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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청렴한국인 대상...수상자가 무려 59명

by 이윤기 2017. 1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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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군수가 자신의 농장에 불법건축물을 짓고 산림을 훼손하는 등 법을 위반하고 항소심에서 벌금 2000만원을 받았는데,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을 받았다는 보도를 보고 의혹이 어떻게 이런 군수가 상을 받았을까 하는 의혹을 제기하였습니다. 


그후 수상 경과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상을 준 단체의 활동도 납득할 수 없는 점들이 많다는 의혹을 제기하였는데, 오늘은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을 만들어 상을 주는 (사)청렴코리아에 대하여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먼저 이 단체는 지나치게 '국민권익위원회'와이 깊은 것처럼 보이려고 노력합니다. 사실 이 단체와 국민권익위원회의 관계는 법인 등록을 여러 정부 기관 중에서 '국민권익위원회'에 하였고, 나름대로 부패방지와 청렴사회를 구현하기 위한 활동을 하는 것이 전부입니다. 


청렴코리아 홈페이지...국민권익위원회와 산하기관처럼 디자인...


그런데도 언론에 보도된 기사는 물론이고, 홈페이지 로고에까지 지나치게 '국민권익위원회소관'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소관'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국민권익위원회가 "맡아서 관리"하는 비영리법인 9개 중 하나일 뿐입니다. 





다른 8개 기관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대부분 '국민권익위원회소관'이라고 대문짝 만하게 써 붙여놓은 곳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단체와 다른 단체 한 곳만 '청렴코리아'라는 자기 단체 명과 함께 '국민권익위원회소관'이라는 로고와 문구 그리고 '청렴한 세상'이라는 권익위 로고를 표시해 놓았습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는 문화관광부 소관 단체입니다만, 문화관광부 소관이라고 표시하는 경우는 본 일이 없습니다.)


정확한 사실 관계를 모르면 '국민권익위원회소관' 단체일 뿐인데, 국민권익위원회 산하 단체 쯤으로 오해하기 딱 좋은 홈페이지 디자인을 해놓고 있습니다. 언론보도 역시 그런 오해를 하기 딱 좋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민간단체 행사인데... 국민권익위원회 위원장 이름 표기는 왜?


오영호 의령군수와 같은 날 상을 받은 다른 사람의 수상 소식을 보도한 기사를 보면 확연하게 드러납니다. 아래는 모 언론사에서 수상 소식을 보도한 기사 중 일부입니다.  


"사회적****연구센터 이** 상임이사가 반부패 주간(12월 1일~19일)을 맞아 13일 오후 1시 창원시 KBS홀에서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박은정) 소관 (사)청렴코리아(상임대표 정완규)가 주관하는 청렴 시상식에서 청렴대상을 수상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뿐만 아니라 괄호 안에 위원장 이름까지 표기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국민권익위원회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처럼 오해하기 쉽게 보도한 것이지요. 




펼침막 보면...국민권익위원회와 공동 주최로 오해할 수도 있어...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 시상식장에서 찍은 사진들을 보면 그런 의혹은 더욱 커집니다. 행사장 대형 펼침막에는 '국민권익위원회'와 '청렴코리아' 로고가 바둑판 모양으로 디자인 되어 있으며, 한 가운데는 커다랗게 국민권익위원회 공식로고가 박혀 있습니다.


'자랑스런 청렴한국인대상'을 잘 모르는 시민들은 '국민권익위원회'가 주는 상으로 오해하기 딱 좋은 디자인입니다.  위 사진에서 보시는 펼침막을 보면 국민권익위원회와 청렴코리아가 함께 상을 주는 것처럼 보이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하지만 이 시상식은 국민권익위원회와 관련이 없어보입니다. 행사 주최측에서 펼침막을 만들면서 '국민권익위원회'를 로고를 가져다 사용하여 시민들을 헷갈리게 만들었을 뿐이지요. 


(사)청렴코리아가 국민권익위원회가 깊은 관련이 있거나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을 수여하는 것으로 오해할만한 여러 활동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도 납득하기는 어렵습니다. 


업무상 소관단체에 불과한 민간단체가 마치 국가기관의 산하단체인 것처럼 오해할만한 디자인과 로고를 사용하여 홈페이지를 만들도록 내버려두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고, 국민권익위원회가 시상하는 것으로 오해하기 좋도록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 시상식을 하는데도 그대로 방치하는 것도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각 부문별 대상수상자만 59명? 납득하기 어려운 수상자 숫자

지난 13일 창원에서 개최된 제 3회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 수상자는 무려 59명이나 된다고 합니다. 은상, 금상, 동상 등 모든 수상자가 59명이라도 상식을 벗어난 많은 숫자인데, 각 부문별 대상만 모두 59명이라고 하더군요. 
도대체 대상 수상자가 이렇게 많은 상이 대한민국에 또 있는지 의심스럽습니다. 


대상수상자가 59명이나 되다보니 이 시상식을 모두 (사)청렴코리아의 예산만으로 진행하는 것일까하는 의혹도 생겼습니다. KBS 창원홀 대관료와 행사장 준비, 대상 상패 준비 등만 해도 적지 않은 예산이 소요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혹자는 수상자들에게 행사 비용 부담을 시켰을지도 모른다는 의혹도 제기하였습니다만, 저는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상 수상자가 무려 59명이나 되어 오히려 '상'의 권위는 떨어졌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편 사진을 보면 행사장에 적지 않은 시민들이 참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이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보다는 59명의 수상자들과 관련 있는 사람들이 행사장을 채웠을 것이라고 짐작합니다. 


사실 이런 행사는 상을 받는 수상자나 그 가족이 아니면 참석하기가 쉽지 않지요. 결과적으로 보면 대상 수상자를 59명이나 선정하였기 때문에 시상식 행사장에 사람들을 불러모을 수 있었고, 기념 강연회까지 개최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가지 의혹이 생깁니다만, 뭐니뭐니해도 제일 납득하기 어려운 것은 여전히 수상자가 59명이나 된다는 사실입니다. 2017년 제 3회 자랑스런 청렴한국인 대상을 수상한 수상자 명단을 보고 싶네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 이런 상을 받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