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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내년에 자전거 타고 평양까지 갈 수 있을까?

by 이윤기 201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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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는 자전거 타고 개성까지, 후 내년에는 자전거 타고 평양까지 갑시다." 작년 8월 청소년 200여명과 자전거를 타고 마산을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국토순례를 마무리하면서 참가 청소년들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 동안 교류와 협력이 중단되고 남북관계가 점점 경색되었지만, 연말 대통령 선거가 끝나면 교류와 협력의 분위기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예측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연말 대선이 끝난 후에도 남북관계는 점점 더 경색되었고, 개성공단이 폐쇄되는 등 악화일로를 거듭하였습니다.

 

올해 청소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개성까지 가는 계획은 꿈도 꿀 수 없을 만큼 남북관계는 풀기 어려워보였는데, 요 며칠 사이 남북관계의 회복 가능성이 보이고 있습니다. 막혔던 통신이 재개되고 실무접촉이 이루어졌으며, 장관급 회담은 아니지만 당국자간 만남이 이번주에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어쨌든 당장은 개성공단 폐쇄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는 입주 기업들이 하루 빨리 정상화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자전거 타고 개성까지 꼭 가보자'는 청소년들의 꿈도 현실로 이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북한 자전거 보내기 2005~2007년, 매년 2000대씩 지원

 

한국YMCA는 지난 2005년부터 '통일은 자전거를 타고 옵니다'라는 구호를 걸고 매년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를 진행해오고 있습니다. 특히 2005년부터 2007년까지3년 동안은 전국적인 자전거 국토순례와 모금행사를 통해 매년 2000대씩 북한에 자전거를 지원하였습니다.

 

당시 심각한 전력난과 에너지 위기로 어렵움을 겪고 있던 북한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하여 3년 동안 6000대의 자전거를 북한에 보급하는 특별한 교류 협력의 성과를 일궈냈습니다.

 

2008년부터 지역별로 2010년까지는 전국 각 지역별로 다양한 형태로 자전거 국토순례를 진행하다가, 지난 2011년부터 새롭게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전국 규모의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011년에는 전남 강진을 출발하여 광주-나주- 공주- 평택-부천을 거쳐서 임진각까지 가는 7박 8일의 일정을 진행하였고, 2012년에는 창원을 출발하여 창녕-김천-대전-천안-성남을 거쳐서 임진각까지 가는 6박 7일의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를 진행하였습니다.

 

올해(2013년)는 7월 26일 - 8월 2일까지, 7박 8일 일정으로 250여명의 청소년들과 함께 전남 여수를 출발하여 구례 - 남원 - 전주 - 대전 - 증평 - 여주 - 구리를 거쳐 임진각까지 가는 600 여km를 달리는 제 9회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한국YMCA 제 9회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 생명의 물결, 평화의 바람

 

기간 : 2013년 7월 26일 ~ 8월 2일(7박 8일)

구간 : 여수 - 구례 - 남원 - 전주 - 대전 - 증평 - 여주 - 구리 - 임진각(600km)

인원 : 청소년 250명

카페 : 제 9회 한국YMCA 청소년 국토순례

참가 접수 및 문의 : 055-251-9459

 

 

 

 

원대 마음 먹은 대로라면 올해는 '통일부에 남북 교류 신청'을 하고 국토순례를 임진각에서 멈추지 않고, 개성공단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일정을 세웠어야 합니다. 작년, 재작년에 참가했던 청소년들 중에는 "올해 정말 개성까지 가느냐?"고 묻는 아이들도 많은데, 긍정적인 대답을 해 줄 수 없어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지난 9년 동안 국토 남단의 여러 도시(해남, 부산, 창원, 마산, 광주 등)를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자전거 국토순례를 매년 진행하면서 진행 실무자들과 청소년들이 늘 꿈으로 간직하였던 바람은 자전거를 타고 북한 땅을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국토순례 10년이 되는 내년은 마침 한국YMCA 연맹 100주년이기도 합니다. 자전거를 통해 북한과 교류 협력 사업을 진행했던 YMCA가 미래세대의 주역인 청소년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평양까지 달리는 꿈을 여전히 놓지 않고 있습니다.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은 '통일과 환경'을 주제로 진행하는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참가자가 매년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2011년 150명이었던 참가자가 2012년에는 200명으로 늘어났고, 2013년에는 250명이 참가할 예정입니다.

 

평양, 개성 안 되면 '도라산역'까지라도...

 

지난주 국토순례를 준비하는 실무자들과 모여 워크샵을 하면서 남북 교류의 마지막 상징처럼 여겨졌던 개성공단이 폐쇄될 만큼 남북관계가 꼬여 있어 개성까지 자전거를 타고 다녀오겠다는 꿈은 실현되기 어렵다겠다는 의견을 모았습니다.

 

그래도 개성공단을 다녀올 수 없다면 임진각 검문소를 지나서 '도라산 역'까지라도 갔다올 수 있으면 좋겠다는 작은 꿈은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지난 9년 동안 매년 자전거 국토순례 길이 임진각에서 멈추었는데, 조금이라도 더 북한땅 가까운 곳까지 다녀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작은 바람이지요.

 

1번 국도 통일로가 막힌 '통일대교'에서 자전거를 타고 20분이면 도라산엮까지 달릴 수 있습니다. 지도상으로만 살펴보면 불과 5km만 더 나가면 '도라산역'까지 갈 수 있습니다. 물론 이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기 위해서는 북녁땅을 지나야 합니다.

 

지난주부터 남북관계 회복을 예상할 수 있는 긍정적인 메시지들이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습니다. 올해 당장 청소년들과 자전거를 타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공단을 다녀올 수는 없어도, 한국YMCA 100주년이 되는 내년에는 500명의 남쪽 청소년들이 자전거를 타고 떼를 지어 처음으로 군사분계선을 넘는 꿈이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