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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 교통

고작 14초 빨리, 어린이 보호구역 30km → 50km ?

by 이윤기 2026.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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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KBS1 라디오 <라이브 경남>에서 매주 월요일 이윤기의 세상읽기 코너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방송 내용과 조금 다른 초고이기는 하지만 기록을 남기기 위해 포스팅 합니다.(2025. 12. 29 방송분)

 

지난 11월 11일 한국도로교통공단이 2024년 전국 시군구를 대상으로 한 교통안전지수 분석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 교통안전지수는 교통사고 사상자 수, 도시별 인구 규모, 도로 여건 등을 검토해 교통안전 수준을 평가한 지표인데요. 분석 대상은 사업용 자동차, 자전거·이륜차, 보행자, 교통약자, 운전자, 도로 환경, 이렇게 6개 분야인데요. 

 

사고 발생이 잦을수록 점수는 낮아지며, 지수가 높을수록 교통안전 수준이 양호하다는 뜻인데요. 오늘은 전국 227개 기초자치단체별 교통안전지수를 분석 결과를 비교해보고, 이와 함께 최근 경남을 비롯한 전국 주요도시에서 추진 중인 어린이 보호구역 가변 속도제한 문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보겠습니다.

한국도로교통공단이 발표한 교통안전지수 종합점수를 보면 인구 30만 이상 도시에서는 강원도 원주시(91.5), 경기 안양시(80.3)가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구요. 30만 미만 도시중에서는 충남 계룡시(84.7), 경기 의왕시(84.2)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반대로 가장 점수가 낮은 도시는 30만 이상 도시 중에는 충남 천안시(65.3점), 충북 청주시(67.4점)으로 전국 최저 점수를 받았고, 30만 미만 도시 중에는 경북 경주(69.8)점으로 전국 최저 점수인 E 등급을 받았습니다. 

교통안전지수, 창원시 김해시 C등급

우리 경남 지역을 살펴보면, 김해시와 창원시는 100점 만점에 각각 71.6점, 73.8점으로 C등급을 받아 꼴찌를 차지하였습니다. 경남 전체 시군별로 비교해보면 거창군이 83.9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시 단위에서는 사천시가 82.2점으로 가장 점수가 좋았습니다. 사천시 다음으로는 거제시 81.1점, 통영시 80.7점으로 B등급에 턱걸이를 하였구요. 양산시 77.1점, 진주시 75.5점, 밀양시 74.8점, 창원시 73.8, 김해시는 71.6점 순이었고, 모두 C등급을에 해당됩니다.

한편, 군 단위에서는 최고점수를 받은 거창군 다음으로 고성군 83.3점, 합천군 82.8점, 하동군 82.4점, 의령군 81.9점, 함안군 81.1점, 남해군 80.2점, 함양군 80.2점, 창녕군 80.0점으로 B등급을 받았구요. 산청군은 78.1점으로 군단위에서 유일하게 C등급을 받았습니다. 

창원시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D 등급으로 68.1점을 받은 2023년에 비하면 5.7점이 올랐지만, 전국 평균교통안전지수인 78.9점에는 크게 못미치는 점수입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창원시는 특히 보행자 교통안전이 E등급으로 가장 취약하였으며, 해당 항목은 전국 평균보다 무려 12점이나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아울러 교통약자와 도로환경 부분에서도 C등급을 받았구요. 대신 사업용 자동차, 자전거-이륜차, 운전자 항목에서는 B등급을 받았습니다. 

 

눈에 띄는 것은 자전거-이륜차 분야에서 81점을 얻었는데, 유일하게 전국 평균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창원시가 공공자전거 누비자 도입과 함께 자전거 도로를 비롯한 안전시설 확충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기 때문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저는 공공자전거 도시 창원이 자전거 분야에서 전국 최고점수를 받지 못한 것은 매우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울러 경남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김해시의 세부 지표를 보면, 사업용 자동차 항목에서 78점으로 B등급을 받았지만, 자전거-이륜차 항목에서 74.5점으로 C등급, 교통약자 부문에서 74.2 C등급, 운전자 부분 71.9점 C등급, 도로환경 부분에서 67.3점으로 C 등급을 받았으며, 창원시와 마찬가지로 보행자 교통안전 부분에서 61.8점으로 E등급 받았습니다.

 

보행 안전에 취약한 경남, 어린이 보호구역 속도 제한 가변제 왜 하나?

전반적인 교통안전지수가 전국 평균보다 낮고 특히 보행자 교통안전에 더욱 취약한 경남에서도 올해부터 어린이보호구역 시간제 속도제한이 추진되고 있어 걱정입니다.

많은 들이 어린이보호구역 30km 속도제한이 규정이 아주 옛날부터 있었던 것처럼 기억하고 계시지만, 실제로는 2019년 어린이보호구역 사망 교통사고 후에 이른바 민식이법이 만들어지면서 생겼는데요. 어린이보호구역 내 안전 의무 부주의로 인한 사망, 상해를 일으키는 경우 가중처벌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왜 하필 30km로 제한하였을까요? 

 

사정을 잘 모르는 많은 운전자들이 30km 운행을 매우 답답하게 생각하시기도 하는데요. 그 이유는 30km 미만 사고의 경우 생존 확률이 90%가 넘지만, 30km를 넘을 경우 사망 확률이 빠르게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즉 사망사고를 막기 위한 안전 속도로 30km로 정한 것입니다. 

그런데, 심야 시간인 오후 9시부터 오전 7시까지 어린이보호구역 제한 속도를 30km에서 50km로 늘이자는 주장이 제기되었고, 전국 여러 도시에서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우리 경남에서도 경남도청어린이집 앞 스쿨존에서 시범사업 이미 시행되었고, 내년에는 함안산인초등학교 스클존에서 시범사업이 시행될 예정입니다. 이 제도 도입을 추진하시는 분들은 과도한 규제로 교통 범칙금 부담이 늘어나고 범법자가 양산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특히 인적이 드문 지방도로나 늦은 밤, 새벽 시간은 탄력운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는 것입니다.

 

고작 14초 빨리 가려고, 어린이 보호구역 30km → 50km 

저는 가변 속도제한 주장에 반대하며 시범사업 자체도 이미 예산낭비라고 생각합니다. 우선 시범사업을 하고 있는 경남도청 어린이집 앞에 가보면 30km 속도제한 표지판과 50km 속도제한 표지판이 뒤섞여 세워져 있어서 도대체 30km로 운행하라는 것인지, 50km로 운행하라는 것인지 너무나 헷갈리게 되어 있습니다. 운전자가 헷갈리지 않도록 하려면 전광판형 표지판을 설치하여 낮 시간에는 30km 속도제한을 표시하고, 심야 시간에는 50km 속도제한 표시를 해야하는데, 이런 설치를 하는 경우 1곳 당 1억원 이상의 예산이 투입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낮시간과 심야 시간 속도제한이 달라서 오히려 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고, A장소와 B장소의 어린이보호구역 속도제한이 달라서 생기는 사고나 범칙금 부과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20km 속도 상향의 편익이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통상 어린이 보호구역은 300미터를 지정하게 되는데, 운전자가 300미터 구간을 30km와 50km로 운행할 때 걸리는 시간차이는 14초에 불과합니다. 예컨대 심야 시간에 14초를 일찍 지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속도제한을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의 비용대비 편익이 너무 낮다는 것입니다. 

2024년 어린이보호구역 사고는 전년도 보다 8%가 증가하여 525건으로 늘어났지만, 다행히 사망사고는 2건에 불과하였는데 이것은 30km 속도제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보호구역 제한 속도 30km는 이미 전 국민에게 각인되었는데, 14초 더 빨리 지나가기 위해 막대한 세금을 들이고 위험을 감수할 이유는 없다고 생가하며 시범사업도 중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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