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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시내버스 색깔 바꾼다고 편리해지나?

by 이윤기 201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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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창원시가 출범한 이후 시내버스 운영 개선을 위한 여러 가지 시책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통합창원시의 시내버스 관련 시책 추진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창원시는 지난 연말부터 인구 110만 통합시 도시환경에 걸맞는 대중교통 체계를 마련하기 위하여 노선개편과 함께 시내버스 외부디자인과 색상 변경을 함께 추진하였습니다. 

창원시는 110만 메가시티에 걸 맞는 노선개편, 새 환승시스템 구축, 색상교체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에만 2억 7000만원의 예산을 배정하였습니다.

가장 먼저 가시적인 성과로 드러나고 있는 외부 색상 및 디자인 변경입니다. 지난 9월부터 주황, 하늘색, 연두색으로 바뀐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습니다.

창원시는 급행, 좌석버스는 주황색, 일반버스 하늘색, 마을, 공영, 공단 버스는 연두색 계열로 색상과 디자인을 변경하여 쉽게 구분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창원시내를 운행하는 690여대의 시내버스 디자인과 도색을 변경하는 데는 버스 1대당 130~160만원의 시 예산이 지원되며 모두 11억여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합니다. 아울러 창원시는 디자인과 외부도색을 변경한 시내버스에 버스외부광고 부착을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 중 이라고 합니다.

시민 요구와 버스 정책의 엇박자 왜 생기나?

그런데 시내버스 회사들은 연간 7~8억 원에 달하는 광고 수익사업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결국 새로 도색한 시내버스에 광고물 부착을 금지하는 경우 창원시가 연간 8억여 원의 광고 손실과 위약금을 추가로 지원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시내버스  외부 광고는 그동안 적자에 허덕이는 버스 회사의 효자 수익사업으로 여겨졌는데, 창원시가 나서서 시내버스 디자인과 도색을 바꾸고 나니 갑자기 새 버스디자인을 훼손하는 천덕꾸러기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창원시가 통합시 출범에 맞추어 의욕적으로 추진한 시내버스 디자인과 색상 변경과 시내버스 외부 광고 금지 추진은 매일 매일 시내버스를 타는 버스 이용 승객들의 보다는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시내버스를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시내버스 정책을 입안하고 결정하는 분들이 보기에는 노선이나 환승체계 개선보다 시내버스 외부 디자인과 색상을 변경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또 예산을 11억 원이나 들여서 시내버스 외부 디자인과 색상을 변경하였으니, 그 위에 버스 디자인을 훼손하는 광고물을 부착하는 것이 못마땅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시내 버스 겉모습만 보지 않고 매일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승객 입장에서 가장 절실한 시내버스 대책은 배차시간, 배차간격 등 버스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것이지 버스의 디자인이나 색상 혹은 광고물 부착여부가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승용차 타고 다니는 관리들이 만든 버스정책 아닌가?

실제로 창원시가 대중교통체계 개선을 위하여 실시한 설명회에서도 시내버스를 매일 이용하는 시민들은 노선도부착과 제대로 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 환승할인 시간 연장, 노선, 변경과 추가 등의 요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언론에 보도된 창원시 관계자의 답변을 보면 환승 할인 시간 연장에 대해서도 시행 후에 검토하겠다는 입장이고, 노선 개편에 따른 노선도 재 부착 뿐만 아니라 버스정보시스템 60곳 추가 설치와 도색, 의자교체 등 시내버스 정류장 환경을 개선 등은 시민 요구와 엇박자가 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예컨대 창원시는 버스정보시스템(BIS)을 60곳에 추가 설치하겠다고 하였지만, 스마트폰 보급이 2000만대를 넘어서면서 시민들은 승객이 많지 않은 지역에 BIS 추가설치 보다는 제대로 작동되는 '창원시 전용 시내버스 스마트폰 앱'을 보급을 서둘러달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엇박자를 줄이는 길은 딱 한 가지 방법 밖에 없습니다. 시내버스 정책을 입안하시는 분들, 특히 시내버스 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창원시장님이 시내버스를 자주 타고 다니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도시의 경관을 개선하기 위하여 시내버스 디자인을 바꾸고 외부 광고를 없애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시내버스 정책의 우선순위는 시내버스 바깥에서 시내버스를 매일 바라보는 사람들 보다 시내버스를 매일 타고 다니는 사람들에 맞추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