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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조립 컴퓨터 구입...메모리가 없이 배송

by 이윤기 201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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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활동하는 단체 실무자들이 사용하는 컴퓨터 7대를 한꺼 번에 교체하였습니다. 앞서 테크숩코리아를 통해 비영리단체들은 정품 소프트웨어를 기부 받을 수 있다는 포스팅을 할 때도 이야기 하였듯이 지원이 중단된 윈도우 XP를 사용하고 있던 오래된 컴퓨터들을 한꺼번에 교체하였습니다. 


조립 컴퓨터를 구입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윈도우 운영체제를 빼고 하드웨어만 구입할 경우 10 ~ 15만원 정도 더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저희 단체의 경우 테크숩코리아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에서 기부 받은 윈도우 운영 체계를 사용할 예정이었기 때문에 운영체제가 설치 되지 않은 컴퓨터를 구입한 것입니다. 


모두 세 번에 걸쳐 컴퓨터를 주문하였는데, 3~4일 간격으로 각 3대씩 그리고 약 10일 쯤 후에 추가로 1대 모두 7대를 구입하였습니다. 앞서 설명 하였다시피 윈도우 운영체제가 없는 컴퓨터를 7대 구입하였기 때문에 컴퓨터가 도착 하였을 때 바로 작업을 못하고 연말읖을 앞두고 먼저 처리 하느라 1달 동안 박스를 열어보지도 못하였습니다. 


지난 12월 초가 되어서야 11월 초 ~ 중순에 구입한 컴퓨터들 7대를 모두 회의실에 가져다 놓고 새로 구입한 컴퓨터를 사용할 7명의 후배 실무자들과 전에 사용하던 컴퓨터에서 하드디스크와 CD롬을 옮겨 설치하는 작업과 윈도우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작업을 동시에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중 한 대가 아예 켜지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새로 구입한 컴퓨터가 켜지지 않는다고 해니 모두의 시선이 집중 될 수 밖에 없었지요. 컴퓨터를 껐다가 다시 켰더니 "삐 ~ 삐 ~ 삐~ "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동안 컴퓨터 고장 증상을 많이 봐 왔기 때문에 '메모리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컴퓨터 케이스를 열면서 어쩌면 조립할 때 메모리가 제대로 끼워지지 않았을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막상 케이스를 열고 보니 정말 어이가 없는 일이 일어 났더군요. 메모리가 잘못 끼워진 것이 아니라 아예 메모리가 끼워지지 않은 컴퓨터가 배송되어 온 것입니다. 


헉~ 메모리 안 끼워진 컴퓨터 배송


메모리 없는 컴퓨터를 보는 순간 '낭패다'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이미 길게는 한 달, 짧게는 보름 가까이 지났기 때문에 컴퓨터를 판매한 회사에서 순순히 메모리가 없다는 주장을 믿어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컴퓨터가 배송되어 왔을 때 곧바로 박스를 열어 제품의 이상 유무를 살펴보지 않은 것을 후회하기 시작하였지요. 


다른 6대의 컴퓨터에 하드디스크와 CD롬을 옮겨달고 윈도운 운영체제를 설치하는 동안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한 회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상담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 하였지요. "세 번에 걸쳐 컴퓨터 7대를 구입하여 20~30일이 동안 그냥 뒀다가 오늘 윈도우를 설치하려고 보니 컴퓨터 1대에 메모리가 끼워져 있지 않다"고 사실대로 설명을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상담원은 펄쩍 뛰더군요. "절대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겁니다. "컴퓨터 조립 후에 검사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메모리가 끼워지지 않는 컴퓨터가 출고되는 일은 결코 생길 수가 없다"고 하더군요. 


저도 참 답답했습니다. "컴퓨터를 구입한 지는 1달 가까이 되었지만, 오늘 처음 박스를 열었다. 삐 ~ 삐 ~ 삐 ~ 소리가 나면서 컴퓨터가 켜지지 않아서 케이스를 열어보니 메모리가 끼워져 있지 않았다. 내가 뭐하러 거짓말을 하겠냐?"


결국 상담원과 저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상담원은 제가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하더군요. 그러면서 CCTV를 모두 확인해서 보내주겠다고 하더군요. 저도 다른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하자고 동의하였습니다.


이런 분쟁이 더러 발생하는지 회사에서는 조립라인에 CCTV를 설치해놓았다고 하더군요. 회사 쪽에서는 회사가 실수 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해야 하고, 저는 제가 결백 하다는 것을 확인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문제는 입증 책임인데...때를 놓쳤다


컴퓨터 회사 상담원은 CCTV를 확인하는데 20일 이상 걸린다고 하더군요. 결국 새로 구입한 컴퓨터 7대 중 1대는 사용을 못하고 그냥 보관하고 있습니다. 참 한심한 노릇이지요. 설마 컴퓨터 조립회사에서 이런 실수를 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처음 택배가 왔을 때 확인해보지 않은 것이 가장 큰 실수였습니다.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하였기 때문에 구매확정이 되기 전에 문제를 발견하고 크레임을 걸었으면 훨씬 쉽게 교환이나 환불 등의 조치를 받을 수 있었을텐데, 구매확정이 된 후라서 컴퓨터 판매회사는 얼마든지 배째라는 식으로 나올 수 있는 상황이 되어버린 겁니다.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해보니 이 컴퓨터에 사용하는 메모리 가격이 대략 2만원 정도 하더군요. 제때에 제품을 확인하지 않았기 때문에 2만원을 손해 볼 수 밖에 없는 난감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제가 처음부터 메모리가 없었다는 주장을 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가버린 것이지요. 


어쨌든 CCTV를 서로 확인하기로 하였기 때문에 20여 일이 지난 후에 회사에 다시 연락을 하였습니다. "CCTV 확인을 해주신다고 했는데... 확인이 되었는지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조립부서에 확인해보고 다시 연락을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1시간 후에 다시 연락이 왔습니다. 


"조립부서에서 CCTV를 확인하기가 어려우니 그냥 메모리를 보내드릴테니 직접 장착해서 사용하시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결국 새로 산 컴퓨터를 1달 동안 사용하지 못하고 모셔 두는 것으로 '손해'를 마감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