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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4대강 자전거 길

낙동강 자전거길, 강은 지금도 파헤치고 있다

by 이윤기 2012.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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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자전거길 ② 함안보 - 합천보 까지

 

낙동강 자전거길, 함안보에서 을숙도까지 1구간에 이어서 지난 6월 3일(일) 함안보에서 합천보까지 2구간을 다녀왔습니다.(1구간, 2구간은 구분을 위해 임의로 붙인 것) 

 

7월 말에 창원에서 임진각까지 예정된 2012년 전국 YMCA 자전거 국토순례 코스 답사를 겸해 다녀왔습니다.

 

1구간 함안보-을숙도를 달릴 때는 마산 산호동 집에서부터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였는데, 2구간은 합천보까지 갔다가 되돌아 와야하는 길이라 남지까지는 승용차에 자전거를 싣고 갔습니다.

 

함안보에서 출발하여 합천보까지는 54.6km 정도 되는데, 바이키 메이트 어플로 낙동대교에서 출발하여 합천보까지 거리는 62.9km가 찍혔습니다.

 

낙동강 자전거길 안내 팜플렛에는 거리 54.6km, 시간 3시간 40분이라고 표시되어 있는데, 62.9km를 4시간 20분에 달렸으니 얼추 비슷하게 맞춘 셈입니다.

 

자전거를 타던 중간에 낙서면 사무소 근처까지 아침을 먹으로 갔다 온 거리, 박진 전쟁기념관을 다녀 온 거리가 포함되어 낙동강 자전거길 안내 표지판에 나온 거리와 시간에 약간 차이가 났습니다.

 

 

 

 

 

함안보 - 합천보, 오르막 길 두 번...여유로운 휴식은 박진전쟁기념관

 

함안보에서 합천보까지 가는 2구간에는 고도는 뚜렷하게 표시가 나는 오르막 길이 두 번 있습니다. 자전거 타기에 익숙한 사람들이라면 별로 힘들지 않게 넘을 수 있는 해발 180여미터 정도 되는 작은 고갯길입니다.

 

특히 남지읍을 벗어나면서 만나는 도초산을 넘어가는 고갯 길은 정말 예쁘고 아름다운 숲 길입니다. 비록 오르막 길이리근 하지만 소형차가 다닐 수 있는 넓은 길이고 차량 통행이 거의 없으며 대신 큰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는 숲길을 달릴 수 있어 참 좋습니다.

 

이 고갯 길을 넘으면 박진교까지 가는 길은 낙동강 강둑을 따라 달리는 길입니다. 높낮이가 별로 없는 길을 자동차의 방해를 받지 않고 안전하게 갈 수 있는 길입니다. 박진교를 지나서 곧장 낙동강 자전거길을 가지 않고 박진전쟁기념관을 들러서 휴식을 하였습니다.

 

박진전쟁기념관은 코스에서 1km 정도 떨어져 있지만 화장실 등을 이용할 수 있어서 편리합니다. 입장료를 내야한다고 하여 전쟁기념관을 둘러보지는 않았습니다.

 

박진교 다리를 건너면 의령군입니다. 낙서면으로 가려면 오르막 길을 또 한 번 지나가야 합니다. 가끔 차가 다니는 지방도로인데, 갓길을 자전거 도로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좀 황당한 것은 고개마루에 가까워지면 자전거 도로가 뚝 끊긴다는 것입니다. 힘겹게 패달을 밟고 오르다가 갑자기 드물게 다니는 자동차들을 알아서 피해야 합니다.

 

낙서면, 적포교 부근 식사 가능

 

두 번째 고갯 길을 내려가면 적포교까지는 내리막길과 평지입니다. 마을과 낙동강을 경계짓는 둑길을 따라 달립니다. 낙동강을 바라보고 달리는 것이 조금 지겨울 무렵이면 적포교가 나타납니다.

 

남지읍내를 벗어나면 식당 혹은 물이나 간식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없습니다. 두 번째 고갯 길을 지나면 의령군 낙서면인데, 국토종주 코스에서 2km 정도 벗어나면 낙서면사무소 근처에 식당이 있고 농협하나로마트도 있습니다만 농협 하나로마트는 일요일에 문을 열지 않더군요.

 

고갯 마루에 낙동강을 조망할 수 있는 작은 쉼터가 있는데, 여기에 '풍년식당'이라는 작은 안내판이 붙어 있습니다. 마침 배가 고파 식당을 찾는 길이라 이곳에 들어 늦은 아침을 먹었습니다. 나중에 따로 한 번 포스팅 할텐데 밥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고갯마루에서 미리 전화로 밥을 주문하고 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면 상이 딱 차려져 있기 때문에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적포교까지 가기 전에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은 낙서면 밖에 없는 것 같더군요. 적포교 근처에는 모텔도 있고 식당도 있습니다.

 

안동댐에서 출발하였거나 을숙도에서 출발하시는 분들이 만약 적포교 근처에서 숙박을 해야하면 이곳에 있는 모텔을 이용하면 될 것 같습니다. 주변에 신축 모텔을 광고하는 현수막이 많이 붙어 있는 것으로 보아 시설도 괜찮을 것 같았습니다.

 

자전거 타는 입장에서만 보면 함안보에서 합천보까지 가는 길은 전체적으로 보아 무난한 편입니다. 두 번의 오르막길이 있어 오히려 지루하지 않습니다.

 

 

 

 

 

 

대신 합천보에 가까이 가보면 4대강 사업의 실상을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는 곳들이 나타납니다. 우선 합천보 아랫쪽은 여전히 모랫바람이 날리는 황량한 공사판입니다.

 

특히 낙동강으로 합류하는 황강 다리를 건너면서 좌우를 살펴보면 전문가가 아니라도 4대강 사업의 실체가 멀쩡한 강을 파헤치는 사업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위 사진에소 보시는 것처럼 황강을 건너는 다리에서 왼쪽은 4대강 공사 구간이 아닌 곳입니다. 원래 하천의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오른쪽은 낙동강과 만나는 곳인데 강변을 파헤쳐 놓은 모습이 한 눈에 비교가 됩니다.

 

합천보 아랫쪽을 보면 이런 참상은 더욱 쉽게 확일할 수 있습니다. 어떤 분들은 강변에 있는 빈 땅을 활용해서 공원을 비롯한 온갖 위락시설을 만드는 것이 발전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심지어 합천보 관람객 중에는 "생각보다 잘 해놨네"라고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있더군요.

 

제 생각엔 강의 낙동강의 생명력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파헤쳐놓았는데도 생명을 유지하고 끊임없이 자연의 모습을 향해 회복해나가는 강의 몸부림이 위대하였습니다.

 

친하게 지내는 시인 한 분이 낙동강 자전거 길 다녀온 이야기를 페북에 올린 것을 보고 "4대강 자전거 길은 낙동강의 눈물"이라는 메시지를 보내오셨습니다. 낙동강을 따라 자전거를 타면서 이명박 대통령이 무슨 짓을 했는 지 내 눈을로 직접 살펴보고 오겠다고 답을 드렸습니다.

 

이명박은 오늘 아침 라디오 국정연설에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완공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던데, 아직도 낙동강은 파헤쳐지고 있었습니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삽질이 계속될 모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