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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안상수 시장, 도지사 되면 창원광역시 추진할까?

by 이윤기 2015.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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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창원시의회에서 개최된 창원미래연구소와 마창진참여자치시민연대, 경남지방자치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한 지역현안 토론회 <창원광역시 승격, 어떻게 볼 것인가?>에 다녀왔습니다. 토론회를 창원시의회 노창섭 의원이 주선한 때문인지, 아니면 토론회 주제가 민감한 사안이었기 때문인지, 창원시의원들과 관계 공무원들 그리고 창원광역시 추진 위원들이 많이 참석하였더군요. 


주최측이 준비한 자료집이 모자라고 처음 준비했던 좌석이 모자라 칸막이를 걷고 의자와 탁자를 추가로 설치할 만큼 성황리에 시작되었으며, 토론회를 마치는 시간까지 많은 분들이 자리를 지켜주었습니다. 경남대학교 정원식 교수가 '창원 광역시 승격, 왜 필요한가?'를 주제 발표를 하였고, 경남지방자치센터 조유묵 상임이사가 '창원 광역시 승격 지역 전문가 의견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토론자로는 노종래 창원시의원, 김종대 창원시의원, 안소동 전 대통령 소속 지방분권 촉진위원회 실무위원 그리고 제가 참여하였습니다. 정원식 교수의 발표자료와 조유묵 상임이사의 발표자료는 아래 첨부 파일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토론자로 참여하였던 저의 토론 내용을 요약하여 포스팅합니다. 




   

창원광역시 추진에 반대하기도 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는 '불신'합니다. 창원 광역시 문제의 뿌리는 창원시 통합에서부터 출발합니다. 마산, 창원, 진해를 통합하기 전에 전문가를 자처하는 분들이 통합시가 출범하면 '창원시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는 것 처럼' 이야기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런데 막상 통합해보니 갈등과 반목만 심해졌습니다.  행정구역 통합에 대한 시민의 지지도 받지 못하면서 또 다시 광역시 추진 운운하고 있기 때문에 시민들은 냉소적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 시민들이 창원 광역시 추진에 관시믈 갖지 않는 것은 어차피 안 될 이이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창원 광역시 추진은 2010년 행정구역 통합 당시의 취지와 명분에 맞지 않는 일입니다.. 당시 정부는 기초 자치단체의 광역화를 목표로 행정구역 통합을 추진하였습니다. 전국의 기초 자치 단체를 70여개로 통합하고 행정 단계를 축소하여 효율성을 높이겠다고 하였지요. 그런데 지금에 와서 행정 체제 개편이 흐지부지 되자 창원 광역시를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은 지방행정체제개편 방향과 전혀 만지 않는 일입니다. 


특히 마산, 창원, 진해의 지역 갈등과 균형발전 요구, 분리요구를 무마하기 위해 광역시 승격을 추진하는 것이야말로 본말이 전도된 정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광역시 승격으로 자치구를 만들어서 자치행정과 분권을 통해 책임행정을 강화해야 한다고 하였는데, 이것은 2010년 통합 당시의 논리와도 서로 출돌하는 주장입니다. 


창원 광역시가 되고 마산, 창원, 진해가 각각 자치구로서 각자 생존의 길을 모색해야 하는 것이 정말로 바람직한 일이라면 애당초 통합하지 않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10년에는 통합하는 것이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고 잘 살 수 있는 길이라고 주장했던 분들이 불과 5년 후에는 광역시를 만들어 지역별 자치와 분권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말입니까?


정원식 교수께서는 “대도시 행정수요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였는데, 그런 문제라면 도시를 작게 쪼개면 되는 것 아닌가요? 자치와 분권을 내용적으로 강화하는 것은 자치단체의 규모를 줄이는 것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2010년에는 마산, 창원, 진해를 통합하는 것이 행정수요에 부응하는 것이라고 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도시가 너무커서 행정 수요에 부응하지 못한다는 주장을 하니 참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창원 광역시를 추진하는 분들은 울산시 사례를 예로 만이 들더군요. 그런데 과연 울산 광역시가 창원시보다 살기 좋은 도시라고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예컨대 보행자가 걷기에 좋은 도시가 되었다거나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도시가 되었다거나 아이들이 자라기에 좋은 도시가 되었다거나 부녀자들이 안심하고 밤거리를 다닐 수 있는 안전한 도시가 되었다거나 막무가내로 도시를 재개발하여 아파트 숲을 만드는 일이 없어진다거나 임대 주택이 늘어나서 전세 사는 사람들에게 더 살기 좋은 도시가 되었다거나 이런 일은 없는 것 같습니다. 


광역시가 되면 좋은 점을 많이 이야기 하였지만 예산이 늘고 공무원이 늘고 이런 것이 아니라 환경이 깨끗해진다거나 교통사고가 줄어든다거나 범죄가 줄어든다거나 청소년들이 행복해진다거나 하는 삶의 질을 높아지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경기도 성남시는 광역시가 아니지만, 최근 지방정부가 가진 권한의 틀 안에서도 다양한 새로운 복지 정책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산후조리원비용 지원, 청년 배당 연간 100만원 지급 등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제도만 탓만하는 것이 옮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창원 광역시가 되면 좋아진다고 주장하는 내용을 보면 시민들에게 착시효과를 일으키게 하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컨대 광역시 승격을 해야 하는 이유로 51층 이상 20만의㎥ 건축물 허가를 할 수 없는 한계를 이야기 하였는데, 51층 이상 건물을 얼마나 자주 짓는다고 이런 한계를 말하는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또 광역시 승격으로 자치구를 만들어 차치행정과 책임 행정을 강화하자고 하는데, 불과 5년 전 마산, 창원, 진해를 통합할 때는 도시를 규모를 키워 행정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창원 광역시가 되면 대형국책 사업을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좋은 좋은 일은 아닙니다. 


창원시를 망치고 있는 것들은 모두 대형국책사업들입니다. 마산해양신도시 사업, 가포 신항만 사업 같은 것이 모두 대형국책사업인데,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만 높이고 시민들의 삶은 더 피폐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창원 광역시 승격으로 자긍심이 향상되고, 주민자치가 향상될 수 있다고 하는 주장들도 모두 '착시효과'를 노리는 주장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발제자의 주장처럼 광역시를 만들어서 정말 자치와 분권을 강화하고 싶다면 '마산, 창원, 진해'를 분리하는 것이 훨씬 더 바람직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역시가 되면 수도권 및 부산 등 대도시로의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과연 광역시가 되면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서울, 부산으로 대학 가는 것을  막을 수 있을까요?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이 서울 지역 대학으로 가면 모두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현실’인데 어떻게 인력 유출을 막을 수 있단 말입니까? 광역시 승격하는 것과 인력 유출은 무관한 일이며, 광역시가 되던 안되던 지역 대학들을 좋은 대학으로 만들면 해결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상수 시장의 광역시 추진에 대해 홍준표 지사가 했던 말이 광역시 추진의 본질을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지사는 기자 간담회 때 "오죽 했으면 그런 공약을 내걸었겠느냐? 광역시라는 꿈을 걸어놔야 서로 덜 싸우고, 마산, 진해가 빠져나가지 않지 않겠느냐? 그 마음은 이해하지만 (광역시 승격은)어렵다"고 하였더군요. 홍지사가 늘 옳은 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 말은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안상수 시장과 토론회에 오신 분들에게 질문해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안상수 시장은 경남도지사 출마를 저울질하다가 창원시장 출마로 선회하였습니다. 지금 홍준표 지사의 인기가 없기 때문에 안상수 시장이 다음 지방선거에서 경남도지사가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만약 다음 지방선거에서 안상수 시장이 경남도지사가 되어도 ‘창원 광역시 승격’에 찬성할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