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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일주...자전거 타고 가면 다 맛집?


YMCA 제주도 자전거 국토순례 중문-성산일출봉까지 74.1km 라이딩


아직 해가 올라오기 전 이른 아침 7시에 숙소를 출발하였습니다. 대략 75km 정도만 달리면 되는 날이라 조금 천천히 출발할 수도 있었습니다만, 일기예보에 오후 늦게부터 다음 날까지 비 소식이 있어 서둘렀습니다. 비가 내리기 전에 성산 일출봉 숙소에 도착하기 위하여 오후 4시까지 라이딩을 마칠 수 있도록 시간 계획을 세웠습니다. 


둘째 날이 되자 국토순례에 참가한 청소년들은 훨씬 안정감이 생기고 여유로웠습니다. 따뜻한 서귀포 날씨 덕분에 첫날 보다 자전거 타기에 좋은 여건이었습니다. 10년 전 제주도 자전거 일주 때는 일주도로를 따라 성산일출봉으로 갔었는데, 그 때는 서귀포 근처를 지나갈 때 오르막 구간이 많아서 힘들었던 기억이 남아 있었습니다. 


하지만, 새로 생긴 제주환상 자전거길은 해안도로를 따라 가는 길이라 걱정했던 반복되는 오르막 구간은 없었습니다. 멀리 일본 열도를 지나 태평양으로 연결되는 서귀포 바다를 보며 달리는 길은 바람이 불어도 춥지 않고 상쾌하였습니다. 



숙소를 출발하여 7km 남짓 달려 '법환바탕 인증센터'에서 인증 도장을 찍고, 6km를 이동하여 미풍해장국으로 아침밥을 먹으러 갔습니다. 아침식사를 하러 서귀포 시내로 들어가는 길에 제가 길 안내를 잘못하여 잠깐 딴 길로 빠졌다가 되돌아오는 작은 사고가 있었습니다만, 다행히 먼 길을 돌아가지는 않았습니다. 


서귀포 시내에 있는 미풍 해장국에 아침 밥을 예약해 놓아 25명이 자전거를 타고 시내로 진입하였습니다만, 마침 일요일 아침이라 차량 통행이 뜸하여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미풍해장국은 체인점이었습니다만 아침 추위를 녹이기에 해장국이 딱 괜찮았습니다. 


식당 한 켠에 계란 프라이를 해 먹을 수 있는 셀프 코너가 있었는데, 해장국이 나오는 동안 보급팀 김봉수 선생과 둘이 계란 프라이 스물 다섯개를 구워냈습니다. 태어나서 한꺼 번에 계란 프라이를 가장 많이 구웠던 날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겨울에도 자전거 타기 딱 좋은 따뜻한 서귀포 바닷길


아침 식사를 마치고 다시 제주 일주 해안도로로 빠져나가 바닷가 길을 달렸습니다. 쇠소깍까지 약 8km를 달렸습니다. 오전에 짧게 달리고 자주 쉬는 편안한 라이딩이 이어졌습니다. 쇠소깍에 도착하니 해도 올라오고 날씨도 더 따뜻해져서 겉옷을 하나 벗고 자전거를 탔습니다. 


표선 해안 도로는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았습니다만, 제주 올레길과 겹치는 구간이 자주 나와 올레길 걷는 분들과 자주 마주쳤습니다. 자전거가 걷는 사람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였습니다만, 걷는 분들은 불편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서귀포를 출발하여 보목동 - 하효동 - 남원리 - 태흥리 - 세화리를 지나 표선면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둘째 날 점심은 '고기 국수'를 먹었습니다. "제주도에 왔으니 한끼는 고기 국수를 먹어줘야 한다"는 후배의 제안으로 국수를 먹었습니다. "국수 먹고 (허기져서)자전거 어떻게 타겠냐?"는 반대 의견도 있었지만, 오후 라이딩거리가 짧아 제주 별미인 고기국수를 먹기로 하였습니다. 


제주도에서 여러 번 고기 국수를 먹었는데, 그동안 먹은 고기 국수는 뼈다귀 육수에 수육을 올려주는 국수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먹은 고기 국수는 감자탕에 들어가는 뼈다귀를 통째로 올려주는 색다른 고기국수였습니다. 



'표선 카라반 국수'는 인터넷 맛집으로 알려진 곳이라 손님들이 많이 찾아왔습니다만, 점심을 먹고 30분 넘게 쉬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었습니다. 식당 좌석 일부와 의자와 그네가 설치된 뒷마당에서 겨울 햇빛을 쬐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오후라이딩은 사흘 동안 제주 라이딩 구간 중에서 가장 평지가 많은 구간이었습니다. 표선리 - 신천리 - 신산리 - 온평리 - 신양리 - 고산리 - 오조리를 지나 성산일출봉이 있는 성산리 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오후 3시간 지나면서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하였는데, 오후 4시쯤 성산리 해와 바다 게스트 하우스에 도착하니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지기 시작하였습니다. 


짧은 거리, 오르막 없는 평지 구간...오후 4시 숙소 도착


게스트 하우스 전체를 사용하기로 했더니 사장님께서 홀 전체에 자전거를 세울 수 있도록 해주셔서 다행히 비를 피해서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었습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고 여유롭게 근처 식당으로 가서 저녁 식사를 마쳤습니다. 


점심과 마찬가지로 "제주도까지 왔으니 생선구이도 한 번 먹어줘야 한다"는 제안을 받아 생선구이와 오분자기 뚝배기로 예약하였습니다. 예약시간에 맞춰 스타렉스를 두 번으로 나눠타고 식당에 도착했는데 황당한(?)일이 생겼습니다. 




스물 다섯 명 예약을 받은 식당에서 밥이 부족하다는겁니다. 먼저 도착한 열 두명은 겨우 밥을 먹었는데, 두 번째 일행이 도착하였는데 생선구이와 오분자기 뚝배기 그리고 밑반찬이 놓인 식탁에 정작 중요한 밥이 없었습니다. 


막 밥을 시작한 전기 밭솥은 아직 남은 시간 표시도 나오지 않은 채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고, 사장님은 냉동실에 있던 묵은 밥을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있었습니다. 정말 황당하더군요. 보통 식당에서는 갑자기 밥이 떨어지면 새로 밥을 하는 동안 근처 다른 식당에서 공기밥을 빌려오더군요. 옆집에서 밥을 빌려오는 일은 더러 본 일이 있어 그렇게 하겠지 하면서 기다렸습니다. 


점심에 국수 한 그릇 먹고 자전거를 타고 와서 씻고 쉬웠다 나왔더니 배가 고파서 밥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한 개, 두 개 젓가락으로 집어 먹다보니 밥도 없이 반찬을 모두 비웠습니다. 그래도 전기 밥솥은 밥이 다 되려면 10분은 더 기다려야하겠더군요. 



다른 테이블에 앉은 아이들은 밥 더 먹어야겠다고 궁시렁궁시렁하고 있고, 실무자들이 앉은 테이블엔 냉동실에 있던 밥을 전자레인지에 데워서 가져왔는데 해동이 덜 되어 먹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10분을 더 기다려 새밥이 나온 후에 생선구이와 뚝배기까지 새로 상을 봐서 늦은 저녁을 맛있게 먹었습니다. 


갑자기 예약하지 않은 손님들이 들이 닥쳐 밥을 팔았더니 밥이 모자라더라는 궁색한 변명에 더 화가 났지만, 생선구이와 뚝배기를 두 번씩 차려주면서 "미안하다"는 분에게 더 이상 화를 낼 수도 없었습니다. 


자전거 타는 사람들 사이에 "자전거 타고 가면 다 맛집"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자전거를 함께 타고 밥을 먹으러 가면 배가 고프기 때문에 "뭘 먹어도 다 맛이 좋다"는 말인데요. 둘째 날 저녁 식사 예약이 어긋나기는 하였지만 이틀 동안 먹은 밥이 모두 맛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로 부족했던 아이들은 숙소로 돌아와 보드게임을 하며 놀다가 저녁 간식으로 컵라면을 하나씩 먹어치우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밤이 늦어도 비는 그칠 줄을 모르고 다음 날 라이딩을 걱정하면서 둘째 날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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