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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와 대한민국 부자보고서?

by 이윤기 2025. 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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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4. 8. 26 방송분)

 

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가게 문을 닫겠다고 세무서에 신고한 자영업자가 100만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정부가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라고 하는데요. 반대로 KB금융연구소에서 내놓은 2023년 대한민국 부자보고서에는 소수 부자들이 점점 더 부자가 되어 가고 있다고 합니다. 오늘은 자영업자 폐업 문제와 대한민국 부자보고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자, 먼저 자영업자들이 얼마나 힘든 상황인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빅데이터 상권 분석 플랫폼 '오픈업'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외식업체 81만 8867개 중 폐업한 업체는 17만 6258개로 폐업률이 21.5%에 달했다고 합니다.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9만 6530개 보다도 82.6% 더 많은 외식업체가 문을 닫은 것인데요. 이 조사는 국세청에 폐업하지 않아도 1년간 매출이 없는 업체까지 포함하였기 때문에 정부 발표보다 높은 폐업률을 보이지만, 현실을 더 정확히 반영한 자료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영세한 소기업·소상공인을 가입대상자로 하는 노란우산공제금 지급 건수도 대폭 증가하였습니다. 소기업과 소상공인이 폐업, 사망, 노령 등으로 생계위협에 처할 경우 가입 기간과  연령에 관계없이 공제금을 즉시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요. 노란우산공제의 공제금 지급 현황을 보면, 올해 1~4월 폐업 사유로 노란우산 공제금을 지급한 액수는 544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9% 늘었으며, 공제금 지급 건수는 4만 3000건으로 9.6% 증가했다고 합니다. 

 

자영업자 대출 증가, 연체율 11년만에 최고치

국회에 제출된 신용평가기관인 나이스평가정보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335만 9590명의 개인사업자 금융기관 대출은 1112조 7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이것은 코로나19 유행 직전인 2019년 말 209만 7221명의 738조600억원과 비교해 4년 3개월 사이 대출자는 60%가 증가하였고, 대출금액은 51%가 증가한 것입니다. 특히 이 가운데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다중 채무자는 172만명으로 3명 중 1명은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코로나 기간 정부가 만기 연장과 원리금 상환 유예 조치를 시행했지만 이제 한계에 도달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자영업자 은행 대출 연체율은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코로나-19 기간에 저금리로 빌린 자금을 제때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연체율이 코로나 시작되었던 2021년 말과 비교해도 무려 3배 이상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경남 지역 여러 시군에서도 상업지역 곳곳에 문을 닫은 가게가 자꾸 늘어난다는 것을 시민 여러분도 체감하고 계실텐데요. 2023년 전국 폐업자 98만 5868명 중 경남 지역 폐업자는 5만 6572명이고 남성 사업주는 2만 9871명, 여성 사업주는 2만 6701명이라고 합니다. 과거 통계자료와 비교해 보면 2019년 5만 5677명, 2020년 5만 1950명, 2021년 4만 9108명, 2022년 5만 227명으로 최근 5년은 물론이고 역대 최대치입니다. 

폐업 사유를 살펴보면 사업 부진으로 문을 닫은 사업자가 2만 8558명(50.48%)으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였으며, 업종별로는 법인·일반사업자의 경우 서비스업, 부동산임대업, 음식업, 도소매업, 건설업 등 순이었으며, 근속 연수는 6개월 미만이 3만 266명으로 전체의 53.4%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습니다. 이 통계를 보면, 전체 자영업 폐업자 중 절반 가까운 46%는 6개월 이상 운영하던 사업을 폐업하였으며, 또 다른 절반은 사업을 시작한 후 6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는 것입니다. 

 

 

부자는 증가하는데....자영업자 폐업하면 일자리 없어...

한편,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6월 기준 경남 지역의 고용률은 63.1%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였습니다만, 경남 지역 고용률은 전국 시도 중 11번째로 전국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경남의 15세 이상 인구 282만 9,000명 중 취업자가 178만4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1만 7000명이 감소했고 실업자는 3만 5000이었습니다. 즉 두 자료를 함께 비교해보면, 경남 지역 자영업 폐업자들은 폐업을 하고 난 후에 따로 임금을 받는 직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지요. 

그런데 2011년 첫 보고서를 낸 후 작년 말 13번째 보고서를 발표한 「2023 한국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부자들은 점점 더 재산이 많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우선 이 보고서에서 말하는 「부자」의 기준은 은행, 증권 회사 등에 맡긴 금융 자산을 10억 원 이상 보유한 개인을 말하는데요. 10억원 이상의 금융 자산을 가진 부자는 전체 인구의 0.89%로 1%가 안되는 숫자이기 때문에 아마 방송을 듣는 많은 분들이 나는 부자가 아니구나하는 생각을 하시게 될 것 같습니다.

2022년 42만 4000명이었던 부자는 2023년에 45만 6000명으로 늘어났는데요. 1년 사이에 약 3만 2천명이 새로 부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들이 보유한 총금융자산은 2747조원으로 2022년에 대비하여 약 4.7%가 감소하였는데, 이것은 코스피 지수를 비롯한 주가가 하락하였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주식 시장이 회복되거나 호황이 되면 저절로 자산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합니다. 아울러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가계가 보유한 총금융자산의 약 60%에 해당된다고 합니다. 즉 1%도 안 되는 사람들이 전체 금융 자산의 60%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그런데 부자들은 금융자산 못지 않게 많은 부동산 자산도 보유하고 있는데요. 부자들이 보유한 총 부동산 자산은 2543조원으로 2022년 대비 7.7%가 증가하였다고 합니다. 한편, 또한 부자의 70.6%(약 31만 명)는 서울과 수도권에 살고 있고, 경남에 살고 있는 부자는 약 500명에 불과합니다. 

앞서 말씀 드린대로 좋은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고, 포화상태인 자영업 시장에서는 6개월 이상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현실과 이미 부자인 사람들은 가만히 있어도 매년 173조원씩 부동산 자산이 증가하는 현실이 공존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정부의 부자 감세 정책이 부자는 더 부자로 만들고 가난한 사람을 더 가난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통계들인데요. 사회운동가인 저는 빈부 격차와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하루빨리 정부의 부자감세 정책부터 중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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