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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경차택시 도입, 기사한테 먼저 물어봐 !

by 이윤기 2008.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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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반기부터 우리나라에도 1000cc 미만 경차 택시가 나온다고 한다. 현재 운행되고 있는 일반(중형) 택시 보다 저렴한 요금으로 택시를 이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최근 택시요금 인상 절차를 밟고 있는 경상남도의 경우에 중형택시 요금은 1800원에서 2200원으로 인상하고, 소형택시의 경우 기본요금을 19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이 유력하게 의논한바 있다. 따라서, 만약 경차 택시가 운행된다면 기본요금이 1900원 이하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 언론노조 총파업을 지지하는 의미에서 블로그 사진을 흑백으로 포스팅합니다.)



경차 택시 도입은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도, 서민들의 택시 이용 부담을 줄여주는 의미에서도 환영할 만한 일이다.
기름 한 방울 안나는 나라에, 지금은 소형택시도 없고 모두 중형, 대형택시만 운행되고 있는데, 경차, 소형차 택시가 생기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미, 서울의 한 택시회사가 1600cc 준중형급 택시로 모두 바꾸었더니, 2000cc 중형택시 보다  연료를 30%나 적게 소비하였다는 사례가 있다. 소형택시 연비가 이 정도라면, 
 경차 택시가 운행되면 어쩌면  50% 까지 연료 소비가 줄어들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게다가 경차 택시는 차량 구입가격도 중형차 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택시 회사 입장에서는 이래, 저래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회사와 승객 모두 이익, 그럼 택시 운전자는?

승객입장에서도 택시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요금이 비싼 중형택시 보다 저렴한 소형택시나 경차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특히, 혼자서 택시를 이용하는 경우라면 경차나 소형택시가  더욱 유리한 선택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택시 기사 입장에서는 어떨까?

운전을 해 본 사람이라면 이미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비슷한 시간, 비슷한 거리를 운전할 때, 경차나 소형차가 중형이나 대형차보다 훨씬 더 피곤하다. 따라서 경차택시나 소형택시는 택시 운전을 하는 노동자 입장에서는 근무조건이 나빠지는 일이 되는 것이다.

아마, 그동안 법규에는 있는 소형 택시가 실제로  운행되지 않은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첫재, 자동차 회사들이 소형택시를 생산하지 않은 탓이다.

현재는, 완성차 업계에서 소형(1500cc 이하), 준준형(1600cc) 택시를 생산, 판매하지 않기 때문에 일부 택시 회사들이 1600cc 가솔린 차량을 구입하여, 별도로 비용을 들여서 LPG 차량으로 개조하는 실정이다.

다행히, 내년도 경차 택시 도입을 정부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하니 자동차 회사들이 소형택시나 경차택시 생산을 계속 미루기는 어려워 보이기 때문에 이 문제는 쉽게 해결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차 운전자, 노동시간 단축, 사납금 인하 등 인센티브 필수

둘째, 택시 운전자들이 소형택시 운전을 기피한 때문이기도 하다.

현행 택시 업계의 근무조건을 고치지 않으면, 절대로 경차택시 도입, 소형택시 활성화는 성공할 수 없다. 보통 1일 12시간 2교대로 근무하는 택시 노동자 입장에서, 하루 종일 운행하는 차량을 2000cc 소나타급에서, 1000cc 이하 경차로 바꾸는 것은 엄청나게 열악한 노동조건을 고스란히 받아들여야 하는 일이다.

따라서, 경차 택시 도입이 성공하려면, 차량구입비 절감, 연료비 감소로 발생하는 추가 이윤을 택시노동자들의 근무조건을 개선하는데 반영되어야 한다. 경차 택시의 사납금을 획기적으로 낮추고, 경차 택시를 운전자의 근무시간도 8시간 이내로 줄여야 한다.

한 마디로, 경차운전이 중형차를 운전하는 것 보다 더 유리한 조건이 되어야만 경차 택시도입에 성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