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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자전거, 해발 900미터 간월재에 오르다

by 이윤기 2012.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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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고 해발 900미터까지 올라갔습니다. 지난 일요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신불산과 간월산 사이의 고개길, 간월재를 다녀왔습니다.

 

등산 이야기를 블로그에 쓰는 후배가 쓴 신불산 등산 이야기를  보고, 자전거를 타고도 오를 수 있다는 신불산 간월재에 마음을 빼앗겨 지난 일요일에 다녀왔습니다.

 

아침 6시 40분쯤 마산을 출발하여 자동차로 1시간 걸려 오전 7시 45분쯤 울산시 울주군 상북면 등억리 등억 온천지구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른 아침이라 고속도로 소통이 잘 되어 네비게이션의 예상보다 일찍 도착하였지요.

 

간월재로 올라가는 임도를 찾으려면 네비게이션으로 '알프스 산장'을 검색하면 되는데, 마침 알프스 산장 근처에 안전하게 차를 세울 만한 주차 공간도 있더군요.

 

자동차를 세워두고 자전거를 조립하고 이것 저것 짐을 챙기고 혼자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한 후 8시에 간월재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

 

 

(자세한 지도와 주행 정보를 보시려면 여기를 클릭 하시면 됩니다.)

 

혼자 길에 서서 자전거를 세워놓고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는 일은 참 쉽지 않습니다. 누가 쳐다보고 있는 것도 아닌데 참 뻘줌하거든요. 그래서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지 않고 길을 나섰다가 산길을 오르면서 크게 후회하였습니다.

 

오르막길을 시작하자마자 몸이 충분히 풀리지 않았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겠더군요. 기온이 내려 갈 수록 출발전 스트레칭을 넉넉하게 해야겠더군요. 

 

다음에는 알프스 산장 바로 앞에 차를 세울 것이 아니라 5km쯤 전에 주차를 시키고 간월재 임도 입구까지 천천히 달리면서 워밍업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하게 들었습니다.

 

6.8km 업힐, 평균속도 5.8km 힘든 오르막

 

몸이 충분히 풀리지 않아 초반에는 최대한 기어를 낮추고 천천히 패달을 밟았습니다. 경사도는 안민고개 길에서 하늘마루 올라가는 길과 비슷하였습니다. 창원 시내에서 불모산으로 올라가는 길보다는 수월하더군요.

 

중간 중간에 1~2곳 비포장 길이 있었지만, 자전거를 타고 오르기에 별로 무리가 없었습니다. 알프스 산장 앞에서 GPS를 켜고 출발하였는데, 간월재까지 1시간 20분이 걸렸고 거리는 6.8km가 찍혔더군요.

 

 

평균속도는 5.8km, 확실히 안민고개 오르는 것 보다는 훨씬 힘든 길이었습니다. 임도 길은 중간중간에 등억 온천지구에서 출발하는 등산로와 교차하였습니다. 배낭을 메고 오르는 등산하시는 분들과 계속 마주치며 길을 올랐습니다.

 

자전거가 걷는 것 보다는 속도가 조금 빨랐지만, 등산하시는 분들은 임도길을 가로지르는 등산로를 따라 오르기 때문에 모퉁이를 돌면 만나고, 다음 모퉁이를 돌면 또 다시 만나고 하는 식이었습니다.

 

이른 아침 시간이라 자전거를 타고 올라가는 사람은 혼자 뿐이었습니다. 전날 산에서 자고오는 듯한 분들을 많이 만났는데, 모두가 키만큼 큰 배낭을 매고 있었습니다. 8시 20분쯤 간월재에 도착했을 때 데크 여기저기에 아직 텐트를 치고 있는 분들이 있더군요.

 

담에 자전거를 타고 올라와서 '비박'을 한 번 해봐도 멋지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왕이면 달이 밝은 보름 즈음이면 더 좋겠지요. 간월재에는 이른 아침인데도 등산객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간월재에서 쉬었다가 신불산으로 가는 사람, 간월재에서 쉬었다가 간월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장소더군요.

 

등억 온천에서 출발한 사람들, 신불산 휴양림에서 출발한 사람들, 배내 고개 방향 임도에서 출발한 사람들이 모두 모이는 삼거리가 바로 간월재였습니다. 간월재 데크 위에 자전거를 세워놓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세 방향에서 모두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습니다.

 

 

휴게소만 믿고 먹다남은 빵한조각과 포도주스 한 봉지만 챙겨들고 갔는데, 컵라면을 파는 휴게소는 문을 열지 않았더군요. 날씨가 쌀쌀해서 따끈한 라면 국물이 그리웠습니다. 버너 코펠과 라면을 챙겨와서 끓여먹는 등산하시는 분들이 부러웠습니다.

 

챙겨온 빵 한조각과 포도주스로 체력을 보충하고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과 배내 고개 방향 임도를 놓고 고민하다가 배내고개에 가까운 출발지까지 돌아가는 길을 단축하려고 휴양림으로 내려가는 길을 버리고 배내 고개 방향 임도를 선택하였습니다.

 

다운힐 6km, 평균속도 13km 아찔한 비포장 길

 

휴양림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 보다 69번 지방도로 구간을 4km 정도 단축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배내고개 방향 임도를 선택하였는데, 별로 바람직한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이 길은 69번 지방도로와 만나는 약 6km 구간이 모두 비포장 길이었습니다.

 

핸들이 조금만 삐긋해도 자전거가 뒤집힐 것 같은 비포장길이었기 때문에 하산길인데도 불구하고 구간 평균속도 13km밖에 안 되더군요. 간월재에 다시 가게 된다면 아마 다음부터는 휴양림 길을 선택하게 될 것 같습니다.

 

69번 지방도로를 따라 달려 배내고개 방향으로 갔더니 배내터널 근처에 많은 등산객들이 몰려있더군요. 교통 경찰 여러명이 나와서 주차 안내를 하고 있었지만 역부족으로 보였습니다.

 

69번 도로를 따라 석남사 부근 교차로에서 길을 바꿔 태화강 줄기를 따라 다시 등억온천까지 돌아온 거리는 모두 31.8km미터였습니다. 평소 주말에 30~40km씩 자전거를 탔지만 해발 900미터 간월재를 다녀왔더니 체력 소모가 훨씬 심하였습니다. 마지막에 등억온천을 향해 오는길에 작은 언덕길을 넘는데도 힘이 부치더군요.

 

 

라이딩 한 이야기만 쓰다보니 억새 이야기는 빠뜨렸네요. 사실 억새 구경과 자전거 타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간월재에 갔었는데 말입니다.

 

휴게소 뒤편에 있는 봉우리가 간월산이라고 합니다. 간월재에서 0.7km 밖에 안 되더군요. 자전거를 세워두고 간월산이나 신불산(1.6km)을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방법이 없어 포기했네요.

 

 

 

 

간월재 인증샷입니다.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아직 자전거 타고 올라 온 사람은 저 뿐이었습니다. 등산 오신 많은 분들이 자전거 타고 올라 온 저에게 관심을 가져 주셨습니다. 자전거 타고 올라오는 길을 자세히 물어보시는 분들도 있었고, 기념 사진을 찍어주겠다는 분도 있었습니다.

 

덕분에 어렵지 않게 인증샷을 찍었습니다. 자전거 타고 함께 간 사람이 있었으면 자전거를 번쩍 들고 찍고 싶었는데, 혼자라서 그런 퍼포먼스를 하기는 멋쩍었습니다.

 

 

이쪽은 신불산입니다. 지도를 살펴보니 신불산 정상 너머에 억새평원이 있다고 하더군요. 자전거를 타고 가기는 어려운 길이었습니다. 오로지 걷는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아름다운 풍광이라고 생각하고 단념하였습니다.

 

 

 

나름, 여유를 부리며 간월재 이곳저곳을 다니면서 사진을 찍고 억새 구경도 실컷하였습니다. 해발 900미터까지 실어다준 늠름한 애마 오늘 따라 더 멋있게 보였습니다.

 

 

간식을 허접하게 챙겨와서 후회 많이 했습니다. 여기저기 라면을 끓이는 등산객들이 많이 부럽더군요.

 

 

신불산 정상으로 가는 억새길입니다. 정말 멋지지요. 억새와 바람 그리고 아침 햇살이 만나 정말 아름다운 광경을 연출하였습니다. 먹을거리도 좀 넉넉히 준비해서 1~2시간쯤 여유로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더군요.

 

 

반대편 억새길입니다. 간월산으로 올라가는 길입니다.

 

 

산 아래로 보이는 마을이 등억온천입니다. 저기서 출발해서 임도를 따라 간월재까지 올라왔습니다.

 

 

신불산쪽 억새 평원입니다. 간월재에서 휴양림 방향으로 조금 내려 온 곳에서 다시 한 번 찍은 사진입니다.

 

 

자전거 1대, 소형차에 이렇게 구겨 넣었습니다. 자전거 캐리어가 있기는 하지만, 한 대 뿐일 때는 이렇게라도 우겨넣는 것이 더 안전하게 운반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여기가 맨 처음 출발했던 알프스 산장입니다.

 

 

건너편 등산객들이 올라가는 길이 간월재로 가는 임도 입구입니다. 천상골 가든이라는 간판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