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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창원 도시계획 조례 개정, 난개발 부추기나?

by 이윤기 2011. 9.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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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주택 지역에 4층 원룸? 18층 층수 제한 완화?

마산, 창원, 진해가 통합한 이후 3개시가 각각 다르게 적용하고 있는 각종 기준을 단일 기준으로 바꾸는 작업이 분야별로 진행되고 있는 모양입니다.

최근 창원시는 '도시계획 조례' 중 용도지구별 건폐율과 용적률을 통일하고, 제 2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층수 제한을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 개정안을 지난주에 입법예고하고 오는 30일까지 시민 의견을 수렴한다고 합니다.

개정안의 핵심 내용은 지난해 7월 행정구역 통합 이후 도시계획조례의 건폐율, 용적률이 단일화 되지 않아 '균형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1종 전용주거지역 건폐율은 50%, 용적률은 100%로 하고, 2종 전용주거지역은 건폐율 50%에 용적률 150%로 통일하였다고 합니다.

또 1종 일반주거지역은 건폐율 60%에 용적률 200%, 2종 일반주거지역은 건폐율 60%에 용적률 220%로 그리고 3종 일반주거지역은 건폐율 50%에 용적률 250%로 통일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단일 기준을 마련하게 되면 마산의 경우 2종 전용주거지역 용적률이 당초 120%에서 150%로 30%가 올라가고, 1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은 180%에서 200%로 20% 상향 조정된다고 합니다.

햔편 건폐율의 경우 준주거 지역을 70%로 통일하면서 창원 지역이 60%에서 10% 상향되었고 중심상업지역은 80%로 통일하면서 창원지역의 경우 60%에 20%가 상향된다고 합니다.


통합시, 모든 기준 다 똑같이 해야하나?

창원시의 입법예고 공고 자료와 언론보도를 보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몇 가지 있습니다.
첫째는 '옛 3개시 지역이 건폐율, 용적률 기준을 다르게 적용하였기 때문에 지역별로 시민들이 불이익을 받고 있다'는 인식에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통합시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지역별로 도시의 특성에 따라서 얼마든지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옛 3개시가 각각 다른 건폐율과 용적률 기준을 만든 것은 충분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일텐데, 그런 지역별 특성을 모두 무시하는 것이 될 수 있습니다. 통합시가 출범하였기 때문에 옛 3개시가 모든 기준을 똑같이 맞춰야 한다는 것은 너무 단순하고 기계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둘째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이 '난개발을 부추긴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습니다.

일부 언론에서는 도시계획조례 개정안이 건축 행위의 제한을 없애기 때문에 재건축, 재개발에 탄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였습니다만, 오히려 난개발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건축관련 민원이 증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됩니다.

예컨대 마산지역 2종 전용주거지역 용적률이 120%에서 150%로 상향되었고, 1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이 180%에서 200%로 상향되었습니다. 언론에서는 도심 단독주택지에 4층 원룸 신축이 가능해지는 등 개발이 기대된다고 보도하였습니다만, 반대로 단독주택지에 들어서는 4층 원룸은 인근 주민들과의 민원과 마찰이 불가피하고 난개발을 가능성만 높아질 수 있습니다.

또 마산, 진해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수 제한이 폐지되면 종전에 18층까지 제한 되었던 건축물이 더 높은 층수로 지어지게 됩니다. 마산과 진해 지역에 18층으로 층수 제한이 되어 있었던 것은 도심지의 스카이라인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처였을 것인데 이런 규제를 모두 풀어버리면 역시 '난 개발'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도시계획 조례 완화, 난개발 부추기고 건축 민원 증가 할 것


특히 이번 조처는 옛마산지역의 난개발을 심화시키는 조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1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이 20% 상향되어 단독주택지에 4층 원룸 신축이 가능해지는 지역이 마산에만 533만 9600㎡나 됩니다. 또 2종 일반주거지역의 층수 제한이 폐지되는 지역은 마산 8.3㎢, 진해는 10㎢나 된다고 합니다.

그동안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박완수시장도 난개발을 부추기는 인허가 관련 민원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8월 8일 언론보도를 보면, 여름휴가를 보내고 업무에 복귀한 박완수시장이 "건축물 인허가와 관련하여 집단 민원이 끊이지 않는 문제"를 지적하였다고 합니다.

"요즘 집단민원이 많다. 각종 인허가를 할 때 공직자들이 법에 적합하니까 다 허가해줘야 한다는 인식 갖고 있다. 법에 적합해도 현장 주변 환경과 주민 의견을 감안해 판단해야 한다. 집단민원 유발하는 인허가는 이후에 심사해서 공직자들이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 민원 해결하는 데 많은 행정력을 낭비한다. 최근 구청으로 이양되면서 특히 이런 문제가 많다. (이는)구청장이나 간부 공무원들의 책임감 문제다."


실제로 창원시 도시계획조례가 입법 예고안 대로 통과될 경우 '집단 민원을 유발하는 인허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조례에 따라 건축 허가를 하는 경우 인근 지역 주민들과의 일조권, 조망권 등의 피해로 인한싼 마찰을 피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건폐, 용적률 하향 평준화...건물 층수 더 낮추고 쾌적하고 살기좋은 도시 만들어야


3개시가 통합하여 서울보다도 면적이 넓어졌기 때문에 더 이상 도심지의 양적 개발과 팽창에 주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됩니다. 오히려 도심지의 경의 건물의 층수를 낮추고 스카이라인을 정비하는 등 도시의 질적 발전을 이루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많은 시민들은 바닷가에 더 이상 '현대아이파크'와 같은 초고층 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현대아이파크는 옛 마산지역 난개발의 상징물입니다. 바다와 산이 가로 막는 방식으로 난개발이 이루어져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1~2층 단독 주택이 모여 있는 주택가에 삐죽 삐죽 4층 원룸이 들어서는 것도 결코 아름다운 도시 경관은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1~2층 단독 주택이 모여 있는 지역에 1~2동만 삐죽 올라가는 '나홀로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도 꼴 볼견입니다.  옛 마산지역에는 이미 이런 사례가 많이 있습니다.  

따라서 창원시 도시계획 조례는 시민들의 이런 걱정과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개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살기좋고 쾌적한 도시 환경을 만들려면 통합 이후 3개시의 건폐, 용적율을 상향 평준화 할 것이 아니라 하향 평준화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는 30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에 주민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창원시 의회가 도시의 수준을 높일 수 있도록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