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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

대마도 여행...왜 무덤만 보러 다녀?

by 이윤기 2015.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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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MCA 회원들과 2박 3일 동안 대마도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원래 야쿠시마 여행으로 시작된 해외 연수 계획은 미얀마와 캄보디아, 베트남 등으로 의논되다가 많은 사람들이 부담없이 함께 갈 수 있는 장소라는 이유로 대마도로 결정되었습니다.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다는 예언(?)이 딱 적중하여 모두 26명이나 참여하였습니다. 회원들끼리 깊이 소통하는 연수를 함께 하기에는 조금 인원이 많다 싶었지만, 서로 마음으로 배려하면서 2박 3일을 잘 지내고 돌아왔습니다. 


아침 8시 부산에서 이즈하라로 가는 배를 타기 위하여 전세버스를 빌려 마산에서 5시 40분, 창원에서 6시에 만나서 부산으로 출발하였습니다. 아침일찍 출발 준비를 하느라 5시도 되기 전에 일어나서 준비를 서둘렀네요. 


부산 여객선터미널에는 7시가 다 되어 도착하였는데,몇몇 분들은 간단한 아침 식사를 하러가고 출국 준비를 하는 동안 금새 출국 시간이 되더군요. 7시 30분부터 출국 심사를 받고 배를 탔더니 8시 정각에 출발하였습니다. 



1시간쯤 지났을 때 대마도 근해에 도착하였고, 섬을 따라 남쪽으로 한 참을 더 내려가서 이즈하라에는 10시 30분쯤 도착하였습니다. 대마도 입국 심사는 2년 전에 비하여 훨씬 빨라졌더군요. 30여 분만에 입국 심사가 모두 끝났습니다. 


단체 연수지만 여행 중간중간에 타고 다니려고 후배의 스트라이다를 빌려 갔는데, 대마도 세관에서 바퀴 세척을 하더군요. 전에 후쿠오카로 자전거 여행을 갈 때도 20명이 넘는 사람들의 자전거 바퀴를 세제를 뿌려가며 박박 닦는 것을 본 일이 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세관 직원은 제가 메고 있는 가방을 보더니 자전거냐고 묻더군요. 그렇다고 했더니 한쪽 구석으로 가더니 세제와 걸레를 꺼내 자전거 바퀴를 닦기 시작했습니다. 후배가 바퀴를 깨끗히 씻어 가방에 담아 방안에 보관하던 자전거라 바퀴가 깨끗했지만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세제를 뿌려가며 새로 닦았습니다. 참 철저하더군요.


이즈하라로 입국 한 후 첫 날 일정은 이즈하라 시내에 있는 유적지들을 답사하는 일정이었습니다. 부두에 내려 짐만 차에 실어 호텔로 보내고 걸어서 최익현 순국비가 있는 수선사로 이동하였습니다. 수선사에서 가이드 선생님으로부터 최익현 선생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최익현 선생 순국비가 있는 수선사는 원래 납골묘지입니다. 일본 절은 모두 납골묘를 운영하고 있고 큰 절이라 함은 납골묘의 규모가 큰 곳이라고 봐도 무리가 없다고 하더군요. 천황을 제외하고는 모두 화장 후에 절에 있는 납골묘로 가는 것이 일본의 장례문화라고 하였습니다. 


수선사를 내려와 근처 식당에서 '도시락'으로 점심 식사를 하였습니다. 밥과 여러가지 튀김류가 나오는 간단한 점심 식사였는데, 밥이 좀 작다 싶은 것을 빼고는 무난하였습니다. 새벽에 집을 나서느라 아침 식사를 못한 분들이 많아 이른 점심이었지만 밥이 부족하다는 분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점심 후에는 하치만궁 신사를 둘러보고, 티아라 쇼핑몰에서 티타임을 가진 후에 오후에는 조선통신사비와 대마도역사자료관을 차례로 둘러보았습니다. 재작년에 갔을 때 조선통신사비 앞에는 허접한 한국식 대문이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허접한 건물을 뜯어냈더군요. 뭔가 새로운 걸 만들고 있었습니다. 



대마도 역사자료관은 재작년과 마찬가지로 전시유물에 대한 한글 설명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가이드 선생님이 있어서 이것저것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대마도 역사자료관을 나와서 바로 뒤편에 있는 덕혜옹주결혼봉축비로 이동하였습니다. 


덕혜 옹주 결혼봉축비가 있는 장소는 옛 대마도 도주가 있었는 성터입니다. 덕혜옹주 결혼봉축비 앞에서서 그녀와 종무지의 불행했던 결혼 생활과 생애에 관한 이야기를 전해들었습니다. 


여행사와 의논된 가이드 선생님과 함께 한 마지막 일정은 반쇼인을 둘러보는 것이었습니다. 재작년 대마도에 왔을 때는 남의 무덤을 보러가는데 무슨 입장료(?)를 내냐는 한 마디에 관람을 포기하였던 곳입니다. 그런데 이번엔 입장료를 내더라도 꼭 보고 가자는 분들이 계셔서 반쇼인에 들렀습니다. 



반쇼인은 대마도 도주 가문의 무덤입니다. 그런데 무덤이라는 선입견만 빼고 보면 숲과 아름드리 나무들이 참 잘 가꾸어진 정원 같은 느낌을 주는 곳입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1000년이 넘었다는 나무들과 묘지로 올라가는 계단 길에 세워진 석등이었습니다. 야쿠시마에 있는 7200년 된 '조몬스기' 대신에 반쇼인의 1000년 된 나무를 보는 것으로 대신하였지요. 


반쇼인을 둘러보고 나올 때 아버지와 함께 온 젊은 친구가 한 마디 툭 던졌습니다. 오늘 여행이 어땠냐는 아버지의 질문에 "하루 종일 무덤만 보러 다녔네 ~~"하더군요. 실제로 대마도 여행 첫날은 그야말로 오후내내 무덤과 비석만 보러 다닌 것이 맞기는 맞습니다. 



반쇼인을 나와 마지막 여행지인 세잔지까지 걸어서 이동하였습니다. 이즈하라 시내가 워낙 좁기 때문에 우리나라 관련 유적들도 대부분 시내에 모여있습니다. 반쇼인을 나와 티아라 쇼핑몰 앞에서 세잔지까지는 걸어서 5분 거리입니다. 


처음 여행사에서는 추천하지 않은 장소였는데, 사명대사가 머물렀던 곳이라 일정에 포함시켰습니다. 가이드 선생님은 유스호스텔로 사용하면서부터 세잔지를 일반에게 개방하지 않기 때문에 가도 볼 것이 없다고 하였습니다만, 실내를 둘러보지 않아도 잘 가꾸어진 일본식 정원을 둘러보기에 괜찮은 장소였습니다. 더군다나 저희 일행은 시간도 많이 남았으니까요. 


조선통신사 숙소로 사용되었다고 하는 세잔지는 높은 돌축대 위에 자리잡은 아담한 절집입니다. 돌축대 이에는 돌로 만들어 놓은 '가레산스이' 정원이 만들어져 있습니다. 일본에는 곳곳에 유명한 가레산스이 정원이 있다고 하더군요. 돌로 굴곡을 주거 산과 계곡을 표현하고 큰 돌들은 산을 상징하는데, 돌표면의 문양으로 물의 흐름을 표현하기도 한다더군요.




가레산스이 정원이 아니어도 세잔지는 퍼즐 조각을 맞춰 놓은 것처럼 정갈한 정원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세잔지까지 가는 길 주변에는 여전히 에도 시대의 풍경이 남아 있어서 골목길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색적입니다. 세잔지를 둘러보는 것으로 첫날 공식 일정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숙소인 대마호텔에 들어와서 짐을 풀고 정리를 마쳤는데도 오후 4시가 채 안 되었더군요. 10여명의 일행들과 함께 400년 전 선착장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오후나에'를 보러 갔습니다. 호텔에서 500엔에 자전거를 몽땅 빌려도 모라라서 근처 자전거 가게에서 1000엔짜리 자전거를 추가로 2대 더 빌렸습니다. 



1시간 30분 후에 저녁 식사 예약이 되어 있었기 때문에 2시간도 안 타고 반납한다고 깍아 달라고 하였지만, 끄덕도 하지 않고 1일 대여료 1000엔을 모두 다 받더군요. 그래도 탁트인 바다를 보며 '오후나에'까지 다녀오는 자전거 라이딩은 즐거웠습니다. 


오후나에 가는 길에 놀이터에 있는 빙빙이처럼 자동으로 돌아가면서 오징어 말리는 기계를 보았는데, 모두들 처음보는 기계라고 하더군요. 갈 때는 워낙 빠른 속도로 돌아가는 바람에 오징어가 달려 있는 지 확인도 못했는데, 돌아올 때는 기계가 멈춰 있어서 오징어 건조 기계라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대마도 연수 첫날은 젊은 그녀의 표현처럼 무덤 투어로 마감하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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