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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행정구역통합

창원 국회의원들, 시의원 뒤에 숨지 마시라 !

by 이윤기 2012. 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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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 청사, 정치권이 적극 개입해야 한다

지난주 진보신당 창원당원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창원시 청사를 짓지 말고 리모델링을 하자'고 주장하였습니다.


기자회견문 전문을 읽어보면 여러가지 측면에서 납득할 수 없는 내용들이 많이 있어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였습니다.

(관련 포스팅 :
2012/02/06 - 창원시청 리모델링 주장 김창근, 순진? 무지?)

그런데 지자회견 보도가 나온 다음날(2월 3일) 경남도민일보에 '정치권이 청사문제에 개입하면' 이라는 사설이   실렸습니다.

"정치권이 청사문제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경남도민일보 사설과 좀 다른 생각을 한 번 정리해 봅니다.




경남도민일보 사설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통합시청사는 리모델링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밝힌 진보신당 창원당원협의회 입장 표명은 풀어서 말해 통합청사를 현 임시청사에 존치하자는 말과 같다."
"진보신당의 리모델링 지지선언이 지역표심을 겨냥한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청사 및 야구장 신축을 지양하고 기존 건물 리모델링으로 남는 재원을 복지 확충에 쓰자는 제안은 그럴듯한 대의명분처럼 보이지만 본질과는 동떨어진다."

"청사는 통합 전단계 선결사항으로 3개 시민 합의가 전제된 것이다"

"정치권이 청사문제에 개입하면 시민자율이란 통합정신은 상처받을 일만 남을 것이다. 현직 국회의원 어느 누구도 그와 관련한 자신들의 입장을 개진하지 못한 이유도 그와 다르지않다. 진보신당이 당론을 내세워 청사문제를 거론함으로써 그 불문율이 깨지려 한다."


경남도민일보 사설 내용 중에 앞소개한 네 가지 주장에는 공감할 수 있지만, 정치권이 개입해서는 안된다는 마지막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정치권이 개입하지 말라는 주장에 납득할 수 없는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시민자율통합이란 통합정신"이 어디있나?

첫째, 마산, 창원, 진해시가 합쳐진 창원시 통합 결정은 시민들의 자율적인 통합이 아니라 철저하게 정치적인 통합이었습니다. 도민일보 사설에서 '시민자율이란 통합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행정구역 통합과정을 왜곡하는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대통령이 8.18 경축사에서 행정체제 개편을 언급한 후에 불과 1년 만에 일사천리로 이루어진 통합일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이 주축이 되어서 이루어진 정치적인 통합이기 때문입니다.

시민단체들과 진해 시민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주민투표 조차 거치지 않고 3개시 의회의 결의로 이루어진 지극히 '정치적인' 통합이었습니다. 시민자율통합이란 것은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둘째, 현직 국회의원 누구도 자신들의 입장을 개진하지 못하였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닙니다. 지난해 안홍준 의원은 명칭은 행정구역 통합 당시 창원시, 청사는 마산시로 하기로 약속하였다는 주장하여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킨 일이 있습니다. 

비록 과거의 일을 언급한 것이고 더 이상 추가적인 입장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결국 시청사는 마산에 유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 시의원 뒤에 숨지 마시라 !

셋째, 오히려 국회의원들을 비롯한 정치권이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지 않는 것이 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국회의원을 비롯한 정치권은 공개적인 입장 표명을 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지역구에 소속된 시의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여 시의회의 충돌로 나타났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일입니다. 

시청사 문제가 의회의 단상점거와 몸싸움 같은 극한 대립으로 치달았던 여러 이유 중의 하나는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역정치권이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밀실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언제까지나 국회의원들이 시의원들 뒤에 숨어 있기만 해서는 결코 시청사 문제의 해법을 찾을 수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정치권이 분명한 자기 입장을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정책과 이념이 다른 새누리당 시의원과 시민통합당, 통합진보당 후보들이 지역으로 나뉘어 한 목소리를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시청사문제에는 진보도 없고, 보수도 없고, 여당과 야당의 구분 조차 없었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됩니다.
 
개인적으로 시청사 문제에 대한 진보신당과 김창근 후보의 주장(옛창원시청사 리모델링)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진보정당과 소속 국회의원 후보들이 자기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지역 국회의원과 정치권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정치적인 책임도 지는 것이 마땅한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현직 국회의원은 물론이고 4.11 총선에 출마하는 국회의원 후보들까지 빠짐없이 창원시 통합에 대한 입장과 시청사 위치 문제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직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개진하지 않았을 뿐 자신들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하여 시의원들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일입니다. 시청사 위치 문제로 시의원들이 단상을 점거하고 몸싸움을 벌이는 것도 일정부분 현직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따라서 창원시 청사 문제를 매듭지으려면 지역국회의원과 정치권(각 정당)들이 적극 나서서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밝히고 갈등 해결을 위한 정치적 결단을 해야 할 뿐만 아니라 정치적 책임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편 경남도민일보 사설에는 언급이 없지만 박완수 창원시장 역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정치적인 결단을 하고 정치적인 책임도 져야 합니다. 1월 초에 박완수 시장이 시청사 문제 해결에 적극나서겠다고 밝히 후 지역원로 간담회 등을 개최하였지만 결국 원칙적인 입장만 확인하고 그동안의 논의에서 한 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창원시가 바람만 잔뜩 잡아 놓고 시청사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아니라 사실상 '시간 끌기'에 성공하고 있다는 오해를 받는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어제밤 마산창원YMCA협의회 주최로 개최하였던 '통합청사 문제 시민토론회'에서 나온 이야기들은 시간을 두고 정리해서 포스팅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