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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두 바퀴 여행

따뜻한 겨울 날, 귀산 바닷길 라이딩

by 이윤기 2013. 12.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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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자발적이긴 하였습니다만, 지난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2박 3일 동안 방안에 갇혀 주로 회의만 하다 일요일 아침에 밖으로 나왔습니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어딜 다녀올까 한 참을 망설이다 2주 만에 자전거를 타러 나갔기 때문에 가장 쉽고 가까운 곳을 다녀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지난 2주 동안 감기에 걸려 쌩 고생을 하느라 자전거 타기는 엄두도 못냈었습니다. 


"감기는 약 먹으면 일주일, 약 안 먹으면 7일" 이라는 이야기를 믿고  안 먹고 감기를 견뎠는데, 실제로는 일주일만에 몸이 회복되지 않더군요. 아침 저녁으로 족욕을 하면서 땀을 빼면서 한기를 내보내고, 수시로 생강차와 뜨거운 물을 마시면서 견뎠습니다. 


꼬박 2주일 동안 콧물이 줄줄 나오고 코가 막힌 채로 하루 종일 코를 풀어데다가 이제 겨우 좀 진정이 되었습니다. 잠을 늦게 자고 조금만 무리를 했다 싶으면 여지없이 증상이 심해지고 몸을 쉬어 주면 조금씩 증상이 호전되었습니다.




몸이 아프면 좋아하던 커피도 싫어진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으니 제일 먼저 싫어지는 것은 즐겨 마시던 커피였습니다. 하루 종일 사무실에서 지내는 날은  하루 4~5잔은 정도 원두 커피를 내려 마셨는데, 감기에 걸려 몸이 아프니 가장 먼저 커피가 땡기지 않더군요. 몸이 먼저 커피를 외면하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하루 4~5잔씩 마시던 커피를 지난 2주 동안 딱 한 잔 밖에 마시지 않았습니다. 출장을 가서 밤 늦게까지 잠을 쫓으며 회의를 했던 날 커피 한 잔을 마신 것이 전부입니다. 몸이 아프면 몸이 스스로 알아서 몸에 좋지 않은 것을 거부하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 


커피 뿐만아니라 술도 마시고 싶지 않더군요. 대체로 몸에 좋지 않다고 하는 것들이 싫어지는 것 같습니다. 예전에 담배를 필 때도 보면 감기에 걸리거나 몸살을 심하게 할 때는 담배 맛이 정말 쓰게 느껴졌었거든요. 


아무튼 감기에 걸린지 딱 2주가 지나자 몸이 좀 회복되었는지 자전거를 타고 밖으로 나가고 싶은 마음이 솟구치더군요. 2박 3일 워크샵을 끝내고 뒷정리를 마치고 밖으로 나오니 겨울이지만 봄 날처럼 햇볕이 따뜻하여 자전거를 타고 싶은 마음을 누를 수가 없더군요.


아침 10시 25분에 집을 나서서 늘 다니던 봉암로를 따라 창원 방향으로 출발하였습니다. 봉암로를 달리면서 내친김에 안민고개를 갔다올까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오랜 만에 자전거를 타면서 몸에 무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 마음 먹은대로 뒤산 바닷길을 선택하였습니다. 


몸이 회복되면 몸을 쓰고 싶어진다


매연과 화학약품 냄새가 많이나는 공단길 대신에 양곡 방향으로 진입하여 두산 중공업 옆으로 가는 오르막 구간을 선택하였습니다. 얕은 오르막을 올라가면 두산 중공업 앞 바닷가까지 시원한 내리막길을 달릴 수 있어서 좋아하는 코스입니다.


귀산 바닷길에는 겨울이지만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봄, 여름, 가을에는 바닷가를 따라 빈틈없이 차를 세워놓고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겨울이라 훨씬 한산하였습니다. 12시까지 집으로 되돌아 가려고 마음먹고 출발하였기 때문에 쉬지 않고 패달을 밟았습니다. 



봉암교에서 두산중공업까지 이어지는 공장지대를 지나 귀산쪽으로 진입하면 멀리 마창대교가 보이고 건너편으로는 가포신항이 보입니다. 



마산 경제를 부흥시킬 것처럼 뻥을 치던 가포신항은 물동량이 없어서 완공 후에도 개장을 못하고 있습니다. 컨테이너를 옮겨 싣는 거대한 장비가 만들어져 있지만 부두에는 배도 없고 화물도 없는 횡한 모습입니다. 


GPS를 확인해보니 귀산동 버스 종점까지 대략 45분쯤 걸렸더군요. 귀산까지 가는 동안 자전거 타는 분들을 많이 만났습니다. 단체팀 두 팀과 혼자서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까지 20여분은 만난 것 같습니다. 따뜻한 햇살을 맞으며 달릴 수 있는 코스라 겨울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더군요.



귀산에서 되돌아 나오는 길도 대략 45분쯤 걸렸습니다. 10시 25분에 출발하여 12시쯤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가면서 특별히 눈에 띈 것은 바다 위에 올려놓은 보트 두 척이었습니다. 귀산 바닷길에는 두 곳의 요트 계류장이 있는데 계류장 앞에는 각각 보트 1척이 바닷가에 올려져 있었는데 두 대 모두 중고로 팔기 위해 내놓은 보트들이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면서 보트를 사면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좀 해보다가 관리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하였습니다. 오랜 만에 자전거를 탔더니 기어를 올리고 패달링을 하면 허벅지에 묵직한 느낌이 오더군요. 


패달을 가볍게 해서 타라고 하지만 허벅지에 전해지는 묵직한 느낌과 속도감을 느끼고 싶어 귀산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는 기어를 높이고 탔습니다. 1시간 30분 만에 가뿐하게 30km 라이딩을 마쳤는데 오랜 만에 자전거를 탔던 탓인지 오후내내 몸이 나른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