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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쿠팡 2900원 자동 결제...조심 !

by 이윤기 2019. 10.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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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10월 4일) 우연히 통장 정리를 하다가 <쿠팡와우 월회비> 2900원이 제 통장에서 출금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저는 쿠팡와우 회원이된 기억이 없는데, 너무 황당한 일이라 인터넷 검색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쿠팡와우 월회비>는 쿠팡에서 로켓 배송을 받기 위해 매월 납부하는 회비라고 나와 있더군요. 

처음엔 <쿠팡와우 회원>가입 같은 건 절대로 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억을 자꾸 더듬어 보니 두 달 전쯤 쿠팡에서 물건을 살 때 로켓 배송을 신청한 일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정확한 기억은 아닙니다. 제가 회원 가입을 했는지 안 했는지 기억이 분명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비자운동을 하는 제가 정확히 알았다면 이런 서비스 신청를 신청하는 일은 없었을 것입니다. 아울러 저는 다른 인터넷 쇼핑몰에 비해 쿠팡은 자주 이용하지 않는 편입니다. 쿠팡을 자주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당연히 추가로 비용을 부담하고 '로켓 배송'을 신청할 까닭도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제가 <쿠팡와우 회원 가입> 신청을 한 일이 없다는 것을 입증하기는 불가능하고, 쿠팡 쪽에서도 제가 8월 10일에 회원 가입 했다고 주장하는 것을 반박할 증거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내가 결제하면서 뭘 잘못 눌러서 이렇게 되었을 수도 있겠다"면서 자꾸 제 기억력을 의심하게 되더군요. 

참 난감한 일이었습니다. 결국 쿠팡 측에 "내가 회원 가입 신청을 했다"는 증거를 달라고 요구하지 못하였습니다. 결제 과정에서 '로켓 배송 신청'을 했었던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말입니다. 

계좌를 확인해보니, 10월이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이미 9월에 2900원이 결제 되었더군요. 예컨대 8월부터 1달 동안은 무료로 '로켓와우 멤버십' 서비스를 제공받았고, 한 달 후에 '해지 신청'을 안 했기 때문에 매달 2900원씩 통장에서 출금되도록 되어 있었던 겁니다. 

케이블 방송과 인터넷 회사 등에서 이런 식으로 한달 혹은 두달 동안 무료로 사용해보고 취소하면 된다는 마켓팅 전화가 많이오지만 저는 모두 잘 거절합니다. 왜냐하면 제가 한 달 혹은 두 달 무료 서비스가 끝나는 날짜를 기억했다가 '해지 신청'을 하는 걸 놓칠게 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정 기간 무상 서비스 후에 유료로 전환되는 서비스는 아예 신청을 안합니다. 

그런데 요번에 쿠팡에게는 당하고 말았습니다. 나도 모르게...신청서가 작성된 겁니다. 제가 쿠팡 사이트에 들어가서 취소도 해보고, 다시 신청도 해보고 다시 취소도 해봤는데,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신청과 취소가 '너무' 간편하게 이루어지더군요. 마우스 클릭을 잘못하면 자기도 모르게 실수로 '신청'할 수 있겠더라는 겁니다. 

<로켓와우 멤버십> 이용 약관을 보면 "회원은 무료체험 기간이 만료된 이후, 회원이 등록한 결제 정보를 이용하여 회사가 이용료를 결제하는데 동의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예컨대 1달간 무료로 사용하게 해주고 2달째부터 2900원 사용료를 내겠다는 고객 동의를 받아둔 것이더군요. 

쿠팡에서 <로켓와우 멤버십>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 중에 몇 사람이나 이 약관을 읽어 봤을까요? 제가 이런 황당한 사연을 페이스북에 올렸더니, "똑같이 당했다", "지금도 출금 되고 있다", "취소 하는 방법을 알려달라" "고객센터 계속 통화 중이다" 하는 댓글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일단 제가 인터넷으로 취소 신청했던 과정을 정리해서 공유하였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로케와우 멤버십>에 가입되어 있는 것을 취소하려면, 일단 쿠팡로그인 - 오른쪽 위 <마이쿠팡> - 왼쪽 <로켓와우 멤버십 관리> 클릭 후에 화면 가운데...<로케와우 중단하기> 를 누르면 즉시 처리 됩니다.

저의 경우 결제 당일에 취소했기 때문인지 몇 시간 후에 곧바로 결제가 취소되었다는 문자메시지가 날아왔습니다. 요런 미끼 상품 주의 해야 합니다. 요런 일에 아주 영리하게 대처하는 후배는 '취소 날짜'를 알람으로 맞춰 놓고 1달 공짜 서비스만 이용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자발적으로 회원 가입을 하신 분들은 요렇게 알람 맞춰놨다가 탈퇴하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저 처럼 결제 과정에서 '로켓 배송'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가입 동의'를 해버린 경우입니다. 예컨대 마우스 클릭 한 번으로 너무 쉽게 가입 동의가 이루어지는 '가입 절차'를 고쳐야 합니다. 소비자가 두 번 세 번 고민해보고 손해인지 이익인지 판단 할 수 있는 '동의' 절차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로켓와우 회비가 월 2만 9000원이었으면 이런 식으로 가입 동의를 받지 못했을 겁니다. 그리고 저 처럼 자기도 모르게 가입한 사람들도 쉽게 월 회비를 포기하지 않았겠지요. 하지만 월 2900원이기 때문에 대부분 환불 신청까지는 하지 않고 탈퇴하는 것으로 그만둡니다.

쿠팡은 2900원짜리 이 결제로 도대체 얼마나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을까요? 한국소비자원을 통해 <소비자 정보공개 청구>를 해보고 2900원을 갖고 더 싸울지 그만둘지 판단해 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