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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자전거, 단감 과수원 따라 주남저수지 한 바퀴

by 이윤기 2011.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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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10월 29 - 30일) 창원 단감 블로거 팸투어에 참여했을 때 자전거를 타고 주남저수지를 한 바퀴 돌았습니다.

창원시에서 만든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 책자에는 '철새와 평야 그리고 전설이 드리운 호수'길이라고 소개되어 이습니다. 전체 구간은 16.5km이고 포장된 길이 3.9km, 비포장길이 12.6km라고 합니다.

자전거를 타고 주남저수지 둘레를 한 바퀴 도는데는 초보자 기준으로 약 1시간 35분 정도 걸리며, 전 구간에 큰 경사로가 없기 때문에 난이도는 별 하나, 경치는 별 넷이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 지도책을 받아보고 언제가 한 번 주남저수지 둘레도 자전거로 한 번 가봐야겠다는 계획을 세워두었는데, 마침 '창원 단감 블로거 팸투어'로 동읍, 북면으로 가게되었습니다.

원래는 마산 산호동에 있는 집에서부터 동읍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 계획이었으나, 함께 차를 타고 가야 할 일행이 있어서 자전거를 차에 싣고 갔습니다.

제 승용차가 경차보다 조금 큰 배기량 1300cc의 소형 승용차인데, 헤치백 스타일의 차량이라 뒷자석 시트를 접고 자전거 앞 바퀴를 분리하니 자전거 케리어가 없어도 차에 실을 수 있더군요.

창원 단감 블로거 팸투어 둘째 날 아침, 비가 막 멈추고 물안개가 낀 아침에 자전거를 타러 나섰습니다. 북면 마금산온천에서 차를 타고 주남저수지 람사르 문화관 앞까지 이동하여 자전거를 탔습니다.


 
출발 할 때 마음 먹은 코스는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 책에 나와있는 람사르문화관 ~ 주남돌다리 ~ 용산 ~ 합산 ~ 산남저수지 ~과수원길 ~석산리 ~ 화양리를 거쳐 람사르 문화관으로 돌아오는 16.5km를 돌아 올 계획이었습니다.

위 지도 중에서 맨 왼쪽은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에 나와있는 주남주수지 둘레 자전거 길 추천코스이고, 두 번재 지도는 제가 자전거를 탔던 길이며, 세 번째 지도는 '물억새 60리길 조성사업' 지도입니다.


막상 자전거를 타고 가다보니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에 나와있는 길을 따라 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산남저수지를 절반쯤 지났을 때, 둑길을 따라가는 길을 잃어버려리기도 하였고, 비가 온 다음날이라 과수원길을 따라가는 것도 어렵더군요.



결국 과수원길 입구에서 빗길에 자전거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작은 부상'을 당하기도 하였습니다. 오른쪽 뺨과 어깨, 손에 상처를 입었습니다. 어깨는 제법 멍이 들었고, 손바닥은 아직 붓기가 가시지 않았습니다. 병원을 다닐 정도는 아니지만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후 처음 사고를 경험하였지요.

빗길이라 미끄러운 것도 문제였지만, 또 한 가지 문제는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에서 추천해주는 '주남저수지 자전거 길'을 자전거를 타고 다녀도 되는가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막상 자전거를 타고 가보니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에서 추천하는 '주남저수지 자전거 길"은 바로 최근 창원시가 '물억새 60리 길'을 만들겠다고 하여 논란이 되었던 바로 그 길 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표지판을 보지 못하였는데, 자전거를 타고 주남저수지 둘레를 돌아보니 이미 주남저수지 둘에에는 '철새 보호를 위하여 자전거 타기'를 금지해두었더군요.



이 금지 표지판이 정확히 언제 세워졌는지는 모르지만, 아마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 지도책을 만들 당시에도 자전거 운행을 금지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창원시 해당 부서에서 조금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에 주남저수지 둘레길을 포함시켜서는 안 되는 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 창원시가 탐방객들의 편리만 생각한 '물억새 60리길 조성사업' 계획을 세울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생태철학, 환경의식과 무관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창원시 환경수도과에서는 주남저수지 제방 위로 '자전거 운행을 금지' 해놓았는데, 창원시 자전거정책과에서 만든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 지도책에는 주남저주지 둘레로 자전거를 타라고 '추천 코스'로 선정해 놓은 것입니다. 



실제로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에 추천해 놓은 길은 '자전거 운행'을 금지해 놓은 구간이 대부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람사르 문화관에서 ~ 주남돌다리 구간까지는 제방 둑 아래에 있는 아스팔트 포장도로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주남돌다리에서 ~ 용산마을까지 둑길과 산만저수지 주변, 그리고 람사르문화관 반대편 주남저수지 과수원길과 둑길의 경우 '철새 서식지'라는 것을 고려한다면 자전거를 타고 몰려다니는 것은 곤란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창원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남저수지 물억새 60리길 조성사업'은 원래 규모보다 축소되었다고 하더라도 '넌센스'입니다. 위쪽에 있는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현재 만들어져 있는 제방 길 건너편으로 1~8번 시설물을 설치하는 것 만으로도 철새들의 서식환경을 망치는 결과가 될 것이 뻔합니다.

사람과 자전거가 몰려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놓고 새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환경을 유지할 수는 없을 것이 때문입니다. 사진으로 보시는 것처럼 대산들판과 주남저수지를 조망할 수 있는 둑길에는 이미 자전거가 다니기 불편하도록 블라인더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그런데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전거 타기를 즐기고 있고, 심지어 창원시가 만든 <창원시 자전거 여행 코스>에는 추천 코스로 버젓이 실려있습니다. 길을 뚫어놓고 자전거 출입을 막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상식이 있는 시민들이 직접 주남저수지 둘레 길을 따라 한 바퀴를 걸어보면 환경단체들의 '물억새 60리 길' 조성 사업 전면백지화 주장에 십분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지난 일요일 아침에 난생처음이자 아마 마지막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만, 주남저수지 둘레를 따라 자전거를 한 바퀴 타고 왔습니다. 덕분에 '주남저수지 물억새 60리 길 조성 사업'을 하면 안 되는 이유를 분명히 깨닫고 왔습니다.

아울러 다시는 자전거를 타고 주남저수지 둘레 길을 달리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주남저수지 길은 아름다운 자연을 느끼고 물, 바람, 새들과 교감하면서 걷는 길이어야지 자전거를 타고 달릴만한 길은 아니라는 생각이 확실히 들었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다니면서 저수지 둘레를 걸는 것도 결코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수지 둘레에 사람들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혹은 접근 할 수 없는 공간이 있어서 새들이 좀 더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미신 같은 것은 별로 믿지 않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전거를 타고 가서는 안 되는 주남저수지 둘레 길을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사고를 당한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