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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어린이집에 보내자고?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은 '차별적인 무상보육이 낳은 재앙

할머니가 돌보는 아이는 정부지원금 반토막


할머니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아동학대를 막을 수 있을까요? 박근혜 대통령의 측근이자 호남에서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되어 세간의 이목을 끌었던 이정현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제주도청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에 참석해서 '할머니들을 어린이집에 보내자'는 방안을 제안하였다는군요.


"할머니들을 오전 오후 한번씩 어린이집으로 출근하게 해 참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봐야 한다"

"할머니는 아버지, 어머니랑 또 다른 사랑으로 돌봐주신다"

"CCTV보다 더 인간적이고 서로에게 부담도 덜 줄 뿐만 아니라 어르신 고용창출 효과도 있다"

"대다수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국가의 미래라는 마음으로 사랑을 쏟을 것이다. 전체를 매도하는 것은 자제하면서 열심히 하고 있는 선생님들과 원장에 대한 따뜻한 눈길과 성원이 있어야 한다."


언론에 보도된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의 발언 요약한 내용입니다. 이정현 의원이 제안한 이 방식대로 '하루 두 번씩 어린이집에 출근하여 참관하는 방식'이 바람직한 대안인지는 조금 더 따져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만, 할머니를 감시자로 파견하는 것이 CCTV보다 뭐가 더 낫다는 것인지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정현의원의 발언은 실효성 여부도 따져봐야 하지만  더 심각한 것은 새누리당과 정부가 만든 '무상보육 정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한 발언이기 때문에 더 황당합니다. 현재 새누리당과 정부가 만든 현재의 무상보육정책은 아이들을 할머니로부터 떼 놓는 정책이기 때문입니다. 




왜 할머니를 어린이집에 보내나? 할머니가 집에서 손주 돌보면 되는데...


위 표에서 보시는 것처럼 0세 유아를 어린이집에 보내는 경우 정부는 무상보육지원금으로 총 75만 5000원(어린이집에 지원하는 시설보조금 포함)을 지원합니다. 그런데 엄마나 할머니가 돌보는 아이들은 20만원만 양육수당으로 지원합니다. 결과적으로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75만 5000원을 지원 받지만, 양육수당으로 지급 받으면 20만원 밖에 지원받지 못합니다. 


새누리당과 정부가 만든 현재의 차별적인 무상보육 정책 때문에 할머니가 돌보던 아이들도 모두 어린이집으로 몰려가게 된 것입니다. 만약 할머니가 돌보는 아이들에게도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과 똑같이 월 75만 5000원을 지원한다면 지금처럼 모든 아이들이 어린이집으로 몰리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은 어린이집에 할머니를 보내는 것이 '고용창출 효과'도 있다고 하였는데, 양육수당을 무상보육지원금과 똑같이 지급하면 훨씬 더 큰 '고용창출 효과'가 생길 수 있습니다. 아울러 지금처럼 어린이집에 아이들이 몰려들지 않으면 어린이집 원장이나 교사들이 아이들을 함부로 대할 수 없게 되겠지요. 


수요 공급 법칙으로만 봐도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어린이집에 들어가기 위해 아이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상황이기 때문에 어린이집 원장들은 현재와 같은 안일한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린이집에 가겠다는 아이들 숫자가 줄어들고 경쟁체제가 만들어지면 보육서비스의 질이 높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무상보육과 양육수당을 똑같이 지원하면 많은 문제가 해결된다


지금은 무상보육 지원을 받기 위해서 어린이집에 줄을 서야 하는 상황이지만, 할머니가 돌보는 아이들도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과 똑같이 지원받을 수 있다면 어린이집 수요는 20%이상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국의 어린이집들이 아이들을 모셔(?)야 하는 상황으로 확 바뀌겠지요. 


비단 할머니가 돌보는 아이들 뿐만 아닙니다. 현재의 무상보육 지원제도는 직장에 다니지 않는 엄마도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기만 하면 매월 75만 5000원을 지원 받는 셈입니다. 대신 엄마가 집에서 아이를 직접 돌보는 경우에는 20만원의 양육수당 밖에는 받을 수 없습니다. 당연히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기는 엄마가 똑똑한(?) 엄마 취급을 받을 수 밖에 없습니다. 


인천 어린이집 폭행 사건 같은 '아동학대'를 한 두가지 정책 변화로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 어린이집에 다니는 아이들과 어린이집에 다니지 않는 아이들을 정부 지원금으로 차별하는 정책만 바꿔도 많은 문제가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들을 하루 두 번씩 '감시자'로 어린이집에 보낼 것이 아니라 할머니들이 집에서 손주들을 돌볼 수 있도록 '차별적인 무상보육 지원 제도'를 고치는 것이 바람직한 정책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들은 보육교사나 아버지, 어머니와는 또 다른 사랑으로 돌봐주실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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