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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정치

박근혜보다 안철수가 더 싫다

by 이윤기 2016.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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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 선거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고 나니 뉴스에 대통령이 자주 등장하지 않아서 좋습니다. 그런데 대통령이 자주 등장하지 않는 동안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의원이 자주 등장 하는데, 그분을 보는 것이 여간 불편하지 않네요. 


야권연대의 책임을 모두 안철수 의원에게 물을 수는 없겠지만, 어쨌든 후보 단일화에 대한 반대 입장이 분명하고 있고, 끝내 이번 선거는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일여다야 구도로 치뤄야 하는 상황입니다. 


제가 살고 있는 경상도 지역에서는 오히려 야권 후보들이 지난 30여년 동안 치뤄진 어떤 선거보다 약진하고 있습니다. 통영 같은 곳에선 여전히 새누리당 후보가 무투표 당선까지 되었습니다만, 김해, 창원, 마산, 양산 등에서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경남 뿐만아니라 부산, 울산, 대구에서도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지난 30여 년 중에서 가장 높다고 합니다. 사실 제가 살고 있는 마산 회원구 선거만 해도 후보자 등록 직전까지만 별로 기대하지 않았던 지역입니다. 


그런데 선거운동이 시작되고 나서 반 홍준표 여론이 급격하게 확산되고 3전 4기하는 하귀남 후보에 대한 동정론까지 더해져 야권 후보가 당선을 바라보는 상황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정 실패 새누리당...또 다시 과반의석... 참담하다


하지만 언론보도를 보면 이번 선거의 승리가 판가름나는 수도권 판세는 매우 암담해보입니다. 야권 연대 실패, 후보단일화 실패로 새누리당 후보들이 어부지리를 얻게 되는 지역이 전혀 줄어들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역 현장에서의 후보간 연대나 단일화 역시 더 이상 진척없이 선거는 코앞으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른바 전문가를 자처하거나 전략통이라고 회자 되는 사람들마저도 이제는 "유권자 단일화가 유일한 대안"이라는 이야기 밖엔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이렇개 개판을 쳐도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는 상황이 불보듯 뻔한 일이되고 보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다른 분들도 저와 생각이 비슷한 분들이 있겠습니다만, 저의 경우 "모든 곳에서 야권 연대하고 후보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야권 연대나 후보 단일화보다 먼저 선거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확신합니다. 


예컨대 과반득표를 전제로 하는 결선 투표제를 도입 하던지, 학자들이 주장하던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를 하던지, 석패율 제도를 도입하던지 그렇지 않으면 중대선구제로라도 바꾸던지 아무튼 선거제도를 바꾸는 것이 더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야권 단일화 바람직한 대안 아닌 것 알지만...


그런 방식으로 선거제도를 바꿀 수 있는 가능성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 새누리당의 독주를 막기 위해서는 후보를 단일화에라도 기대를 할 수 없었던 겁니다. 하지만 "야권연대도 없고 후보단일화도 없다"는 안철수 의원의 소신(?) 덕분에 총선 이후 더 암울한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는 참담한 예상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고보니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밉다"고 제 주변(유유상종)엔 박근혜보다 안철수가 더 꼴보기 싫다는 사람들이 수두룩합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안철수 의원은 과거에도 단일화를 별로 선호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박원순 시장과 서울시장 후보자리를 놓고 단일화를 할 때도 전격적으로 그냥 양보(대권을 위해 양보 했는지도 모르지만)하는 선택을 하였습니다. 


2012년 대선 때 문재인 후보와도 사실 단일화 협상이 지지부진하자 단일화 대신 '후보사퇴'를 선택 하더군요.  그러고 보면 안철수 의원은 한 번도 제대로 단일화 해 본 일이 없습니다. 어쩌면 다음 대선도 제대로 국민경선을 해봤자 승산이 없기 때문에 일찌감치 탈당을 한 것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당 밖에서 정권교체 세력을 만들겠다"는 말로 그런 예상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무튼 이번 총선을 통해 딱 한가지 명쾌하고 명확해진 것은 안철수 후보가 결코 대통령감이 아니라는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안철수는 더 이상 야권의 대안이 아닐 뿐만 아니라 결코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