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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국토순례 내년엔 개성까지 갈 수 있을까?

by 이윤기 2013.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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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 9회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 7월 26일 전남 여수를 출발하여 8월 2일 파주 임진각에 무사히 잘 도착하였습니다. 장거리 자전거 라이딩을 하면서 넘어져 다치는 일도 있었고, 한여름 뙤약볕을 달리고 탈진하는 일도 있었지만 큰 사고없이 7박 8일 일정을 잘 마무리하였습니다.

 

전남 여수를 출발 자전거를 타고 7박 8일동안 600km 달려와 임진각 도착 행사를 하면서 내빈들과 참가자들이 똑같이 느끼는 아쉬움은 더 이상 북쪽으로 달릴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울러 내년에는 꼭 휴전선 넘어 북녁 땅까지 달릴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마음에 새겼습니다.

 

사실 작년 이맘때 250여명의 자전거 국토순례 참가 청소년들과 경남 창원을 출발하여 600여km를 달려 임진각에 도착했을 때, "내년에는 개성까지 후 내년에는 자전거를 타고 가면 좋겠다"는 염원을 나눈 일이 있었습니다. 아니 임진각에서 헤어질 때 아이들과 약속을 하였습니다. "내년에는 개성공단까지 후내년에는 평양까지 꼭 함께 달려보자"고 말입니다.

 

 

 

그때만 하여도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 야권 후보가 당선이 되면 남북간 교류와 협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기대를 크게 하였습니다. 남북간 교류가 확대되면 2005년 북한 통일자전거 보내기운동으로부터 시작된 한국YMCA 자전거 국토순례 10년에 즈음하여, 자전거를 타고 남도 끝에서 출발하여 북녁땅까지 갈 수 있는 새로운 역사도 씌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기대했던 일들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연말 대통령 선거에서는 여당이 다시 집권하였고, 남북관계는 개성공단 폐쇄로까지 악화되어 민간 차원의 교류와 협력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만신창이가 되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결국 '개성을 지나 평양까지'가보자던 약속도 공수표가 되어 버렸습니다.

 

불과 며칠 전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뿐만 아니라 한국YMCA 연맹 결성 100주년, YMCA 통일자전거 보내기 운동 10주년이 되는 내년에도 자전거를 타고 북녁땅까지 갈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우세하였습니다. 적어도 지난 8월 2일 임진각에서 자전거 국토순례 해단식을 할 때만 하여도 전혀 긍정적인 기대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그후 남북관계는 급반전되었고, 개성공단 정상화에도 합의가 이루어졌을 뿐만 아니라 추석을 앞두고 이산가족상봉을 추진하자는 제안을 놓고 협상을 하는 상황으로까지 급반전이 하고 있습니다. 만약 예정대로 개성공단이 정상 가동되고 이전보다 협력체계를 강화하게 되다면 자전거를 타고 개성공단까지 가는 꿈이 실현될지도 모릅니다.

 

지금 논의하고 있는 이산가족 상봉, 금강산 관광재개 등 추가적인 남북관계 개선이 이루어지고, 남북관계의 새로운 진전이 있을 경우 자전거 타고 북녁땅을 달려보자는 꿈이 점점 현실과 가까워지게 되는 것이지요. 임진각 해단식을 하던 날, 벌써 2번, 3번씩 국토순례 완주를 경험한 아이들이 이런 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샘 내년에 개성까지 가면 또 올꺼에요"

"저도요 내년에 북한 갈 수 있으면 또 참가할거예요"

 

아무생각없이 그냥 자전거만 타러 온 줄 알았는데, 아이들 역시 국토의 최남단 도시를 출발하여 임진각까지 자전거를 타고 오면서 '통일에 대한 꿈'을 새겼던 모양입니다. 만약 내년 여름에 자전거 국토순례단이 개성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면, 분단 이후 처음으로 자전거를 타고 북녁땅을 가는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을 것입니다.

 

매년 임진각에서 중단했던 자전거 국토순례가 내년에는 개성까지 후내년에는 평양까지 그리고 언젠가는 신의주를 지나 백두산까지 이어질 수 있으리라는 꿈을 다시 새겨봅니다. 실제로 남북간 교류와 협력이 한창이었을 때는 금강산 관광뿐만 아니라 개성 관광도 이루어졌었기 때문에 내년에 개성까지 갈 수 있으면 좋겠다는 꿈은 실현되기 어려움 꿈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한국YMCA에서 자전거 국토순례를 준비하는 실무자들은 이미 마음 속 지도를 펴놓고 개성공단까지 답사를 마쳤습니다. 임진각을 지나 그대로 개성까지 자전거를 타고 갔다가 다시 임진각으로 돌아와서 해단식을 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일정이면 충분해보입니다.

 

마산이나 목포같은 남쪽 도시를 출발하여 일주일 동안 자전거를 타고 와서 마지막 날 숙소를 파주나 양주 근처로 정하면 아침 일찍 출발하여, 개성공단까지 다녀와서 임진각에서 국토순례 해단식을 하는 일정에 전혀 무리가 없다는 판단입니다.

 

한국YMCA 통일 자전거 국토순례 10년을 맞는 내년에는 꼭 자전거를 타고 휴전선을 지나 북한 땅까지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 50여명의 청소년들이 참가하면서 시작된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는 매년 참가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올해는 250여명의 청소년들이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하였습니다. 내년에는 300명이 넘는 청소년들이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300대의 자전거가 통일의 물결을 이루며 휴전선을 지나 북녁땅을 달리는 상상이 꼭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05년부터 북한 통일자전거 보내기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를 진행한 한국YMCA는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를 겸한 전국적인 모금캠페인을 통해 2005년 2000대, 2006년 2000대, 2007년 2000대 총 6000대의 자전거를 당시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겪고 있던 북한 동포들에게 지원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