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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김해 경전철 성과급, 박원순 한테 물어 봐야 돼?

by 이윤기 2012.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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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100억 원의 적자가 불가피한 부산-김해경전철 운영사 임직원들에게 우수한 경영평가를 명분으로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하였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김해시민들은 물론이고 언론과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비판여론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막대한 적자운영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지급이 이루어지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진 원인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부산·김해경전철 운영사가 성과급을 받게 된 것은 지난 5월 이루어진 경영성과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경영성과 평가는 경전철 지분 70%를 가진 최대 주주인 서울메트로사와 지분 20%를 가진 부산교통공사, 지분 10%를 가진 김해시 3개 기관에서 진행하였으며, 이 평가 결과를 토대로 제2회 임시주주총회를 열어 임원들에게 322%, 직원들에게는 180%의 성과급을 지급기로 했다는 것입니다.

 

부산-김해 경전철 운영으로 매년 1100억원의 적자가 발생하게 되었는데도, 우수한 경영평가를 내세원 성과급을 지급하는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자 김해-부산 경전철 시민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성과급 반납’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부산김해 경전철 1100억 적자, 부산김해 경전철 운영사는 44억 흑자

 

자, 그럼 회사가 적자를 보는데도 불구하고 운영사는 성과급 잔치를 하는 이런 기가막힌 일이 왜 일어나게 된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시민들이 흔히 부산김해 경전철이라고 알고 있는 회사가 1개 회사가 아니라 2개 회사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부산시와 김해시가 매년 1100억 원의 운영 적자를 세금으로 보전해주어야 하는 회사는 <부산-김해 경전철 주식회사>이고, 이번에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회사는 <부산-김해 경전철 운영 주식회사>입니다.

 

부산-김해 경전철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부산-김해 경전철 주식회사>가 경전철 운영을 서울매트로, 부산교통공사, 김해시가 설립한 <부산-김해 경전철운영 주식회사>에 위탁한 것입니다.

 

즉, 민자사업 계약에 따라 <부산-김해 경전철 주식회사>는 매년 1100억 원의 운영 적자를 부산시와 김해시로부터 보전 받아가지만, 이번에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부산-김해 경전철 운영 주식회사>는 지난해 44억6000만원의 이익을 냈기 때문에 성과금을 지급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따라서 부산-김해 경전철에서 성과급 잔치가 벌어질 수 있었던 것은 엉터리 수요 예측으로 막대한 적자를 보고 있는 경전철 회사와 완공 후 부산-김해 경전철을 운영하는 회사가 따로 설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도대체 왜 이런 일이 벌어지게 되었는지 비전문가의 입장에서 쉽게 예측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 성과급 잔치를 벌인 부산-김해 경전철 운영주식회사의 소유구조를 보면 더욱 이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부산-김해 경전철 운영 주식회사>홈페이지를 보면, 고작 자본금이 20억 원에 불과한 회사입니다. 서울매트로가 14억 원, 부산교통공사가 4억 원, 김해시가 2억 원의 자본금을 출현하여 설립한 회사라는 것입니다.

 

부산김해경전철운영사는 이익금 중 33억6000만원은 차기이월 이익잉여금으로, 10억원은 출자비율에 따라 서울메트로에 7억원, 부산교통공사에 2억원, 김해시에 1억원을 최근 배당했다는 것입니다.

 

33억 6000만원의 이익잉여금으로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성과급이 지급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김해시는 연간 700억 원에 가까운 손실을 보전금을 물어주고 운영 수익으로 1억 원을 배당받는 황당한 일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자본금 20억 원에 불과한 회사가 지난해 9월 개통 이후 불과 4개월 남짓한 경전철 운영으로 44억 6천만 원의 이익을 남긴 것도 문제이지만, 경전철을 이용하는 부산-김해 시민을 상대로 이처럼 막대한 이익을 남기도록 되어있는 잘못된 구조가 더 문제입니다.

 

 

 

부산-김해경전철, 김해시장 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더 큰 영향력?

 

부산김해경전철 운영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에서 김해시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과급 지급이 결정되는 과정에서 보았듯이 부산교통공사와 김해시의 지분을 합쳐봐야 고작 30%에 불과합니다. 결국 이 회사의 지분구조로 보면 앞으로도 이런 기가 막힌 일을 김해시가 막을 수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지분의 70%를 소유한 서울매트로는 서울시 지하철 1, 2, 3, 4호선을 운영하는 회사이며, 자본금은 9조 5000억 원을 서울특별시가 전액 출자하여 설립한 회사입니다. 서울매트로의 사장 감사 비상임이사는 서울시장이 임면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자본구조로만 보면 부산-김해경전철운영 주식회사의 주주총회에는 김맹곤 김해시장이나 부산시장 보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 것입니다.

 

김해시나 부산시가 자본금 20억 원이 없어 부산김해경전철운영 주식회사를 설립할 때 서울매트로의 투자를 받은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서울 지하철 운영 경험을 가진 서울매트로부터 운영 기술과 인력 등을 지원받기 위한 방편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소유구조 때문에 부산김해경전철 운영권을 가진 서울매트로가 김해시민들이나 김해시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 ‘성과금 지급’ 같은 결정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미 김해 경전철은 수천억 원에 달하는 하도급 차익과 재무적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15%에 달하는 높은 이자, 수요 예측으로 17%에 불과한 승객 등 구조적인 문제를 안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더해 김해-부산경전철운영주식회사 경영과 중요한 의사결정에 김해시가 직접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없는 구조로 만들어져 두고두고 골칫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시민들이 납득 할 수 없는 성과급 지급 같은 황당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위해서는 김해시와 부산시가 기술과 인력은 서울매트로의 지원을 받더라도 경전철 운영과 중요한 의사결정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