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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 150만 원치 주문해 보셨나요?

2014년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이야기 마지막 편입니다. 7월 28일 목포를 출발하여 8월 2일 서울 광화문 광장을 거쳐 8월 3일 임진각까지 6박 7일간 550km를 달리는 일정이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마지막 편은 간식이야기입니다. 300명이 넘는 참가자와 70여명의 진행 실무자가까지 370여 명이 한꺼번에 움직이다보니 무엇 보다도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일입니다. 먹는 일, 자는 일, 그리고 씻고 세탁하는 일이 어느 것 하나 수월하지 않더군요. 


시설이 좋은 수련장이라고 하더라도 밥을 먹을 때마다 긴 줄을 서야 하고, 370 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못구한 지역에서는 300여 명의 남자 참가자와 실무자들이 커다란 체육관에서 잠을 자는 날도 있었답니다. 





벌써 10회째를 준비하다보니 씻는 것이 편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숙소를 구합니다만, 워낙 많은 인원이 움직이다보니 역시 줄을 서서 기다리며 샤워를 해야 하는 곳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씻는 것 보다 더 힘든 일이 370여 명분의 빨래를 세탁하는 일이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손세탁을 해서 짤순이로 탈수를 하는데, 3대의 짤순이로 각각 130여 명 분의 빨래를 돌리다보니 모터가 열을 받아 멈추는 일이 매일 반복되었습니다. 어떤 날은 탈수를 하느라 12시를 넘기는 경우도 있었지요. 


뭐니뭐니 해도 화젯거리는 먹는 일인데, 밥을 먹는 것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은 역시 간식 먹었던 이야기입니다. 참가자 숫자가 많다보니 간식 한 번 먹을 때마다 적지 않은 양을 먹어치웠고, 역시 적지 않은 비용이 지출되었습니다. 


간식은 낮에 라이딩 하면서 먹는 간식과 저녁 간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라이딩을 할 때는 빵, 연양갱, 쵸코바(자유시간)와 이온음료, 생수 등이 기본 간식으로 제공되었습니다. 휴식지 마다 음료나 물 혹은 간식이 제공되었는데, 한 번 물을 먹으면 생수 400병씩이 비워졌지요. 


생수를 제공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먹고 난 생수병을 처리하는 것도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아무 곳에나 생수통을 버릴 수가 없으니 빈 생수병도 보급차에 싣고 다녀야 했기 때문입니다. 발로 밟아서 부피를 줄여도 오후가 되면 차에 빈병이 가득하였으니까요.


저녁 간식은 매일매일 바뀌었습니다. 보통 6시에서 7시 사이에 저녁을 일찍 먹기 때문에 저녁 활동을 마치는 시간인 9시에서 10시 사이에 매일 저녁 간식이 나갔습니다. 


첫 날 간식은 옥수수와 찐감자가 나왔는데 어른들의 기대와 달리 아이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첫 날 저녁에는 비를 잔뜩 맞고 숙소에 들어와서 진행팀 실무자들이 우왕좌왕 하는 사이에 아이들이 매점을 급습하여 음료와 컵라면 등을 싹쓸이 하였기 때문이기도 하였습니다. 


진행팀 실무자들이 매점 이용을 막지 않은 짧은 시간 동안에 언제 소문이 퍼졌는지, 밥을 먹고 매점으로 몰려가서 음료수와 컵라면을 남김없이 사 가버렸더군요. 아이들은 단체 생활이 이틀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자기 전에 컵라면을 나눠먹으며 신이 났더군요.  


(피자 80판, 150만원어치)


둘째 날 간식도 아이들에겐 별로 매력이 없었습니다. 음료와 바나나가 저녁 간식으로 나갔는데 아이들이 별로 좋아라 하지 않더군요. 셋째 날 간식은 피자가 나갔습니다. 부여군청소년수련관에 일찍 도착하여 저녁을 먹고 넓은 운동장에서 발야구와 족구 시합을 하였습니다. 피자를 걸고 내기 시합을 하였습니다만, 경기가 끝난 후에는 똑같이 피자를 나눠 먹었습니다. 


이날 총무팀에서는 피자 80판을 주문하였습니다. 싯가로 150만 원어치 피자를 주문하였는데, 야박한 피자 가게 사장은 진짜로 딱 80판만 배달해주시더군요. 가게 한 곳에서 전체를 다 시간에 맞춰 만들 수가 없어서 두 곳에서 배달을 왔는데 어느 쪽도 덤이라곤 없더군요.


피자도 인기가 있었지만 며칠 동안 청량음료에 굶주린 아이들은 피자보다 콜라를 더 좋아하더군요. 발야구와 족구 시합으로 출출해진 아이들은 삼삼오오 둘러 앉아 피자 80판을 깨끗히 해치웠습니다. 배불리 먹었는지 모자란다고 더 달라는 녀석들도 없더군요.


넷째 날은 아산YMCA의 후원으로 옥수수, 미숫가루 그리고 가까운 천안의 명물 호두과자가 저녁 간식으로 나갔습니다. 이날은 숙소에 늦게 도착하여 늦은 저녁을 많이 먹은 탓에 옥수수와 호두과자 보다는 미숫가루가 단연 인기였습니다. 


양봉을 하시는 아산YMCA 이사님께서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직접 보시고는 유기농 설탕대신 벌꿀 20kg을 내놓으셨습니다. 미숫가루를 먹어보니 꿀맛이 진하게 느껴지더군요. 시원하고 달달한 미숫가루를 나눠줬더니 몇 번이나 더 달라고 빈병을 들고 오는 녀석들이 있었습니다. 양을 넉넉하게 준비해주셔서 아이들이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벌꿀 미숫가루 때문에 배가 부른 아이들은 옥수수는 본채만채 하였고, 호두과자도 남겨두고 들어가는 녀석들도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남겨 둔 호두과자를 잘 챙겨두었더니 다음날 아침에는 인기가 있더군요. 


(뒷 좌석과 트렁크까지 통닭이 가득 실렸습니다. 무려 150마리...)


다섯 째날 간식은 통닭이었습니다. 화성YMCA  사무총장께서 직접 승용차에 통닭 150마리를 싣고 왔는데, 차문을 열었더니 기름냄새와 닭냄새가 문 밖으로 확~ 풍기더군요. 피자만큼은 아니었지만 통닭도 아이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여섯 째날 간식은 컵라면이었습니다. 광화문 광장에서 YMCA100주년 행사에 참여하기 전에 저녁을 먹었습니다만, 9시쯤 행사를 마치고 월드컵 경기장에 있는 숙소로 돌아오니 "선생님 저녁은 언제 먹어요"하는 녀석들이 있더군요. 저녁을 먹고 광화문 광장에서 뛰어노느라 소화가 다 되었기 때문이었을 겁니다. 


저녁 늦게 버스를 타고 숙소에 도착해서 아이들이 씻고, 세탁을 하는 동안 진행팀 실무자들이 컵라면 먹일 준비를 했습니다. 원래 숙소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컵라면만 나눠주면 깨끗하게 처리가 안 될 것 같아 컵라면 상자를 쌓아놓고 포장을 뜯어서 스프를 넣고 비닐포장과 스프 등 껍데기는 따로 모았지요. 


(컵라면 300개 뜯기)


500미리 생수 200여 병을 뜯어서 스텐 전기물통을 물을 끓여서 조별로 돌아가며 컵라면을 먹였습니다. 뜨거운 물을 받아서 숙소 건물 밖에서 먹고, 잔반 처리가 불가능하니 국물까지 남김없이 먹도록 하였지요. 워낙 컵라면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아서 모두가 먹을 것이라고 생각하였지만, 예상이 빗나갔습니다. 


컵라면 300개를 미리 뜯어서 준비를 해뒀는데 20여개가 남았더군요. 참가자와 실무자들 중에 컵라면을 안 먹은 아이들이 50명 이상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들 모두 컵라면은 좋아할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아 참고로 자전거 국토순례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간식을 소개 할 때 가장 열렬한 환영을 받았던 간식은 피자도 아니고 통닭도 아니고 안타깝게도 컵라면이었습니다. 작년에도 올해도 아이들은 컵라면이 간식으로 준비되었다고 할 때 가장 열렬하게 '환호'하더군요. 


국토순례를 시작하기 전 날, 목포 숙소에 모였을 때만 해도 저녁 밥이 맛이 없다며 깨작거리던 아이들도 하루 이틀 자전거를 타면서 식사량이 늘어나고 남기는 음식도 줄어 들고, 간식은 주면 주는대로 다 먹어치웠습니다.


자전거를 잘 타는 선수들에 비하면 하루 80km 밖에 안 되는 거리이지만, 어쨌든 하루 종일 쉼 없이 자전거를 타려면 세끼 밥 뿐만 아니라 간식도 주면 주는대로 먹어둬야 에너지가 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챈 것이지요. 


매년 참가자가 늘어나가 있으니 피자, 통닭, 컵라면 간식 기록은 매년 새롭게 갱신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튼 YMCA 자전거 국토순례는 6박 7일 동안 이어지는 장거리 라이딩이기 때문에 잘 먹고 잘 자야 잘 탈 수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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