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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제3신당 추진, 법륜스님 속셈은 뭘까?

by 이윤기 2011.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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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후견인 최시중이면...안철수의 후견인은 법륜?

법륜 스님이 한겨레신문과 인터뷰에서 "승복입은 처지...잘하는 사람 응원할 뿐"이라고 말하였더군요. 

그러나 제가 보기에 최근의 법륜 스님 행보는 승복만 입었다 뿐이지 대한민국 어느 정치인과 견주어도 모자라지 않을 만큼 정치적(?)인 활동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정토회를 알게 된 계기, 관심을 갖는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은 바로 '빈그릇 운동' 때문이었습니다. 정토회에 관심을 가지면서 수행 공동체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 정토회가 주관하는 수행 프로그램 '깨달의 장'에 참가해보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하였습니다.

짧지 않은 일정 때문에 직접 참가는 못해봤지만, 시민사회운동에 참여하는 여러 활동가들로부터 정토회 수행 프로그램 '깨달음의 장'에 꼭 한 번 가보라는 권유를 많이 받았습니다. 그 무렵 정토회를 이끄는 지도자가 법륜 스님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지요.

도법스님, 명진스님 같은 분들이 제 코드와 잘 맞는 분들입니다만, 개인적으로 요가, 명상 뭐 이런 것들에 관심이 생기면서 정토회에도 관심이 이어졌고, 법륜 스님에 대해서도 좋은 기억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안철수 교수가 정치권에 짠하고 등장 한 이후, 법륜 스님도 안철수 교수 만큼 자주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 같습니다. 

많은 여론조사에서 안철수 원장의 지지도가 박근혜를 앞서고 있고(반대의 경우도 있지만), 안철수 교수에 대한 언론의 관심, 국민의 관심도 쉽게 사그라들 분위기가 아닙니다. 그러면서 법륜 스님의 정치적 주가도 안철수 교수와 동반 상승하는 분위기입니다.



승복입은 처지...라고 하였지만, 강한 권력의지 느껴지는데...


특히, 지난주 한겨레 신문과 인터뷰 기사를 보면 말은 "승복입은 처지..."라고 하였지만, 신당 창당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한겨레신문 인터뷰를 일부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국민적 요구 등 신당의 필요조건은 다 갖춰졌는데 이를 현실화시킬 구심체가 현재 없다. (신당을 위해서는)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 약간의 희생적인 모험심이 있어야 한다."

"저는 제 3신당이 필요하며, 정치세력만 있다면 할 수 있다고 본다. 제 3신당이 나올 수 있다면 안철수 교수 정도가 할 수 있다. 안 교수는 사람은 참 좋고 지지도도 있는데 아직 본인이 정치적 결단을 못하고 있다."

"저는 현재 국민여론이 진보도 보수도 아닌 중도를 바란다고 보지 않는다. 국민은 진보니 보수니 하면서 싸우는 게 싫은 것이다. 이것을 중도라고 하는 것은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새 정당은 참신해야 하고, 둘째는 이념적 지향을 넘어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새 정당은) 첫째 참신해야 하고, 둘째는 이념적 지향을 넘어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구성 멤버들을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 사람이 나올 수 있다. 또 상황에 대한 정확한 인식과 역사에 대한 책임의식, 약간의 희생적인 모험심이 있어야 할 수 있다."

"누가 그것을 해내겠네냐, 대중적 지지기반으로 봤을 때 신당을 하면 가장 성공 가능성이 큰 사람은 누구나 아는 일이지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다. 또 안철수 교수가 하면 가능하다. 그 외에는 해도 가능성이 낮다."

3회 연속 이어진 한겨레 신문 인터뷰 기사와 후속 기사의 촛점은 '안철수 교수'가 과연 제3신당을 만들것인가에 맞춰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기사를 읽으면서 정작 제가 궁금한 것은 도대체 법륜 스님이라는 분이 안철수 교수를 끌어들여 제3신당을 만들고, 안철수 교수를 대통령으로 만들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을까 하는 것입니다. 바로 법륜 스님의 속셈이 뭔지가 궁금하다는 것입니다.

한겨레 인터뷰 기사를 보면 '청춘콘서트'가 성공을 거두고 있는데서 얻은 자신감 때문인지 모르지만 법륜스님 자신과 안철수 교수가 뭉치면 젊은층의 광범위한 참여를 끌어낼 수 있다는 확신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진보니 보수니 이념지향을 넘어서야 미래지향적이라고?

또 국민여론에 대해서도 "국민은 진보니 보수니 하면서 싸우는 게 싫은 것이다."와 "이념적 지향을 넘어선 미래지향적이어야 한다" 같은 다소 왜곡된 현실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는 생각도 듭니다.

왜냐하면 젊은층은 '청춘코서트'에도 공감하지만, 오히려 정치적, 이념적 지향이 뚜렷한 '나는꼼수다'에도 열광하고 있기 때문이구요. 아울러 한국사회는 법륜 스님이 말하듯이 "이념적 지향을 넘어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적 지향을 더욱 분명히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최근 법륜 스님의 행보를 보면서 임진왜 당시 나라를 구하려고 나선 서산대사나 사명대사 대신에 고려의 개혁 승려 신돈의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왜 그럴까요? 

물론 승복입은 승려는 정치를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정치를 하면서(제 3신당을 주도) 정치에 관심없다. 관심없다 하고 행동과 말을 다르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최근 언론에 보도되는 법륜 스님의 모습을 보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이명박의 후견인 노릇을 하였던 것 처럼, 안철수 교수가 대권 도전에 성공하면 법륜 스님도 후견인 노릇을 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런 생각은 저만 하고 있는 것일까요?
 
서울시장 선거를 통해 나타난 민심은 법륜 스님이 말 처럼 '이념적 지향을 뛰어 넘는 새로운 정치 세력'의 등장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MB정부와 한나라당을 반대하는 모든 세력이 힘을 합쳐서 권력을 되찾아 오라는 것이 아니었던가요? 

포털 검색에 나오는 법륜 스님의 이력을 보니 훌륭한 삶의 궤적을 걸어오셨더군요. 정말이지 '승복입은 처지'(?)만 아니면 언제든지 출마해서 정치인이 되어도 조금도 어색하지 않을 경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울러 '승복입은 처지'(?) 때문에 자신이 직접 정치인이 될 수는 없다하여도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권력의지는 누구에게도 뒤쳐지지 않을 분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10. 26 보궐선거에 나타난 민심은 '이념과 입장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모두 힘을 합치라'는 것이 국민이 보내는 메시지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국민의 준엄한 경고가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의 등장을 주장하며 자꾸 제 3신당을 만들겠다고 하는 법륜 스님의 속셈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