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설탕세 도입을 언급하면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더불어 민주당 이수진 국회의원이 ‘가당 음료를 제조·가공 및 수입하는 자에게 설탕부담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였습니다. 오늘은 설탕세로 통칭되는 ‘설탕부담금’ 도입 문제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사회관계망 서비스에 “담배처럼 설탕 부담금으로 설탕 사용을 억제하고, 그 부담금으로 지역·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글을 올리면서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논의는 벌써 10년 전에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설탕세 도입 계기는 2016년 세계보건기구가 국민 건강을 위해 당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정책을 도입하라고 권고로부터입니다. 당시 세계보건기구는 보고서를 통해 “설탕 과다 섭취시 비만·당뇨병·충치 등의 주요원인이며, 건강한 식품 및 음료의 소비를 목표로 보조금 등의 재정정책 도입을 권고”하였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세계 120여개 나라가 국민건강증진을 위한 예방활동으로 설탕세를 도입하였다는 것입니다.

세계 120여개 나라가 설탕세 도입했다는데...
여러 언론을 통해 많이 알려진 서울대학교 건강문화사업단이 제공한 영국 사례를 보면 확실히 설탕 섭취 감소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영국의 경우 2018년부터 설탕세를 ‘청량음료 산업 부담금(SDIL)’이라는 제도를 통해 시행하고 있는데요. 시행 8년 만에 대상 음료의 평균 설탕 함량이 47% 줄었고, 현재 판매되는 청량음료의 89%가 비과세 기준인 100mL당 설탕 5g 미만을 충족하고 있다고 합니다. 즉 세금을 줄이기 위해 기업들이 선제적, 자발적으로 제품 개선을 하더라는 것입니다. 심지어 같은 기간 음료 판매량은 오히려 13.5% 증가했지만, 총 설탕 판매량은 39.8% 줄었다고 합니다.
판매량이 증가했기 때문에 매출과 고용 등 산업 전반에도 뚜렷한 부정적 영향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울러 2023년 케임브리지대 연구에서는 제도 시행 19개월 후 초등학교 6학년 여아의 비만율이 8% 감소했고, 저소득 지역에서 감소 폭이 더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영국에서는 설탕 부담금이 소비자 부담을 넘어 기업과 시장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효과적인 건강 정책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설탕 부담금 도입이 시급한 상황일까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수진 의원에 따르면, 2023년 여자 어린이·청소년·청년의 당류 섭취량은 42.1~46.6g으로 1일 총열량의 10%를 초과해 섭취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설탕은 비만과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구요. 설탕 섭취를 줄이면 개인은 질병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사회적으로는 의료비 지출을 줄이는 효과가 생긴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최근에는 설탕 과다 섭취가 우울증과 치매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어 초고령사회로 접어든 우리나라에서 고령층의 건강 유지를 위해서도 늘어나는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설탕 섭취 억제를 위한 정책도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새로운 세금을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쉽게 찬성하기 어렵다는 반대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세금을 더 많이 걷기 위해서 국민건강증진을 핑계로 우회 증세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세금을 더 많이 내자는 제안에는 많은 국민들이 반발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설탕은 비만, 당뇨 등 만성질환의 주범
하지만, 앞서 말씀드린 서울대학교 건강문화사업단에서는 설탕세 도입은 국민들에게 세금 부담을 더 지우려는 정책이 아니라 국민들의 설탕 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책이라고 주장합니다. 즉 설탕세를 많이 걷어들이면 성공하는 정책이 아니라 설탕세를 하나도 걷지 못하는 상황이 되어야 성공하는 정책이라는 것입니다.
세수를 늘이는 정책이라면 국민들이 반드시 구입해야 하는 생필품이나 웬만해서는 수요를 줄이기 힘든 제품에 부과하면 되는데, 다른 선진국에 도입된 설탕세나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설탕세 모두 제조회사가 설탕 함량을 낮추도록 유도하는 정책이라는 것이 핵심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영국 사례를 봐도 설탕 함량을 100ml당 5g 이하로 줄이면 세금을 면제하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했더니 기업들이 세금을 더 내지 않기 위해 과세 대상이었던 청량음료의 설탕 함량을 47%까지 감소시켰고, 설탕 함량이 높았던 음료의 65%가 부담금 부과 기준 미만으로 줄였다는 것입니다. 즉 세금을 아끼기 위해 설탕 함량을 낮추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영국의 경우도 소득대비 식표품 지출(즉 엥겔게수)가 높은 저소득층의 세금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막상 제도를 시행해보니 기업들이 세금을 피하기 위해 설탕 함량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였고, 결국 소비자들은 설탕 함량이 낮은 건강한 제품을 선택 할 수도 있고, 설탕세가 추가되어 가격이 올라간 제품도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씀드려서 설탕이 적게 든 제품을 구입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선택권은 오히려 강화되는 바람직한 효과가 생겼다는 것이지요.
아울러 가격 인상에 대한 우려도 기우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설탕 부담금은 원재료인 설탕에 부과하는 것이 아니라 설탕을 기준치 이상으로 과다하게 첨가하는 최종 식품에 부과하는 세금이기 때문입니다. 가장 음료와 가당 식품 등 최종 소비 상품 제조업체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고, 만약 업체가 설탕 사용량을 기준치 이하로 줄여버리면 소위 설탕세를 한 푼도 물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설탕 과다 사용 식품을 1차 대상으로 선택하면 세금 증가 대신에 국민 건강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설탕세 도입으로 설탕 소비 줄여야 한다
또한 설탕세를 도입하면 기업들이 대체당을 사용하여 단맛을 유지할 것이기 때문에 당초 기대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소비자들이 설탕 섭취를 줄이기 힘든 이유가 단맛이 가진 강한 중독성 때문이라서 대체 당으로 단맛을 유지 할 것이라는 주장인데요. 바로 이런 우려 때문에 실제로 설탕세를 도입한 나라의 75%는 설탕 뿐만 아니라 대체당에도 동일한 방식의 부담금을 부과하여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고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후발 주자인 우리나라는 앞서 설탕세를 도입한 나라들의 사례를 잘 벤치마킹하면 훨씬 더 효과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한편 이렇게 마련된 재원은 반드시 건강 불평등과 의료 격차 해소를 위해 사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경남만 하더라도 서부 경남과 농어촌 지역으로 가면 응급 의료 체계에서 소외된 지역이 수두룩하고, 심각한 의료 인력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으며, 기초 의료 체계를 정상적으로 갖추고 있지 못한 곳이 많이 있습니다.
설탕세가 도입되어도 설탕세가 걷히지 않도록 기업들이 설탕 사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만약 설탕이 많이 든 제품을 계속 생산하고, 또 소비자들이 구입하여 설탕세가 많이 걷힌다면 그 돈으로 지역의료를 살리고 지역 거점 공공병원을 활성화시켜 국민 건강증진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식품의약품 안전처가 국민들의 당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한 캠페인과 교육활동에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을 쏟아붓고 있지만 설탕이 많이 들어간 제품의 유통을 막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마침 서울대 건강문화사업단 여론 조사 결과, 응답자의 80.1%가 설탕세 도입에 찬성했다고 하니 하루 빨리 정책으로 시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