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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파워블로거 문성실을 위한 변론 뒷 이야기

by 이윤기 201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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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6일(수) 제 블로그에 억대 수입을 벌어들이는 파워블로거들을 변호하는 글을 포스팅하였습니다. (관련포스팅 : 2011/11/16 - [블로그] - 뒷돈 8억? 파워블로거 문성실을 위한 변론)

원래 이 글은 블로그 포스팅 하루 앞날인 15일(화)에 모 인터넷 신문의 부탁을 받고 쓴 글입니다만, 기사를 보냈더니 편집부 담당자로부터 편집국의 입장과 다르다는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신문사 입장과 다르다고 하는데, 기사를 실어달라고 할 수도 없어서 "편집부에서 기사를 고치던지, 기사를 빼든지 알아서 하시라"고 답하였습니다.

나중에보니 확인해보니 결국 인터넷 신문에는 기사가 실리지 않았더군요."아 이 인터넷 신문사도  결국 기득권을 가진 기성언론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터넷 언론사가 돈을 버는 것은 문제 될 것이 없고, 프로패셔널하게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가 돈을 많이 버는 것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다음날 제 개인 블로그를 통해 포스팅하였습니다. 결국 글은 다음날 제 블로그에 포스팅되었고 많은 분들이 찬성과 반대 댓글을 남겨주는 주목 받는 글이 되었습니다. 




파워블로거 문성실을 위한 변론, 유명 언론사에서 퇴짜 맞은 사연

사실 처음에는 기사를 싣지 않은 인터넷 신문사의 입장을 이해하고 그냥 지나가려 하였다가 어쩌면 블로거를 바라보는 주류 언론들이 가진 공통적인 견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어 이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른바 이번 '파워블로거 억대 수수료 사건'을 바라보는 주류 언론사의 입장은 대체로 이와 다르지 않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우선, 편집부 기자에게 들은 이야기를 요약하면 크게 두 가지 입니다. "첫째 문성실은 이미 아마추어 블로거가 아니라고 하더라, 둘째 우리나라 블로그 시장을 미국과 비교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더라" 였습니다. 

이 말을 듣은 후에 곰곰히 생각해보니 주류 언론사와 블로거들은 이번 파워블로거 억대 수수료 사건을 바라보는 관점이 많이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블로거의 입장에서 반대 주장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첫째 주장과 관련한 이야기를 조금 더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문성실씨는 이미 개인블로거 수준, 아마추어 수준을 넘어 섰다고 하더라, 전문 사진가를 데리고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도와주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 하더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성실씨는 변호하는 기사를 실을 수 없다는 것으로 귀결되더군요.

아니 문성실씨가 아마추어가 아니고 프로인 것이 비난 받을 일인가요? 아니면 아무추어가 아니면서 아마추어인척 하는 것이 비난 받을 일일까요? 

아마 인터넷 신문 편집부 기자께서 '문성실씨는 이미 아마추어가 아니라더라'고 한 말은 결국 전문블로거, 프로블로거이기 때문에 억대의 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었고, 그래서 아마추어 블로거들과 같이 선에서 이해해줄 수 없다는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문성실씨가 프로블로거인 것이 왜 문제가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다. 블로거 방문자가 매일 수천, 수만 명씩 되고 블로그 운영을 통해 사진기자 월급을 줄 만한 수입을 올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블로그를 운영해서 수익이 발생하는 만큰 좀 더 전문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이지요.

공정거래위원회가 문성실씨를 연예인과 같은 '유명인'으로 분류하였다고 하더군요. 연예인의 경우에도 처음 대뷰할 때는 코디도 없고, 매니저도 없고, 소속사도 없지만, 인기가 생기고 수입이 늘어나면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서 그들의 활동을 도와주지 않습니까.

개인블로거도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1인미디어에서 출발하여 좋은 컨텐츠를 꾸준히 생산하고 많은 독자들이 찾아오고 돈도 벌어들이게 되면 전문블로거, 프로블로거로 활동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문성실씨가 혼자서 1인 미디어를 운영하는 아마추어가 아닌 것은 문제 될 것이 없다고 보는 것입니다. 

주류 언론과 같은 영향력을 가진 전문 프로블로거가 탄생하는 것은 오히려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성실씨와 같은 전문블로거, 전업블로거, 프로블로거가 점점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앞서 포스팅한 글에서 밝혔다시피 젊은 청년들이 1인 미디어인 블로그를 통해 문성실씨와 비슷한 성공을 거두는 일이 많아지면 더욱 좋습니다.

어쩌면 이번 파워블로거 사건은 세계적인 음악 서비스로 성장할 수 있었던 소리바다가 음원시장을 독식하려고 나선 거대통신사들 때문에 고사당한 것과 비슷한 일은 아닐까요? 



파워블로거들, 언제까지나 포털 좋은 일만 하라고?

먼저 쓴 글에서도 거듭 밝혔지만 블로그를 방문하는 방문자들이나 블로그를 통해 공동구매인줄 알고 물건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 판매수수료를 판매를 주선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은 분명 잘못입니다. 그렇지만 문성실씨가 사진기자를 대동하고 다닐만큼 전업, 전문, 프로블로거로서 성공하고 있는 것이 문제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신문사 편집부 기자가 지적한 두 번째 문제는 "미국과 비교하는 것은 우리 현실에 맞지 않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서 쓴 글을 보면 미국에는 전업블로거도 많이 있고 억대 연봉을 벌어들이는 블로거도 수두룩 한데,블로거로 억대 수입을 올리는 것이 무슨 문제냐 하는 이야기를 썼기 때문에 그랬을 것입니다.

사실 맞는 말입니다. 미국과 도저히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우리나라 블로거 대부분은 돈을 못 버는 일에 열정을 쏟고 있습니다. 그럼 우리나라 블로그는 지금처럼 계속 네이버, 다음 같은 포털을 위해 컨텐츠를 생산해주고 고작 용돈이나 벌어 써야 할까요? 아니면 대기업, 정부기관에서 운영하는 블로그를 위해서 컨텐츠를 만들어주는 아르바이트만 해야한다는 것일까요?

우리나라 블로거를 미국처럼 돈을 많이 벌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왜 문제인지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앞선 글에서 밝혔듯이 문성실씨는 미국에 비할 수 없는 척박한 국내상황에서 블로그 수익 모델을 만들어 낸, 한국 블로그계의 박지성, 박찬호입니다. 미국처럼 문성실씨 같은 사례가 더 많아져야 합니다.

국내에도 많은 전업, 전문, 프로블로거들이 생겨나고 미국처럼 먹고 살 수 있을 만큼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유력 인터넷 신문사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1인 미디어인 블로거이 미국 블로거들처럼 돈도 벌고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인터넷 신문사 편집기자 분께서는 '블로거들 스스로의 자정노력 같은 이야기'가 포함되면 좋겠다는 이야기도 하더군요. 저는 그럴 마음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왜냐하면 너무 뻔한 이야기이기, 이미 여러 언론에서 재탕 삼탕하였던 뻔한 결론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개인블로그를 운영하지 않았다면 하루 웬 종일을 꼬박 투자하여 쓴 글은 그냥 삭제되어 컴퓨터 속 휴지통으로 사라지고 말았겠지요. 그렇지만 개인블로그 덕분에 그날 4000명이 넘는 방문자들과 만나고, 생각이 같은 분들의 지지와 생각이 다른 분들의 반대 댓글도 주고 받을 수 있었습니다. (2011/11/16 - [블로그] - 뒷돈 8억? 파워블로거 문성실을 위한 변론)

이번 일을 겪어면서 제가 개인블로그를 운영해야 하는 이유가 더욱 분명해졌습니다. 유명한 주류 인터넷 언론사에서 거절 당한 기사도 제 개인블로그를 통해 독자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제 개인블로그는 취재도, 편집 방침도 모두 제가 정할 수 있습니다. 주류미디어와 생각이 다른 기사도 다시 부활할 수 있었습니다. 바로 이 이유 한가지 만으로도 1인 미디어, 독립 미디어로서 블로거의 존재 이유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