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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수요응답형 버스... 왜 하필 디젤차?

by 이윤기 2024.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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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3. 6. 19 방송분)

 

창원시 시내버스 노선 전면 개편 후에 약 1주일이 지나가고 있는데요. 준비 부족을 만회하기 위한 뒤늦은 대책과 후속 조치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창원시 시내버스 노선개편 이후 발생하는 시민들의 민원과 후속 대책에 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추가 조치는 시내버스 정류장에 부착된 노선 안내도 전면 교체입니다. 창원시는 시내버스 노선 개편이 시행되기 한 달 전부터 노선 개편 홍보를 시작하고 바뀐 노선도를 부착하였는데요. 왕복 노선도가 모두 표시된 새 노선도는 글씨가 작아 제대로 읽을 수 없다는 불만이 쏟아지자 부랴부랴 노선도를 새로 만들어 부착을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막상 버스를 타러 나가보면 큰 글씨로 바뀐 노선도가 새로 부착된 정류장을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직접 살펴본 20여 곳 중에는 딱 1곳만 큰글씨 노선도가 부착되어 있엇고, 절반 가량은 여전히 왕복 노선이 표시된 노선도가 붙어 있었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직도 옛노선도만 붙어 있는 곳이 많은데요. 버스 승강장 칸막이가 없는 마산지역의 많은 버스 정류장에는 ‘새노선도를 부착하겠다는 안내문이 정류장 기둥에 A4용지로 붙어 있고, 여전히 옛 노선도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버스 노선 개편...정류장은 2187군데...자원봉사자는 겨우 250명


이 문제로 버스노선개편 상황실에 전화를 해도 승객이 많은 곳부터 교체하고 있으니 기다려달라는 대답 뿐이었습니다. 이번 노선 개편에 따른 정류장 새노선도 부착에 3억원의 예산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노선 개편 후 열흘이 지나도 새 노선도가 부착되지 않은 곳이 있다는 것은 준비 부족과 예산 낭비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되돌아 보면, 이번 노선개편으로 혼란이 심했던 원인은 창원 시내버스 정류장이 2187곳이나 되는데, 노선 개편 초기 3일 동안 겨우 250명의 자원봉사자를 배치하여 대응하였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250개 정류장 외에는 자원봉사자 조차도 나가 있지 않았다는 것인데요. 참으로 안일한 대응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제가 직접 창원시 노선 개편 안내 상황실에 전화를 해보았는데, 이곳에도 전문성이 없는 기간제 안내요원 8명이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단순 불만을 접수만 할 뿐 민원을 해소 할 수 있는 대답을 해줄 수 있는 분들이 없었습니다. 

결국 노선 개편에 대한 불만이 쏟아져 나오자 창원시는 3개월 시행 후 9월 1일자로 개편 노선을 수정 보완하고, 다시 3개월 후 원이대로 BRT 준공에 맞춰 2차 수정·보완을 하며, 내년 하반기에는 수요응답형 버스(DRT) 용역 결과에 맞춰 3차 수정·보완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습니다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창원 시내버스 노선개편의 핵심은 BRT 도입을 염두에 둔 간선 급행 노선 확대와 간선, 지선 간 환승 확대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창원시는 무료 환승 횟수를 2회로 확대하였지요. 그런데, 문제는 2187개나 되는 버스 정류장 중에서 어디가 환승 거점인지 제대로 알려주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환승 거점이란 간선 버스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한 후에 목적지까지 환승하는 버스가 많이 모이는 정류장을 말하는데, 아무래도 간선 버스 운행 구간 중에서 지선 노선이 많이 모이는 곳이 환승 거점이 될 수 있습니다. 

 

버스 노선 개편...환승 거점 안내가 핵심

예를 들어보면 창원시청 근처의 정우상가나 대동백화점, 은아아파트, 창원역이나 마산 시외버스터미널, 마산역, 마산 어시장, 신세계 백화점, 경남대와 댓거리, 진해는 롯데마트나 중앙시장 같은 곳을 환승하기 좋은 거점 정류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거점 정류장에 대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서울 지하철 노선도에 환승이 가능한 역이 다 표시되어 있는 것처럼 창원시가 새로 만든 노선도에도 거점 정류장을 중심으로 환승 표시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는 주요 간선 노선의 경우는 앞으로 대도시 지하철처럼 환승 안내방송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창원 시내버스는 정류장 안내만 하고 있는데, 정류장 안내뿐만 아니라 지하철처럼 “산복도로 방향으로 가실 분은 이번 정류장에서 환승하시라”던지, “이번 정류장은 북면 노선 환승이 가능하다”라던지 환승에 필요한 안내방송이 이루어지도록 서비스를 개선해야 시민들의 환승 불편이 개선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노선 개편과 함께 창원시가 새롭게 선보이는 시내버스 서비스로 수요응답형버스(DRT)가 7월 중에 시범운행을 시작합니다. 수요응답형버스(DRT)는 노선과 운행시간표가 별도로 고정되어 있지 않고, 승객들의 이용수요에 맞게 탄력적으로 대응하는 대중교통입니다. 

창원시는 버스 노선이 없다며 시민들의 불만이 많았던 창원중앙역에서 중앙대로 창원병원을 순환하는 수요응답형 버스를 시범 운행 한 후에 용역을 거쳐 보급을 내년에는 농어촌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 버스는 자체 앱을 설치하여 호출하여 탑승할 수 있으며 시내버스와 같은 요금을 내면 됩니다. 

 

 

DRT 도입은 환영...차량은 왜 디젤차?

 이미 다른 시, 도에서도 수요응답형 버스 운행으로 외곽 지역 시민들의 대중교통 불편을 해소시켜주고 있는 성공사례가 많기 때문에 창원시의 DRT 도입 준비는 아주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창원시가 7월부터 연말까지 시범운행을 하는 수요응답형 버스는 3대는 12인승 승합차량인데 문제는 모두 경유 차량이라는 것입니다. 창원시를 비롯한 전국 주요 도시에서는 어린이 통학 차량을 비롯한 경유 차량 교체 혹은 조기 폐차 보조금까지 주면서 경유 차량 운행 감소를 위해 많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또 이미 운행 중인 시내버스도 친환경 차량으로 교체하는 중입니다. 

그런데 새로 수요응답형 버스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대기오염과 미세먼지의 주범인 경유 차량을 하루종일 창원 도심에서 운행하겠다고 하는 것은 안일한 준비라고 생각됩니다. 창원시내버스개혁시민대책위는 “DRT도입은 환영하지만 대기오염의 주범인 경유차량 운행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시민대책위는 시범 사업의 경우는 임대차량을 운행하더라도 내년도 수요응답형 버스 운행을 확대하는 시점에는 반드시 친환경 차량이 도입 될 수 있도록 준비를 촉구하였습니다. 

경남에서는 양산시, 김해시, 통영시, 고성군에서 모두 18대의 수요응답형 버스가 운행되고 있는데, 전기차는 2대뿐이고 대부분 경유 차량을 운행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창원시가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여 내년부터는 친환경 차량 운행이 이루어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창원시가 추진하고 있는 2040 대중교통 계획, 즉 시내 20분, 외곽-도심 40분이동 교통망을 실현할 수 있는 준비가 제대로 좀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