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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폭우가 쏟아져도 자전거는 달린다 !

by 이윤기 2013. 8.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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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 다섯째 날(2013. 7. 31)은 증평종합스포츠센터를 출발하여 여주 신륵사까지 약 101km를 달렸습니다. 여수에서 임진각까지 7일간의 라이딩 구간 중에서 가장 장거리 구간을 달렸습니다만, 둘째 날 구례 - 전주에 비하면 1시간이상 주행시간을 줄였습니다.

 

4일, 5일이 지나면서 국토순례 참가자들이 자전거 타기에 익숙해진 탓도 있고, 오후부터는 대부분 평지에 가까운 남한강 자전거 도로를 달리면서 주행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날 아침에 증평을 출발할 때는 제 시간에 여주에 도착할 수 없을 것 같아 걱정이 많았습니다. 왜냐하면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출발예정시간인 8시경부터는 폭우로 변하였기 때문입니다.

 

일기예보로는 1시간 이내에 비가 그치는 것으로 되어 있었지만, 눈앞에 쏟아지는 비는 멈출 기미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20여분 이상 하늘만 쳐다보며 출발을 늦추다가 폭우를 뚫고 여주로 가는 다섯째 날 라이딩을 시작하였습니다. 하늘만 바로보고 시간만 보낼 수가 없어서 폭우에도 불구하고 출발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입니다.

 

 

 

사실 비가 오면 자전거 국토순례는 여러가지로 위험하고 불편하기도 합니다. 우선 비가오면 노면이 미끄럽기 때문에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질 가능성이 높고, 브레이크를 잡아도 자전거가 밀릴 가능성도 큽니다. 당연히 평소보다 30%이상 감속 운행을 해야 합니다.

 

그뿐만이 아니지요. 지나가는 소나기가 아니라 10분이상 쏟아지는 폭우라면 시야를 확보할 수 없는 것도 문제이고, 특히 안경을 착용(고글을 모두 벗게 하지만)하고 있는 경우에는 빗물 때문에 시야 확보가 안 되는 불편이 더욱 큽니다.

 

구례...전주...증평에서 국지성 집중 호우와 만나다

 

궁여지책으로 모자를 쓰고 헬멧을 쓰기도 하지만 빗줄기가 거세지거나 바람이 많이 불면 이 마저도 무용지물이 되기도 합니다. 증평을 출발하던 날 내린 비도 새벽에는 멀쩡하더니 아침무렵부터 시작되어 출발 시간이 되어도 그칠 줄을 모르는 것입니다.

 

언제 비가 그칠지 모르는데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어 로드팀 지도자들이 모여 의논을 한 끝에 정상속도를 낼 수 없다고 하더라도 비를 맞으며 라이딩을 하기로 결정을 하였습니다. 비옷을 입고 출발할 것인지, 그냥 출발할 것인지 여러 의논이 오고간 끝에 원하는 아이들만 비옷을 입기로 하였습니다.

 

 

비가 올 때 자전거를 타면 제 아무리 좋은 비옷을 입어도 비를 맞지 않을 수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비옷을 입고 자전거를 타면 땀을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에 비에 젖지 않는 대신에 땀에 젖을 수 밖에 없습니다. 비를 맞으나 땀에 젖으나 별 차이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도 자전거 탈 때 비옷을 입는 것은 비에 젖지 않기 위한 것이 아니라 '체온'을 보전하기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한여름이기 때문에 자전거를 탈 때는 그냥 시원하게 비를 맞으며 타고, 휴식 시간에는 비옷을 입고 체온을 보전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그러나 아이들 중에는 당장 비 맞는 것이 싫어서 비옷을 입겠다고 고집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습니다. 끝내 말릴 수가 없어서 그대로 두었더니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여 20분도 지나지 않아 비옷을 벗고 싶어하더군요.

 

다행히 출발 후 30분이 지나면서 빗줄기가 약해졌고, 첫 번째 휴식지인 백마령 터널 아래 휴게소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완전히 그쳤습니다. 언제 비가 내렸냐 싶을 만큼 얄밉게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기 시작하였고, 터널을 지나 내리막길을 달리는 동안 젖었던 옷이 마르기 시작하였답니다.

 

 

 

아무튼 올해 국토순례는 비와 인연이 잦았습니다. 라이딩 둘째 날 구례청소년수련관을 출발하는 아침에도 비가 왔습니다. 새벽부터 추적추적 비가 내리더니 출발 시간을 앞두고 빗줄기가 굵어졌다 가늘어졌다 하면서 멈출 줄을 모르는 겁니다.

 

서쪽에서 온 비구름이 지리산(노고단) 자락에 걸려 비가 내리는 것이라고 짐작했지만, 빗줄기가 자꾸 굵어지면서 출발 시간이 늦춰질 수 밖에 없었지요. 기다리다 못해 비를 맞고 출발했는데, 이날 아침에도 20분이 채 지나지 않아 비가 그치기 시작하더군요.

 

이날은 비 때문에 여러가지로 꼬인 날이었지요. 구례에서 남원을 거쳐 전주로 가는 날이었는데, 비 때문에 섬진강 자전거 도로를 이용할 수 없어서 우회로를 찾아야 했고, 예정 시간보다 2시간 이상 늦게 전주에 도착했을 때는 또 한 차례 국지성 호우가 쏟아졌기 때문입니다.

 

숙박지인 동암고등학교 도착을 30분쯤 앞두고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해가 지면서 어두워지기 시작할 때 먹구름이 덮혀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결국 하루 종일 라이딩하면서 흘린 땀을 빗물에 다 씻어내고 숙소에 도착하였지요.

 

밤새 비가 오락가락 한 다음, 다음 날 아침에도 비가 내렸지만 다행히 출발 시간에 맞춰 비가 딱 그쳤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 가장 큰 비를 만난 것이 바로 증평을 출발하는 아침에 쏟아진 폭우였습니다. 하루하루 주행거리가 정해져 있으니 비가 온다고 무조건 기다리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최대한 주행속도를 늦추고 안전을 확보하면서 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었던 것은 다섯째 날이 되면서 아이들이 자전거 타기에 충분히 익숙해졌다는 것입니다. 노면이 미끄럽고 시야 확보가 불편했지만 아무런 사고도 없이 비가 그칠 때까지 잘 달렸습니다. 비가 오면 속도를 늦추기도 하고 참가자들도 비 때문에 평소보다 사고 위험이 높다는 것을 알고 대비를 하기 때문이지 더 안전한 라이딩이 이루어졌습니다.

 

오히려 사고는 가장 안전한 자전거 길에서 아이들이 방심할 때 일어나는 일이 더 많았던것 같습니다. 이날은 오전에 백마령 터널과 한금령 그리고 두 고개보다 조금 더 높은 고갯를 하나 더 넘어서 점심 장소인 가금면에 도착하였습니다.

 

오후에는 비교적 평지에 가까운 남한강 자전거길을 달렸기 때문에 평속 20km이상 달릴 수 있었고, 하루 동안 101,km를 달리는 장거리 라이딩이었지만, 오후 6시쯤 숙박지인 신륵사 입구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올해 국토순례는 유난히 비와 자주 조우하였지만 다행히 하루 종일 비가 쏟아지는 일은 없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기는 했지만 1시간 이내에 비가 그쳐주었기 때문에 속도를 늦추고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아무 사고 없이 안전한 라이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긴장을 늦추지 않고 단체주행의 규칙을 잘 지켜준 아이들 덕분에 폭우가 쏟아져도 멈추지 않고 잘 달릴 수 있었습니다. 아 중요한 이유 한 가지를 빠트렸네요. 국지성 집중 호우에도 불구하고 안전한 라이딩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구례, 전주, 음성 경찰서에서 나오신 교통 경찰들의 도움이 절대적이었습니다.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를 위해 수고해주신 전국의 교통경찰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