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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마산 교방천, 청계천처럼만 안 되면 좋겠다

by 이윤기 2009.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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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시내 하천 5곳이 오는 2014년까지 생태하천으로 조성되거나 복원된다." (경남도민일보) 지난 4월 22일자 지역 신문에 일제히 마산의 생태하천 복원 및 조성사업 계획이 보도되었습니다. 교방천, 광려천, 삼호천, 산호천, 회원천을 2014년까지 조성, 복원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교방천은 환경부가 '청계천+20 프로젝트' 사업으로 선정함으로써 2014년까지 국비 117억 6000만원을 포함하여 총 168억 원을 투입하여 생태하천으로 복원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원곡에서 발원하여 오동동 회원천으로 연결되는 교방천은 2.8km 구간을 복개 구조물 철거와 생태호안 조성, 생태탐방로 및 탐방데크 설치, 퇴적 오니 준설, 습지 조성을 통해 '제2의 청계천'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합니다.

아울러 교방천과 연결되어 바다로 이어지는 회원천은 국토해양부 하천재해 예방사업을 통해 281억 여원의 사업비를 확보하여 오동동 아케이트를 비롯한 하천 복개구조물을 철거하여 생태하천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이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지역 국회의원께서는 사무실이 있는 건물에 커다란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환경부가 국비를 투입하여 마산 교방천을 생태하천으로 바꾸어준다는데 분명히 환영 할 만한 일이기는 합니다.

그런데, 이 프로젝트가 '청계천+20' 이라는 것이 영 마음에 걸립니다. 신문에 짧게 언급된 계획을 보면, "마산시는 진북산단으로 공급되는 낙동강 물을 교방천으로 연결해 인공적으로 하천수를 자연스럽게 흐르게"한다는 계획이 있습니다.

교방천 복원 사업의 모델인 청계천은 원래부터 건천이라고 합니다. 비가 그치면 금새 하천 바닥이 드러나는 그런 하천이라는 것이지요. 마산 교방천도 비슷합니다. 무학산에서 해안까지 경사가 심하고 유속이 빠르기 때문에 비가 그치면 금새 유량이 빠르게 줄어듭니다.

교방천 복원 사업이 왜 '청계천+20' 사업으로 선정되었는지 짐작케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청계천은 콘크리트 바닥에 전기펌프로 매일 12만톤 이상의 한강물과 도심부 지하철역 인근 지하수를 끌어와서 인공적으로 물이 흐르도록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환경단체들은 "생태하천 청계천은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환경단체의 모니터 활동 결과를 보면, 성북천, 정릉천 등 청계천으로 유입되는 지천의 오염이 심각하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천시 청계천으로 생활하수가 유입되어 중하류 구간을 오염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사람들 눈에 보이는 청계천은 전기 펌프로 깨끗한 물이 흐르도록 만들어져 있지만, 청계천 산책로를 따라 벽화나 조각 뒤에 감추어진 수문 뒤에는 오염된 생활하수가 흐르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청계천을 생태하천이 아니라 도심지에 있는 조그만 인공 수로 일 뿐입니다. 배가 다닐 수는 없지만, 대통령이 좋아하는 '초미니 인공운하'라고나 할까요?



이런 사업을 해놓고 서울시는 '청계천이 생태하천으로 거듭 났다"는 거짓 선전을 일삼고 있습니다.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청계천 방문객은 2006년에 최고점을 지나 급격하게 줄어들도 있습니다. 2008년 방문객은 2006년 방문객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청계천 유지관리비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환경부의 지원을 받은 '청계천 +20' 마산 교방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절대 청계천처럼 되어서는 안 됩니다. 국비 예산을 지원받느라고 '청계천+20' 프로젝트를 받았지만, 실제 내용은 제대로된 생태하천으로 조성되어야 합니다.

교방천 오염의 주범 중 하나는 여름철이면 서원곡 계곡을 뒤 덮고 있는 무허가 백숙집입니다. 그리고, 교방천을 따라서 유입되는 생활하수가 주범입니다. 생활하수는 시민들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감추고, 낙동강 물을 퍼다 부어 마산에 또 다른 청계천을 만드는 어리석은 일이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제발 마산 교방천은 제 2의 청계천으로 만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