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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칼럼

유가환급금 = 공돈(?), 정말 공돈일까?

by 이윤기 2008.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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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4일), 거래하는 은행 인터넷 뱅킹에 접속해보니 유가환급금 24만원이 통장에 입금되었습니다. 함께 근무하는 직원들 대부분이 모두 공돈이 생긴 것 마냥 기뻐합니다. 올 해 하반기에 일을 시작한  한 사람만 유가환급금을 못 받아서 조금 우울합니다. 

얼마 전에 결혼한 후배는 신랑도 유가환급금을 받았는지 확인 전화를 해보더군요. 누구에게 물어봐도 대부분 공돈이 생긴 것 마냥 기뻐합니다.

오늘 하루 종일 만나는 사람들마다 유가환급금을 어디에 쓸 것인가 물어 보았습니다. 

여러 명이 "카드 결재를 한다" 더군요. 신용카드 회사에 진 빚을 값는 데 쓴다는 것이지요. 그 중에는 유가환급금이 지급된다는 것을 알고 벌써 신용카드로 원하는 물건을 샀다는 후배도 있었습니다.

또 다른 후배는 "아이 겨울 옷 한 벌 사준다"고 하구요."

많은 사람들은 "아직 어디에 쓸지 결정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도, 다들 공돈(?) 24만원으로 무엇을 할까 하는 행복한 고민을 하였습니다. 대통령 취임 후에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쏟아 내던, 2mb가 다수의 국민들에게 '유가 환급금'이라는 선물을 뿌린 샘 이지요.

유가환급금은 "유류비 상승에 따른 대책으로 정부가 내놓은 소득세 환급 방식의 세금 환급 제도" 입니다. 최대 24만원이 지급되는 유가환급금 대상에 일용직근로자까지 포함되어, 지급대상자는 총 1764만명이고, 지급 금액은 3조 4900억원이라고 합니다.

국세청이 소득에 대한 과세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인지, 연봉이 저 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자영업을 하는 어떤 선배도 저와 똑같이 유가환급금 24만원을 받는다더군요.

얼마 전 신문보다에 따르면, 변호사, 의사를 비롯한 고소득자가 환급 받는 경우도 있었고, 소득세 신고 조차 하지 않는 영세상인들은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보도도 있더군요.


유가환급금, 진짜 공돈인가?

문제는, 이것이 과연 공돈인가 하는 점 입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을 보면 유가환급금을 받지 못하는 진짜 부자들에게는 어마어마한 '보따리'를 풀면서 나머지 국민들은 코흘리게 취급하는 돈은 아닐까요?

이명박정부는 감세정책으로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각종 세수는 줄이면서, 정부는 재정지출을 늘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얼마 전, 강만수 장관이 국회에 출석하여 "2009년, 2010년에는 적자 재정을 운영할 수 밖에 없다" 고 답하였더군요.


당장에 고유가와 불경기에 (그리고 촛불 정국에 따른 민심수습용) 대한 입막음용으로 3조 5천억원의 유가환급금을 뿌렸지만, 결국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로 인한 정부 적자는 나중에 국민들이 다 떠안아야 하는 것 아닐까요? 어디 다른 방법이 있습니까?

신용카드 청구서 같은 부메랑 될 것

가환급금 이것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신용카드 쓰는 것는 하고 비슷합니다. 신용카드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물건 살 때는 쉽게 쓸 수 있지만, 한 달 만에 카드청구서를 받고 결국 다 갚아야 되잖아요.

이명박 정부가 하는 정책 방향을 보면, 유가환급금 3조 5천억 만큼 결국 국민들에게 빚지우는 꼴이 될 것 입니다. 정부의 '감세와 재정 지출 확대'로 인정 재정 적자를 메꾸려면, 나중에 결국 국민들이 다시 다 토해내지 않을 방법이 없는 돈 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유가환급금, 공돈 생겼다고 홀랑 친구랑 술 마신 분들 후회하는 날이 머지 않을 것 같습니다. 만나는 사람마다 "IMF는 아무 것도 아니다", "불황은 이제 막 시작되었지만, 얼마나 오래 갈지 끝을 알 수 없다"하는 불안한 이야기만 하는군요.

어떤 후배는, 월급 받아서 꼬박 꼬박 펀드 넣었는데 반토막 났다고 합니다. "유가보조금 이런 것 안줘도 좋고, 747 공약 안 지켜도 좋으니, 반토막 난 펀드나 원상복구 되면 좋겠다"고 합니다.

다른 후배는, "유가환급금 안 받아도 좋으니 내년에도, 재작년이나 작년처럼 일 해도 가족이 온전히 먹고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