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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 캐시백 포인트 나는 반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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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시사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 6월 28일 방송분)

 

코로나-19 재난 상황이 1년 반이 넘도록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여당이 추석전 제 5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재난지원금 지원에는 신용카드 캐시백 포인트 지급 방안이 새롭게 논의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재난지원금을 신용카드 캐시백 포인트로 지급하는 방안에 관하여 비판적으로 검토해보겠습니다. 

국내에서 발급된 신용카드는 2019년 연말 기준으로 1억 110만장이 넘습니다.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1인당 평균 4장의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셈인데요. 한때는 소득이 없는 학생들에게까지도 신용카드를 남발하여 가계가 파산하고 카드 빚에 시달리다 목숨을 끊는 일도 생겼고, 결국 국민들을 빚쟁이로 만든다는 비난이 쇄도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신용카드 빚이 사회문제가 되자 정부가 나서서 신용카드 발급 조건을 까다롭게 하고, 국민들에게 신용카드 대신 체크카드를 사용하도록 권유하는 캠페인도 벌이고, 월급쟁이들에게는 연말정산 공제를 적용할 때,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사용액을 더 많이 적용하도록 제도를 바꾸기도 하였습니다. 정부에서는 2008년 금융위기와 함께 신용카드 빚이 사회문제가 되자 YMCA와 같은 소비자단체를 통해 청소년신용교육을 전국적으로 진행하기도 하였습니다. 

성인과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신용교육을 진행할 때 교육대상자들이 가장 크게 깨달았던 것은 바로 신용카드의 실체를 알게 될 때였습니다. 우리는 흔히 신용카드는 카드회사들이 소비자들의 신용을 담보로 할부 혜택도 주고, 캐시백과 같은 포인트도 돌려주는 것으로 좋은 의미만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사실 신용카드의 정확한 이름은 ‘부채카드’가 되어야 합니다. 

 

 

신용카드의 정체는 부채카드

보통 소비자들은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처럼 돈을 먼저 빌려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채’라는 생각을 잘 하지 않는데, 실제로 신용카드를 사용하는 만큼 빚이 쌓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아울러 쉽게 빚을 낼 수 있기 때문에 현금을 사용할 때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한다는 것도 이미 여러 소비자연구를 통해 밝혀져 있습니다. 

신용카드라고 하는 것은 카드회사 입장에서 믿고 돈을 빌려줘도 될 만한 소비자들에게만 발급해주는 신용장 같은 것입니다. 물건을 판매하는 상인들에게 우리 카드회사가 지급을 보증 할테니 우리 회사 부채 카드를 소지한 사람에게는 외상으로 물건을 줘도 좋다고 약속하는 것입니다. 

저는 2008년 금융위기가 찾아와 신용카드 빚이 사회문제가 되었을 때, 그동안 사용하던 신용카드를 모두 없애고 체크카드로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오랫동안 신용카드를 사용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빚이 쌓아가면서도 카드 결제하는 날 연체만 하지 않으면 괜찮다고 생각하였는데, 막상 신용카드를 없애고 체크카드로 바꾸려고 마음먹고 보니 그게 제 뜻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막상 체크카드로 바꾸려고 보니 저도 모르는 사이에 야금야금 지출이 늘어나서 통장에 월급이 들어와도 며칠 후 신용카드 결제일이 지나면 잔고가 하나도 없어지고, 그때부터는 다음 월급날까지 신용카드로 빚을 지면서 살았다가 월급날이 되면 카드회사에 빚을 갚는 아슬아슬한 생활을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사실 저만 이렇게 사는 것이 아니라 월급 생활을 하는 많은 직장인들이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살아갑니다. 그러다보니 많은 직장인들이 가장 기분좋은 날은 월급날이지만, 가장 우울한 날은 월급난 다음에 있는 신용카드 결제일이라고들 하지요. 

 

 

신용카드 없애는데...1년 걸렸는데

저는 신용카드를 없애겠다고 마음먹고 매달 10~20%씩 지출을 줄여서 조금씩 잔고를 늘이고, 약 10개월 동안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번갈아 사용한 끝에 한 달 동안 빚을 지지 않고 체크카드로만 결제할 수 있도록 소비 습관을 완전히 바꾸는데 1년이 걸렸습니다. 신용카드 뿐만아니라 휴대전화 간편결제, 고가의 휴대전화 할부 구입, 자동차 캐피터 할부를 비롯하여 온갖 다양한 신용결제 수단이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이 쉽게 빚을 내서 더 많이 지출하도록 유혹하고 있어서 빚을지지 않고 정신 똑바로 차리고 살기가 참 어려운 세상입니다. 

어렵게 어렵게 신용카드를 없앴는데, 정부가 제5차 재난지원금을 소득하위 70~80% 국민에게만 지급하는 대신에 전국민을 대상 신용카드 캐시백을 제안했다고 하는 황당한 뉴스를 듣게 되었습니다. 

정부가 오늘 신용카드 캐시백 지급 방안을 정리하여 <상생소비지원금> 제도라고 이름을 붙여서 상세한 내용을 발표하였습니다. <상생소비지원금>을 받으려면, 2분기 월평균 카드 사용액과 비굥하여 3%이상 증가한 액수의 10%를 캐시백으로 환급해주겠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2분기 월평균 카드사용액이 100만원이었던 소비자가 8월에 153만원을 쓰면 5만원을 캐시백으로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월 최대 1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캐시백을 모두 받으려면 8월, 9월, 10월에 매달 203만원을 신용카드로 지출해야 합니다. 2분기 평균 지출액이 2백만원이었다면 매달 406만원을 지출해야 되는겁니다.(6월 언론보도)

저소득층보다 상대적으로 소비여력이 큰 부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정부가 당초 계획을 수정하여 백화점, 대형마트, 온라인쇼핑몰 등이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였다고 합니다. 정부는 이번 정책이 상대적으로 소비여력이 있는 고소득층의 지출을 늘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예컨대 최고 30만원의 신용카드 포인트를 받으려면 3분기에 걸쳐 신용카드 지출을 300만원을 더 써야하기 때문에 소비를 진작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운동을 하는 제가 보기에 신용카드 포인트 지급은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됩니다. 여러 이유가 있는데 첫째, 우선 신용카드 회사는 대부분 재벌대기업과 은행들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신용카드 포인트 혜택이 생기면 부자들뿐만 아니라 재난지원금을 받는 하위 70~80%의 국민들도 모두 신용카드로 지출하게 될 것입니다. 

 

 

신용카드 회사만 배불리는 캐시백...제로페이 지원금이 효과적이다

그렇게 되면 당장 여러 지방정부가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서 만들어 놓은 ‘제로페이’ 시스템이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소상공인들의 카드수수료를 획기적으로 낮추어주겠다고 많은 세금을 들여서 ‘제로페이’를 만들어 놓고는 국민들에게 제로페이나 지역화폐 대신에 신용카드로 돈을 써도록 유도하는 결과를 낳게 되기 때문입니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입장에서 보면 신용카드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카드회사에 내야하는 수수료가 늘어나기 때문에 실익이 줄어드는 정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제로페이로 타격을 입은 신용카드 회사들을 위한 정책이라고 혹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번째, 신용카드 회사들이 소비자들에게 돌려주는 10%의 캐시백 포인트는 카드회사들이 공짜로 주는 것이 아니라 정부가 카드회사에 보전해주는 돈입니다. 실제로 여러 경제지표와 언론보도를 보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격고 있는 것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인데, 신용카드 회사들만 땅짚고 헤엄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캐시백 정책입니다. 

신용카드 사용액을 늘이도록 하는 캐시백 정책이 실제로 시행되면 결국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사용을 제한한다고 하더라도 로나19로 오히려 막대한 특수를 누렸던 온라인 쇼핑몰을 통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세 번째로, 최대 30만원까지만 신용카드 캐시백을 지급하려면 단순하게 카드마다 10%의 캐시백을 지급하는 현재의 개별카드사 캐시백 시스템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국민들이 여러 카드를 사용해서 지출하더로도 그 지출 내역을 모아서 30만원까지만 캐시백을 지급하려면 별도의 전산시스템을 구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3분기에 목돈을 쓰고 정부로부터 캐시백으로 30만원을 받은 후에 신용카드 거래를 취소하는 소비자들을 걸러내기 위한 시스템도 만들어야 하고, 자발적으로 내놓지 않는 캐시백을 강제로 환수할 수 있는 방법도 만들어야 합니다. 제 5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해 이런 새로운 시스템을 만드는데 세금을 쓰는 것은 낭비라고 생각됩니다. 

네 번째로는 소비자들의 신용카드 사용액을 늘이도록 하는 것은 또다시 국민들에게 먼저 빚을 내서 사고나서 미래 소득으로 빚을 갚도록 하는 나쁜 소비습관과 과소비를 권유하는 잘못된 경제정책이기 때문에 반대합니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지원이 되려면, 골목상권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지역화폐로 지급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것은 이미 1차 재난지원금으로 입증이 되었는데, 왜 정부가 신용카드 회사들에게 주는 특혜와 다름없는 캐시백 포인트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것인지 참으로 납득하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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