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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자전거 국토순례

동해바다 절경 일없다? 샤워나 실컷하는게 소원이다.

by 이윤기 2015.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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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1회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④ 아름다운 동해안 바닷길 85km 라이딩 


한국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셋째 날 라이딩 이야기 이어갑니다. 울산에서 구룡포까지 달려 온 라이딩 둘째 날 밤은 포항시와 포항시 시설관리공단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구룡포청소년수련관에서 하루 밤을 편히 쉬었습니다. 


전날까지 숙소는 샤워기 숫자가 부족하여 아이들이 씻을 때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구룡포청소년수련관에는 넓은 샤워실이 있어 아이들이 충분한 시간여유를 가지고 씻을 수 있었답니다. 


역시 국토순례의 화두는 ‘물’입니다. 물이 인간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라는 것을 하루하루 체험으로 깨닫고 있는 듯 합니다. 마시는 물과 씻는 물 그리고 더위를 식혀주지만 라이딩을 어렵게도 하는 빗물까지 ‘물’이 날마다 국토순례에 참가한 청소년들의 행복을 결정하는 듯 합니다. 




라이딩 셋째 날은 포항 구룡포청소년수련원을 출발하여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까지 약 85km를 달렸습니다. 포항송도초등학교 옆 송림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밥 먹고 쉬는 시간에 짬깐 소나기가 내렸습니다. 밥 먹고 삼삼오오 흩여져 휴식을 취하다 소나기를 맞았기 때문에 여기저기서 원망의 목소리가 쏟아졌습니다. 


“아 쉬는데 왜 비가 오는거야?”,“달릴 때 비가 왔으면 시원하기나 했을텐데” 뭐 이런 불만들이었습니다. 자전거 국토순례를 하는 일주일 동안은 먹는 수돗물부터 하늘에서 내리는 빗물까지 ‘물’이 희노애락의 근원이더군요. 


마침 숙소인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 앞마당에는 분수가 뿜어져 나오고 있어 아이들은 완주의 기쁨을 만끽하는 환호성을 지르며 뛰어들어 열기를 식혔습니다. 역시 물이 희노애락의 근원임에 분명하였습니다. 


그 보다 더 큰 환호가 뒤이어 터져나왔습니다. 아이들에게 숙소를 배정하면서 “오늘 샤워는 방마다 샤워시설이 있습니다. 밤 11시까지 자유롭게 씻으면 됩니다”하고 방송을 하였을 때 모든 아이들 입에서 저절로 “와” ~ 하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정말 기쁨에 겨워 자발적으로 환호성을 지르더군요. 



샤워 실컷하는 것이 지금...여기서 가장 큰 행복


선생님들이 큰 소리로 함성 5초간 질러보자고 할 때 내는 소리와는 차원이 완전이 다른 기쁨이 넘치는 환호성이었습니다. YMCA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지난 26일부터 나흘 동안 지내면서 가장 크게 기뻐한 순간이었습니다. 아이들 행복의 기준은 역시 ‘물’이었습니다. 


물을 땀에 흠뻑 젖은 몸을 깨끗이 씻을 수 있다는 것이 그리고 물을 원없이 마실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온 몸으로 느끼고 깨달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침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좋은 시설을 갖춘 청소년 시설 중 한 곳이라 아이들은 먹는 것, 씻는 것, 잠자는 것을 모두 만족스러워하였습니다. 


시간에 쫓기지 않고 방 별로 샤워를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이야기에 환호성을 지르던 아이들은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어가서 또 한 번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평소보다 밥도 더 많이 먹고 남기는 아이들도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숙소 역시 쾌적하였는데, 아이들은 “수학여행이나 학교 수련활동 가는 곳하고 완전 다르다”며 놀라워 하였습니다. 난생 처음 OECD 선진국 청소년들답게 국립청소년 시설에서 행복한 하루 밤을 보낸 것일테지요. 



자전거 라이딩 셋째 날도 변함없이 아침 6시에 일어났습니다. 사흘 째 아침인데 아이들은 깨워도 쉽게 눈을 뜨지 못합니다. 회복이 빠른 아이들이라고 해도 하루하루 피로가 쌓이는 탓인지 참을 깨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아이들 중에는 6시 전에 일어나 친구들이 없는 시간에 화장실에 가 용변도 보고 세수도하고 여유있게 출발 준비를 하는 부지런한 녀석들도 있습니다. 


힘들게 잠에서 깬 다음 배낭을 꾸리고 자전거 복장으로 갈아 입고는 트럭에 배낭을 실어놓고 곧장 아침밥을 먹으러 갑니다. 처음엔 아침밥을 먹기 싫다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며칠 자전거를 타면서 밥을 안 먹으면 더 힘들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아침을 걸러는 아이들이 없어졌습니다. 


아침 밥을 먹고는 곧장 출발 준비를 합니다. 구룡포 청소년수련관에서 약 7km 떨어진 호미곶까지 가벼운 아침 라이딩을 하고 호미곶 상생의 손을 배경으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기념 촬영을 하였습니다. 


포항시내까지 가는 오전 라이딩 구간 역시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틀 동안 자전거를 타면서 대열도 잘 맞고 오르막 구간을 오르는 기술도 늘고 내리막 구간을 안전하게 달릴 수 있게 되었지만 그래도 힘들기는 매 한가지였습니다. 



호미곶지나 포항시내까지 오르막, 내리막의 연속


구룡포 청소년수련원을 출발하여 호미곶을 들러 포항시내까지 이동하는 구간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르막과 내리막길의 연속이었습니다. 아침 8시에 숙소를 출발하여 낮 12시까지 고작 38km 밖에 달리지 못할 만큼 오르막, 내리막이 많았습니다. 


사람들은 흔히 해안선을 따라 달리면 평지만 있을 것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은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것은 산길을 달리는 것과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호미곶을 출발하자마자 나타난 약 1km가 넘는 가파른 오르막 구간을 지나면서 힘을 빼놓더니 그 뒤에도 크고 작은 오르막 구간이 반복해서 나타났습니다. 




점심 먹는 장소까지 가는 동안에 체력이 소진하여 후미로 뒤처지는 아이들이 속출하였습니다. 전체적인 라이딩 대열은 많이 좋아졌지만, 오르막 구간을 힘들어 하는 아이들 숫자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더군요. 


구룡포 청소년수련원을 출발하여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까지 달리는 85km 구간의 대부분은 해안길이었습니다. 호미곶부터 포항시내까지 가는 아름다운 해안 길, 강구항을 지나는 화려한 해안 길 그리고 곳곳에 해수욕장을 비롯한 아름다운 동해안 바닷길을 지났습니다. 


하지만 자전거를 타느라 지친 아이들 눈에는 아름다운 동해안 바닷길도 감흥을 주지 못하였습니다. “야 멋지다, 바다 한 번 보고 달려라”하고 말을 건네도, 자전거 타는데 혼신의 힘을 쏟고 있는 아이들 눈엔 경치가 들어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700미터 산길 끌바...젖먹던 힘까지 다 썼다


늘 팀의 맨 후미에서 달리면서도 한 번도 뒤처지지 않고 달리는 여자 친구는 “달릴 때는 눈 앞이 캄캄해서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야말로 ‘혼신’의 힘을 다하여 자전거를 타고 있는 것이지요. 


다행히 포항시내를 거쳐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까지 이동한 오후 구간은 오르막이 덜하였습니다. 작은 오르막 구간이야 끝없이 이어졌지만, 높고 긴 오르막 구간이 없었던 덕분에 오후6에 맞춰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오후 구간에도 시련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는 국내 최고의 시설을 갖춘 곳이지만 자전거를 타고 온 청소년들에게는 엄청난 난관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 최고의 시설을 갖춘 체험센터가 해발 150여미터의 바닷가 산(언덕) 위에 있었던 것입니다.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 입구에 도착한 아이들에게 두 개의 길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하나는 자동차가 다니는 길인데 약 3.5km를 우회하여 가는 길이었고, 다른 길은 가파른 산길을 따라 자전거를 끌고 약 700미터를 올라가야 하는 길이었습니다. 


진행팀은 700미터의 가파른 산길을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야 하는 길을 선택하였습니다. “누가 이런 곳에 숙소를 정했냐?”는 불만 섞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지만, 숙박 목적지까지 완주하였다는 기쁨이 더 큰 때문이지 자전거를 타고 가파른 길을 올라가면서도 불만이 더 증폭되지는 않았습니다. 






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 라이딩 셋째 날은 포항 구룡포청소년수련원을 출발하여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까지 약 85km를 달렸습니다.  GPS기록으로보면 총 주행시간은 약 5시간 30분이고, 거리는 84.48km, 평균 속도는 15.4km입니다. 하루 종일 달린 평균 속도는 전날보다 1km/h 정도 더 빨라졌습니다.  


휴식 시간을 포함한 총 라이딩 시간을 계산하면 아침 8시 30분 숙소를 출발하여 오후 6시까지 9시간 30분 동안 약 85km를 달린셈입니다. 하루하루 주행거리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실력과 체력이 쌓여가면 하루 110km가 넘는 구간도 무리없이 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YMCA 청소년 자전거 국토순례에 참가한 아이들이 힘들게 자전거를 타면서도 동해안의 아름다운 해안길을 마음에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국립영덕청소년해양환경체험센터에서 바라보는 망망대해 동해안의 수평선을 가슴에 품고 태백산맥을 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