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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TSA 자물쇠 비밀번호 알아내기

by 이윤기 2017.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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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용 가방에 사용하는 TSA 자물쇠 사용하시는 분들 많이 계시지요? 바로 아래 사진에 있는 열쇠입니다. TSA는 미국교통안전청의 약자이고 TSA 자물쇠는 공항의 보안 검색 직원들이 다이얼 번호를 몰라도 마스터키로 손쉽게 열수 있도록 고안된 자물쇠입니다.  보안 검색 직원들이 가방을 수색하는 경우 지퍼를 망가뜨리지 않고  열 수 있도록 하는 자물쇠이지요. 


저도 여행 가방에 사용하기 위해 TSA007 규격의 4자리 다이얼 숫자를 사용하는 자물쇠를 구입하여 여행 때 뿐만 아니라 자전거 잠금 장치로도 자주 사용하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자물쇠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열수 없는 상황이 생겼습니다. 


지난 겨울 6개월 동안 둘째 아들이 필리핀으로 해외봉사활동을 다녀왔는데, 그 때 이 열쇠를 가져갔던 아들이 현지에서 비밀번호를 까먹었다고 하더군요. 현지에서 비밀번호를 변경 하다가 열쇠를 떨어뜨렸는데, 바뀐 번호를 모르겠다는 겁니다. 



멀쩡한 열쇠를 그냥 버릴 수가 없어 비밀번호 찾기를 시도하였습니다. 비밀번호가 두 자리 숫자라면 잠깐 시간을 내어 00~99까지 차례로 맞춰볼 수도 있겠지만 0000~9999까지 숫자를 모두 맞춰보는 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습니다. 


물론 TSA 자물쇠는 번호를 몰라도 열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위 사진에서 보는 것 처럼 열쇠 구멍이 따로 있습니다. 마스터 키를 사용하면 다이얼이 있는 쪽 말고 열쇠 구멍이 있는 쪽 잠금쇠가 아래로 내려가면서 다이얼 반대쪽을 열 수 있도록 고안되어 있습니다. 


정상적으로 자물쇠를 열려면 아래 사진으로 보시는 마스트키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가 아니어도 클립 두 개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자물쇠를 열 수 있습니다. 클립을 곧게 펴서 열쇠 구멍을 양쪽 끝으로 밀어 넣은 다음 오른쪽으로 몇 번 돌려보면 열쇠구멍이 회전 하면서 윗쪽 잠금쇠가 아래로 내려갑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다이얼 비밀번호를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클립 두 개로 어렵지 않게 자물쇠를 열 수능 있었지만 그렇다고 늘 클립을 들고 다니면서 자물쇠를 잠궜다 열었다 할 수도 없는 노릇이지요. 결국 다이얼 비밀번호를 찾아내려면 반대쪽에 있는 다이얼 네 자리 숫자를 알아내는 방법 밖에는 없었습니다. 



첫 번째 시도는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비밀번호를 차례차례 맞춰보는 방법이었습니다. 먼저 이것저것 아들 녀석이 자주 사용하는 비밀번호들을 맞춰 봤지만 어느 것도 맞이 않았습니다. 안 열릴 줄 뻔히 알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가 자주 사용하는 비밀번호도 이것저것 맞춰 봤지만 역시 안 열리더군요. 


두 번째 시도는 인터넷 검색이었습니다. 다음, 네이버, 구글에서 차례로 TSA 자물쇠 열기, 번호 자물쇠 열기를 검색해보았습니다. 다음과 네이버에서는 TSA 자물쇠 비밀번호를 새로 설정하는 방법이 주로 나오더군요. 구글에서는 네 자리 숫자를 사용하는 다이얼 자물쇠를 여는 법이 검색되었습니다. 


유튜브에 올라 온 동영상들 숫자판을 0~9까지 돌리면서 숫자판 사이에 돌출된 쇠구슬이 있는 숫자 네 개를 찾아 맞춘다음 좌측 혹은 우측으로 5칸을 옮기면 자물쇠가 열린다고 하더군요. 블로그에 올라 온 여러 글들을 검색해서 읽어보았지만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이 가장 신빙성이 높아 보였습니다. 



자물쇠를 들고 숫자판을 한 칸씩 돌리면서 쇠구슬을 찾아보았습니다만, 암만 뚫어져라 살펴봐도 제가 사용하는 TSA 자물쇠에는 쇠구슬이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밝은 불빛 아래에서 틈새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숫자판에 작은 금속 돌기가 솟아 있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여러 번 관찰해보니 아주 작은 쇠구슬로도 보이더군요. 


그래서 숫자판 네 개를 차례로 돌려서 작은 쇠구슬 부분을 나란히 맞추었습니다. 그렇게 맞춘 숫자가 5555라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유튜브에 올라 온 동영상에 따르면 이 5555를 각각 다섯 칸씩 돌려서 0000으로 맞추면 자물쇠가 열린다고 되어 있더군요. 하지만 제가 가진 자물쇠는 같은 방식으로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1번 쇠구슬을 고정 시켜놓고 2, 3, 4번 쇠구슬을 한 칸씩 옮겨보기도 하고, 1, 2번 쇠구슬을 고정시켜 놓고 3, 4번 쇠구슬을 한 칸씩 옮겨보기도 하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자물쇠는 꿈쩍도 하지 않더군요. 첫 날 시도는 여기서 멈췄습니다. 다른 일을 하면서 머리를 식혔다가 다음 날 다시 시도해 보았습니다. 


다시 다이얼을 요리조리 돌리면서 생각을 짜내다가 다시 한 번 구글링을 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아래 사진에 있는  TSA 자물쇠 비밀번호 재설정하는 방법을 발견하였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비밀번호를 재설정할 때 잠금쇠 부분을 180도 회전하지 않고 90도만 회전한 후에 잠금쇠를 누르고 다이얼을 맞춘다는 설명에서 '번쩍'하고 답이 스쳐갔습니다. 



유튜브에 나오는 보통의 다이얼 열쇠는 쇠구슬을 나란히 맞춘 후에 다섯 칸을 돌려줘야 하지만,  TSA 자물쇠는 두 칸 혹은 세 칸만 돌리면 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TSA 자물쇠 비밀번호를 재설정 할 때 잠금쇠를 90도 회전 시켜서 아래로 누르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쇠구슬의 위치와 분명히 관련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들뜬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숫자판 사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볼록하게 튀어나온 쇠구슬(돌기)을 찾기 시작하였습니다. 숫자판을 한 칸씩 돌리다보면 아주 작은 흔적이지만 나머지 아홉 칸과 다른 돌출 부분이 있는 숫자가 있습니다. 


그 네자리 숫자를 맞춘 후에 잠금쇠를 당겨보았지만 열리지 않았습니다. 열리지 않는 것이 당연한 줄 알면서도  손이 먼저 자동으로 시도해 본 것이지요. 다음엔 숫자 네 개를 동시에 오른쪽으로 한 칸을 돌리고 잠금쇠를 당겨 보았지만 열리지 않았습니다. 




다시 숫자 네 개를 동시에 오른쪽으로 한 칸 돌리고 잠금쇠를 당겼는데 툭하고 위로 튀어 올라왔습니다. 비밀번호 설정법에 나온 사진에서 답을 유추한 것이 맞았습니다. 숫자판에 튀어 나온 돌기 부분이 비밀번호 재설정과 관련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더군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비밀번호를 0000으로 설정한 경우 숫자판의 돌기 부분을 나란히 맞추면 8888로 맞춰집니다. 그럼 자물쇠를 열기 위해서는 8888을 각각 오른쪽으로 두 칸씩 돌려주면 됩니다. 오른쪽으로 두 칸씩 돌리면 0000이 맞춰지고 자물쇠가 열리는 것입니다. 비밀번호를 다르게 설정해도 숫자판 돌기 부분을 맞춘 후에 오른쪽으로 두 칸을 돌려주면 자물쇠가 열립니다 


이젠 비밀번호를 아무리 섞어 놔도 번호판에서 돌기 부분을 찾아 일렬로 맞춘 후에 숫자판 전체를 오른쪽으로 두 칸만 이동시키면 자물쇠를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일반적인 다이얼 자물쇠는 다섯 칸을 이동시켜야 하는데, TSA 자물쇠는 두 칸을 이동하는 것이 비밀을 푸는 핵심 열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