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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개인정보 안심서비스...완전 허접하더라 !

by 이윤기 2015.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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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회사에서 서비스 하는 '개인정보안심서비스'에 가입해보셨나요? 지난 11월 H카드사 콜센터 상담원에게서 '개인정보안심서비스' 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처음엔 "가입하지 않겠다"고 했다가 12월 10일까지 무료서비스를 이용해보라는 말에 솔깃해져서 '개인정보안심서비스'가 어떤 수준으로 제공되는지 체험해보기로 하였습니다.


콜센터 상담원과 통화하면서 "무료 서비스 기간이 끝난 후에 날짜에 맞춰 서비스 해지 신청을 하는 것이 번거로운 일이고, 날짜 기억 하기도 어려워서 가입하지 않겠다"고 하였더니, "서비스 완료 날짜에 맞춰서 문자메시지를 보내주고, 홈페이지에서도 해지 신청이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이런 조건이면 해지 날짜를 까먹고 이용요금을 내는 일은 생기지 않겠다 싶어 가입 신청을 하였습니다. 아래 안내문에 보시는 것처럼 '개인정보안심서비스'에 가입하면, 금융사기 방지, 신용정보 관리, 명의 보호 그리고 사고 발생시 보험을 통한 피해보상이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습니다. 



안내문에 나와 있는 이런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고 신용카드 회사는 매월 3000원의 서비스 이용료를 받아가도록 되어 있습니다. 매월 3000원이면 큰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신용카드 연회비가 5000~1,0000원 수준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엄청나게 높은 이용료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매월 3000원 유료서비스...1년이면 무려 3만 6000원


중요한 것은 매월 납부하는 서비스 이용료에 걸 맞는 서비스가 이루어지느냐 하는 것인데요. 제가 직접 체험해보니 월 300원도 아까운 서비스였다는 겁니다. 아래 사진을 자세히 봐주시면 이 서비스가 얼마나 허접하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신용 정보 조회 내역을 살펴보았습니다. 조회 결과를 보고 별로 신뢰가 가지 않았던 것은 그동안 신용정보 조회 내역이 모두 8건 밖에 없었기 때문입니다. 2002년도 현대카드 개설 당시 신용정보 조회가 이루어졌고, 그때부터 2012년까지 10년 동안은 개인정보 조회기록이 한 건도 없습니다. 


심지어 2002년 현대카드 개설 정보는 자사 정보라는 것을 감안하면 2012년 이전 신용조회기록은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제대로된 조회기록을 보여주는 것으로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본인 인증 발생여부를 조회하였는데 마찬가지로 11월 18일 이후 정보만 조회되었습니다. 여러 사이트에서 많은 개인인증을 거쳤는데, 단 4건 밖에 조회되지 않았습니다. 11월 19일 서비스 가입 이후 정보는 2건, 서비스 가입 전 정보도 2건 뿐이었습니다. 



실명 확인 정보도 검색해 보았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의 실명 정보 확인 현황을 조회하였는데 단 4건만 조회되었습니다. 


2014년 4월 월에 정부기관과 보험회사에서 발생한 실명확인 이외에는 조회되지 않았습니다. 제 명의로 최근 1년 동안 발생한 실명확인 내역이 단 4건 뿐이라는 사실이 믿지기 않았습니다. 




더 당한 것은 인터넷 가입 내역 조회입니다. 베타 서비스라고 소개 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검색 결과 값은 예스24 한 곳 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제가 인터넷에서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가입한 사이트는 적어도 몇 백개는 될 것입니다. 그런데 이 검색 서비스를 통해 나온 결과 값은 딱 1개가 전부입니다. 


인터넷 가입 사이트 1개 뿐? 


주민등록번호로 검색해도, 아이디로 검색해도 결과값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런 정도 검색 기능 밖에 없으면서 유료 서비스를 한다는 것이 참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심지어 해외 유출 확인 서비스는 '안전'하다고 나왔습니다. 문제는 이 결과가 전 세계에 있는 모든 게시판을 검색한 결과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돈을 받고 <개인정보안심서비스>를 제공하는 이 회사는 해외 사이트 몇 군데를 조회하는지 조차 밝히고 있지 않습니다. 


겨우 'NICE 평가정보(주)가 확인한 해외 사이트'를 대상으로 한다고 밝혀놓기는 하였지만, 그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이미 통신회사, 택배회사 등을 통해 수 많은 해외 사이트로 개인정보가 빠져 나갔을 것인데 해외로 유출된 개인정보는 없으니 안심하라는 결과 값을 어떻게 신뢰할 수 있을까요?


개인 정보 해외 사이트 유출 전혀 없다고?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은 이 회사가 제공하는 <개인정보안심 서비스>가 인터넷 망에 연결된 수 많은 웹사이트와 게시판들을 제대로 살피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라는 합리적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밖에도 주차 안심 서비스 같은 다양한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고 있었지만, 매월 3000원의 요금을 부담하면서 가입할 만한 서비스는 아닌 것 같았습니다. 


더 위험한 것은 이런 허접한(?) 서비스에 가입한 것으로 '개인정보유출'에 대해서 안심하는 것이 백배천배 더 위험합니다. 실제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이 회사가 보상해주는 금액은 겨우 200만원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이 정도 서비스로 안심하고 지내는 것은 정말 위험 천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황당한 일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무료 서비스 기간이 끝나는 날에 맞춰 문자메시지를 보낸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결국 무료 서비스 기간이 끝나는 날 오후 늦게 콜센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서비스 계약을 해지 하였습니다. 


"상담원이 가입할 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준다고 하였는데 문자가 안 왔더라"고 했더니 회사에서는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나는 가입 당시 상담원에게 분명히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해당 상담원을 확인해서 그런식으로 가입 권유를 하지 않도록 재교육 시키겠다"고 하였습니다. 모든 걸 상담원 개인의 책임으로 돌리더군요. 


아무튼 <개인정보안심서비스>는 믿고 안심할 만한 서비스가 못됩니다. 보이스 피싱 같은 것을 막아주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유출을 막을 수 있는 완벽한 서비스돟 아닙니다. 오히려 개인정보 유출을 막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원칙을 잘 지키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