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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일본 자전거 여행

일본, 자전거 메고 전철 타기

by 이윤기 2012.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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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항에서 배를 타고 후쿠오카를 통해 일본으로 입국하였습니다. 낮 12시 30분에 부산항에 도착하였지만, 출국 수속 때 복병을 만나 1시간 넘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어떤 복병을 만났을까요? 통상 선박 입국은 항공편 입국에 비하여 수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지문 날인과 얼굴 사진을 찍는 입국 수속은 문제가 없었는데, 두 번째 관문인 세관 수속에서 문제가 발생하였습니다.

뭐 저희 일행이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구요. 각자 1대씩 가지고 간 자전거가 일본 세관 공무원 눈에는 심각한 물건(?)이었던 모양입니다.

인터넷으로 일본 입국과정에서 자전거 타이어가 지저분하면 통관이 안된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15대의 자전거 모두 세척 대상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몇몇 일행들은 이런 사실을 알고 여행 준비를 하면서 자전거 세차를 하고 온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도 출발 전날, 비좁은 욕실에 자전거를 가져들어가 세차를 마치고 왔습니다.


그런데, 아주 정열적인(?) 젊은 세관 공무원은 단 1대도 예외없이 직접 15대 분, 30개의 바퀴를 세제(혹은 약품)를 뿌려서 박박 닦았습니다.

그 바람에 저희 일행은 함께 배를 타고 들어 온 모든 승객들이 빠져나간 후에도 세관 검색대 앞에서 15대의 자전거를 풀어 헤쳐놓고 바퀴 검사를 받는 장관(?)을 연출하였습니다.

한국에서 바퀴를 씻어 온 자전거도 있다고 설명을 했지만, 그 공무원은 고개를 흔들고 정말 소신있게 모든 바퀴를 직접 닦았습니다.

땀을 뻘뻘 흘리며 자전거를 닦는 것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어 우리가 스스로 닦겠다는 제안도 해 보았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결국 저희 일행들은 차례로 자전거 바퀴를 들고 가서 그 공무원이 직접 닦아 주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산항에서 모두 자전거를 가방에 담아서 왔기 때문에 자전거 바퀴를 검사하는 동안 세관 앞에서 자전거를 모두 조립하였습니다. (참고로 부산에서 후쿠오카로 오실 때는 자전거를 분해 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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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1시간 가까운 시간이 흘러 가버렸고, 하카타 역에서 1시 조금 넘어 출발하는 아소행 열차도 탈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카타역 쇼핑센터를 구경하고며 시간을 보낸 후에 4시 40분쯤 전철을 타고 아소역으로 출발하여 밤 8시 30분쯤 도착하였습니다. 

후쿠오카 여객터미널에서 입국 수속을 마치고 하카타 역까지는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였습니다. 거리가 멀지 않더군요. 고작 3km 남짓한 거리를 달리면서 일본의 교통문화를 익힐즈음 하카타 역에 도착해버렸습니다.

늦은 점심을 하카타 역 9층에 있는 고급식당가에서 해결하였습니다. 1인분에 1400엔, 후식까지 나오는 고급(?)스런 점심을 먹고 지하에 내려가보니 값싼 식당이 즐비하였답니다.

오후 4시 30분 출발하는 전차를 타고 아소까지 이동하게 되어 남는 시간을 하카타 역 쇼핑센터와 역 주변을 배회하면서 떼웠습니다.

하카타 역 광장에는 수백 대의 자전거를 보관하는 유료 주차장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창원에 있는 누비자 키오스크와는 좀 다른 모양이었지만, 바퀴를 끼워서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장치였습니다.

일본 거리에는 정말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았고, 주차된 자전거들도 많았습니다. 젊은 여성분들이 짧은옷을 입고도 거리낌없이 자전거를 타고 있었고 모두 평상복이나 교복차림이었습니다. 가히 자전거 천국이라고 할만했습니다.

전차를 타고 구마모토를 거쳐 아소역에 도착한 시간이 오후 8시 30분쯤되었습니다. 세 번 전철을 갈아 타는 동안 만만치 않은 무게의 배낭과 자전거를 순전히 혼자 힘으로 메고 다녔습니다.

구마모토역에서 전차를 갈아탈 때는 퇴근 시간에 딱 걸려 15대의 자전거를 전철에 싣고 다니는 게 신경이 좀 쓰이더군요. 아무튼 전철 타기에 지칠무렵 아소역에 도착하였습니다.

늦은 저녁을 먹고 숙소까지 또 다시 약3km를 자전거로 이동하였습니다. 첫 날은 하루 종일 고작 3km를 타고 오후내내 자전거를 메고 다녔습니다.

늦은밤 낡고 오래된 아소 유스호스텔에 도착했을 때 좀 서글픈 생각도 들었지만 오랜 세월 많은 여향자들이 다녀간 흔적에 금새 정이들었습니다. 특히 뜨거운 온천수가 나오는 목욕탕은 정말 압권이었습니다.

여든이 넘은 할머니 혼자서 시 소유 유스호스텔을 위탁 받아 운영하신다고 하더군요

**아소산 올라갑니다. 남은 이야기는 나중에 올릴께요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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