통기한 내에 먹었지만 4개 모두 불량이었음. 면이 변질된 것이 아니라면 있을 수 없는 ...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