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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 여행 연수/산 길 걷기

무학산 보다 아찔한 전망...대산 & 진달래

by 이윤기 2020.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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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을 대표하는 산은 대한민국 100대 명산에 이름을 올린 무학산입니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다닌 주말 산행 뿐만 아니라  이런저런 행사나 단합회, 야유회 등으로 여러 차례 무학산을 다녔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둘레길도 가끔 걸었습니다. 해발 700미터가 넘는 산이지만 집에서 나와 10~20분이면 등산로 입구까지 갈 수 있기 때문에 접근성도 아주 좋은 편이지요. 

무학산에서 멀지 않은 곳에 정상 부근에 진달래 군락지가 있는 <대산>이라는 멋진 산이 있다는 것을 지난 주말에야 알게 되었습니다. 마산에서 50년을 넘게 살면서 늘 무학산을 다니면서도 멀지 않은데도 <대산>까지 가 볼 생각은 왜 못했을까요? 

난생 처음 대산을 다녀 온 것은 택시 기사님의 추천 때문이었습니다. 3월 마지막 일요일에 만날재를 출발하여 광산사까지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걷고, 광산사 근처에서 콜택시를 불러 타고 만날재로 되돌아 왔는데, 그 때 택시 기사님이 "이 부근에서는 대산 진달래가 가장 멋지다"고 하시더군요. "4월 첫 주말이면 진달래가 장관을 이룬다"는 이야기를 듣고 대산 산행을 결심 하였답니다. 

무학산과 대산 사이에는 바람재, 윗바람재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봉우리들이 있습니다. 가벼운 산행을 하러 나서면 바람재나 윗바람재까지는 전에도 여러 번 다녀왔습니다만,  윗바람재를 지나 대산까지는 처음이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찾은 부산일보에 나왔던 지도를 보니 대산 정상부근에 '진달래 군락지'가 표시되어 있더군요. 

지난 주말, 아침 9시 만날재 주차장에서 일행들과 만나서 만날재-쌀재-바람재-윗바람재까지 올라가는데 1시간 30분쯤 소요되었습니다. 일행 중에 오랜만에 산에 와서 힘들어 하는 사람이 있어 휴식을 겸하여 이른 점심을 윗바람재에서 먹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휴식을 하면서 체력을 회복한 후 11시 30분에 윗바람재를 출발하여 대산까지는 40여분이 걸렸습니다. 

해발 725미터 대산은 무학산(761미터)보다 조금 낮은 산입니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멀리 진동만까지 멋진 탁 트인 바다 풍광을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정상을 지나 광려산쪽으로 가는 나무 데크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정말 아찔한 느낌이 들더군요. 설악산 같은 높은 산에 오른 것 같은 착시현상이 생길 정도였습니다.  아래 지도에서 보시는 것처럼 멀리까지 남쪽 바다가 파랗게 펼쳐졌습니다.  

클릭 하시면 큰 지도로 볼 수 있습니다.

대산 진달래 군락은 기대보다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4월 첫 주말에 만개할 것이라는 택시 기사님의 예측이 빗나갔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3월 마지막 주말에 꽃이 활짝 피었던 것 같더군요. 제가 갔을 때는 꽃이 많이 떨어지고  벌써 잎이 나고 있었답니다. 활짝 꽃을 피웠을 때는 진달래 꽃 터널이 장관을 이루었겠더군요. 그 아름다운 꽃은 보려면 내년을 기약할 수 밖에 없겠더군요. 절정의 진달래를 못 보긴 하였지만, 그래도 진분홍 꽃잎이 여전히 많이 남아 있어서 봄의 정취를 느끼기엔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대산에서 쌀재-광산사 임도로 내려가는 길은 무척 가파른 길이었습니다. 표지판에 700미터라고 되어 있었지만 워낙 경사가 가파른 길이라 많이 힘이 들었습니다. 다음에 다시 대산을 가더라도 거꾸로 올라가는 시도는 절대하고 싶지 않더군요. 대산에서 임도까지 내려오느라 일행 모두 체력이 바닥나 가파른 산 길이 끝나는 곳에서 긴 휴식을 취했습니다. 

클릭 하시면 큰 지도로 볼 수 있습니다.

준비해간 원두 커피를 내려 마시고, 간식으로 챙겨왔던 사과와 감말랭이를 나눠 먹으며 체력을 회복하였습니다. 광산사 쪽으로 하산을 하면 1km 정도만 걸으면 택시를 타고 출발지도 되돌아 갈 수 있었습니다만, 일행들 모두 임도를 따라 걸어서 만날재로 가기를 원하더군요. 

임도를 따라 7~8km를 더 걸어서 만날재 주차장까지 내려왔습니다. 스마트폰 어플에 기록이 제대로 되지 않아 인터넷 지도를 놓고 거리를 측증해보니 대략 15km 정도는 걸었겠더군요. 산길 반, 임도 반이었지만 제법 많이 힘들었습니다. 특히 쌀재에서 만날재까지 내려가는 마지막 2km 시멘트 길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다행히 코로나 덕분에 주말마다 운동을 하였던 덕분인지 허벅지나 종아리 근육이 뭉치지는 않았습니다. 제법 길게 걸었지만 다행히 무릎 통증도 없었으니 여간 다행이 아니지요. 

클릭 하시면 큰 지도로 볼 수 있습니다.

아무튼 중요한 것은 '대산'에서 바라 보는 사방 경치가 정말 절경이라는 사실입니다. 자주 가던 무학산에서 보는 풍광과는 전혀 다른 경치가 압권이었습니다. 무학산에 비하여 많은 사람들이 가는 산이 아니라서 자연 경관이 더 좋았던 것 같습니다. 

봄엔 진달래 군락에 활짝 꽃이 펴서 아름답겠지만, 녹음이 짙은 여름에도 낙엽이 지는 가을에도 무학산과 다른 멋진 자연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더군요. 몇 달 후에는 여름 대산을 보러 갈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