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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소비자의 힘, 세상을 바꾸다

by 이윤기 2009. 7.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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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 YMCA 시민중계실 개소 20주년 !




마산 YMCA 시민중계실이 개소 20주년이 되었습니다. 시민중계실이라는 공식 명칭은 생소하지만, 시민들에게는 소비자상담실, 소비자고발센타, 법률상담소와 같은 이름으로 많이 불리웠습니다.

어떤 일을 하는 곳이냐구요?

길 거리에서 판매원에게 속아 물건을 샀을 때, 미성년자인 아이가 도서 전집이나 어학 교재를 구입하였을 때, 판매원의 감언이설에 속아 옥매트나 건강보조식품을 구입한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친구나 친척에게 속아서 시작한 다단계판매, 피라밋 판매로 손해를 입은 소비자들의 피해를 구제하는 일에도 앞장섰습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세입자들에게, 세들어 사는 집이 경매나 공매가 되어 보증금을 찾을 수 없는 어려움에 처한 세입자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집 주인이 보증금을 올려달라고 하여 곤란하게 된 세입자들에게 도움을 주었습니다. 대기업이 소유한 임대아파트가 부도가 났을 때는 세입자들의 집단적 피해구제에 나섰습니다.

노동 3권을 보장 받지 못하고, 억울하게 임금을 지급 받지 못한 노동자들에게, 아르바이트비를 제대로 못 받은 대학생들에게도 도움을 주었습니다. 골리앗 같은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서 싸우는 '다윗' 같은 소비자에게 법률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상품을 구입한 후 불만이 있는 소비자들의 억울한 사연도 해결해주었습니다.

국가기관이나 공공기관이 법이나 규정을 들이대며 힘 없는 시민들을 위협할 때, 시민들의 편에 써서 함께 싸우고 부당한 법이니 제도를 고치는 일에 함께 나섰습니다.

여기까지 읽어보시면, 많은 시민들이 아 ~ 나도 저런 일로 YMCA의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데...하는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 입니다.




시민중계실 20년, 34,561명의 시민들과 만나다

시민중계실 개설을 처음 준비하던 1986년 10월 22일 이래, 2009년 6월 30일 현재까지 지난 20년 동안 총 34,561명의 억울하고 답답한 문제를 함께 해결하기 위하여 노력하였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34,561명이 마산YMCA 시민중계실을 통해 상담을 받거나 피해구제를 받은 것 입니다.

시민중계실 목적문

YMCA 시민중계실은 억울한 일이나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도 힘이 없거나 방법을 몰라서 부당한 처우를 감수해야 하는 시민의 문제를 관계기관에 중재 또는 직접 처리해 줌으로써 개인의 권익이 무시되는 사례를 방지하고 모든 사람의 인격이 존중되는 밝고 건강한 사회를 건설하고자 한다.

1970년대, 서울을 중심으로 YMCA 시민중계실이 처음 문을 열 때 만든 목적문이라 약간 '촌스러운' 표현도 있습니다만, 'YMCA 시민중계실'을 왜 만들었는지, 무슨 일을 하려는지를 가장 잘 설명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위에 보시는, 목적문에 나오는 것 처럼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당하고도 힘이 없거나 방법을 몰라서 부당한 처우를 감수해야 하는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함께 해결해 주는 일을 하기 위하여 시민중계실을 만든 것 입니다.

마산YMCA에서는 1986년 10월부터 약 3년간의 준비과정에서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은 후에 1989년 7월 21일 시민중계실이 처음 문을 열었습니다.  당시 YMCA이사이면서 사업가였던 안승엽씨, YMCA 이사이면서 변호사였던 김영덕씨가 주축이 되어 시민중계실 위원회를 구성하여 시민중계실 개소를 준비하였습니다.

초기 시민중계실이 사무실, 전화, 실무자 채용과 인건비 문제 등과 같은 어려움을 겪었을 때, 이 분들의 수고와 물심양면의 후원이 없었다면 마산에서는 YMCA 시민중계실이 시작될 수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또 다른 한 축은 1989년 6월에 시민중계실 자원봉사자 교육을 이수하고, 7월 21일 시민중계실 개소와 함께 무보수 자원봉사자 상담원으로 활동한 옥복연 실장을 비롯한 6명의 자원상담원이 있었습니다.  일정한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원상담원들이 주축이 되어 운영하는 회원운동의 성격은 시민중계실의 오랜 전통이 되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김정남 회장을 비롯한 10여명의 자원상담원들이 당번을 정하여 전화상담과 방문상담을 책임지고 있으며, 각종 모니터활동, 캠페인, 조사활동, 법률구제 등 다양한 활동을 도맡아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YMCA 시민중계실을 지켜온 100여명이 넘는 자원상담원들에게 YMCA 활동가의 한 사람으로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아무런 댓가없이 자신이 가진 시간과 재능을 쏟아부어 힘든 이웃을 위해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에게 여러분들의 따뜻한 격려와 위로가 전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합니다.


자원봉사자에게

당신의 눈 앞에서 사람이 우물에 빠졌다면 어떻게 할 것 입니까?
생각할 겨를 없이 달려갈 것 입니다.
그 자연스러운 모습, 솔직한 마음, 여기에서 자원봉사가 태어납니다.
위 사람이 아랫 사람에게가 아니라,
가진 자가 가난한 자에게가 아니라,
건강한 자가 장애자에게가 아니라,
그 마음의 위치를 버리고
함께 걷고, 함께 자라고, 함께 사는
거기에 자원봉사자가 있습니다.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은 나에게 대하여
사람으로서의 사는 방법을 엄숙하게 다그치는
그 마음의 작용이야말로
거기에서 자원봉사자를 자라게 합니다.
사회 연대속에서 사람과 사람의 사이를 다그치고
인간이 인간을 이해하는 삶의 방법을
마음의 깊은 곳에서 되묻는 철학
그것을 인간의 예지가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자원봉사자의 모습입니다.
학생뿐 아니라, 주부뿐 아니라
사회인도, 관공리도 그리고 노인도, 장애자도
인간으로서 누구나 자원봉사자가 되는 권리를 가집니다.
이것이야말로 인간만이 가지는 즐거운 권리입니다.

출처를 모릅니다만, 지난 20년 동안 시민중계실 자원상담원들께서 나태한 마음이 들 때마다 늘 마음으로 읽고 되새기던 글 입니다.

지난 20년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당한 시민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던 YMCA 시민중계실이 앞으로 20년도 시민과 함께, 지역사회와 함께 일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