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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무상급식 여론 정말 바뀌었나?

by 이윤기 2015.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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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를 앞두고 배달된 경남신문에 납득하기 어려운 여론조사 결과가 보도되었습니다. (경남신문 기사 바로 가기) 2면 첫 번째 기사로 '무상급식 주문투표 불가'라는 기사와 나란히 '도민 78%가 선별적 무상급식 찬성'이라는 놀라운 여론조사 결과를 크게 보도하였더군요.


불과 한 달 보름 전에 창원KBS 여론조사에서는 무상급식 중단에 대하여 찬성 37.8%, 반대 57.3%로 나왔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른 결론이 나올 수 있을까하는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경남대학교 지방자치연구소가 실시한 이번 조사는 18개 시군에 거주하는 20세 이상 도민 2085명을 대상으로 자체조사한 결과라고 나와 있었습니다. 


기사 끝머리에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표본오차는 99% 신뢰수준에 ±2.8%, 응답율은 15.92%로 나와 있었습니다. 아래 사진은 신공항유치, 선별적 급식 지원, 남강댐 식수 부산 공급, 초중고 9시 등교정책에 대한 경남대 지방자치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보도한 신문기사입니다. 



아래는 지난 1월 2일 KBS 창원총국에서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하여 조사한 결과인데,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찬성 37.8%, 반대 57.3%로 나와 있습니다. 유선전화와 휴대전화를 병행조사한 결과입니다. 


KBS창원총국에서는 뉴스로 이 여론조사 결과를 보도하면서 자세한 여론조사 결과를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고 안내하였고, 실제로 홈페이지에는 여론조사 결과 자료가 PDF파일로 올아와 있었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조사기관 : 미디어리서치, 조사방법 : 유선 휴대전화 병행조사, 조사대상 : 만 19세 이상 경남도민 1000명, 조사기간 : 2014년 12. 26~27, 표본오차 95% 신뢰수준± 3.1%P라고 자막으로 상세히 보도하였습니다.



20141229KBS창원 여론조사.pdf


그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연말에 경남도민일보가 조사한 '우리를 화나게 한 10대 뉴스'에서도 홍준표 도지사의 무상급식 중단이 1위로 뽑혔습니다. 과학적인 여론조사는 방법을 사용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어쨌든 무상급식 중단에 대한 반대 여론이 많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보도였습니다. 


그런데 설 연휴를 앞두고 경남신문에 보도된 경남대 지방자치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는 상식으로 납득할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선별적 무상급식에 대한 찬성율은 77.7%이고, 반대는 17.2%에 불과하였기 때문입니다. 한 달 보름 사이에 여론이 완전히 반전될 만한 사건이나 이슈가 없었는데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이런 의문을 제기하는 정도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려고 글을 써 두었는데, 오늘 아침 경남도민일보를 보니 그 해답이 나왔네요. 경남대 지방자치연구소가 '꼼수'를 부렸다는 사실이 보도되었더라구요. 


표세호 기자가 쓴 '이상한 무상급식 여론조사'라는 기사를 보면 그 비밀이 밝혀져 있습니다.(경남도민일보 기사 바로가기) 가장 큰 꼼수는 응답자 비율이었더군요. 경남신문이 크게 보도한 경남대 지방자치연구소의 여론조사는 20대 응답율 11.9%, 30대 응답율 4.6%%, 40대 응답율 13.0%, 50대 응답율 24.1%, 60대 응답율 46.3%였다는 것입니다. 


다시말자하면 전체 응답자 중에서 50대, 60대가 70%를 넘었다는 것이지요. 이 기사를 보면서 경남대 지방자치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한 의문이 한꺼번에 풀렸습니다. 실제로 무상급식 중단으로 가장 큰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은 30대 학무모와 40대 학부모는 17.6%만 응답하였더군요. 한 마디로 엉터리 여론조사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경남대 지방자치 연구소는 여론조사 방식도 신뢰도를 낮추는 방식을 선책하였더군요. 예컨대 창원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한 조사의 경우 일반전화와 집전화를 섞어서 조사하였는데, 경남대지방자치연구소는 '일반 전화'만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였습니다. 


이미 일반전화만 전화 여론조사를 하는 경우는 그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 '정설'이 되어 있는데, 이런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50대, 60대의 여론조사 응답 비율이 70%가 넘었던 것도 '일반전화'를 통한 조사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반전화만 이용한 여론조사 방식과 60, 70대에 편중된 응답 비율을 보면 한 마디로 엉터리 조사결과를 침소봉대하여 보도한 것이라고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경남대 지방자치연구소의 이번 여론조사와 경남신문의 보도는 '여론조사'를 통해 여론을 왜곡하는 사례로 두고두고 회자될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시민들을 교육할 때 나쁜 여론조사의 대표적인 사례로 사용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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