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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항균 비누가 정말로 신종플루 막아줄까?

by 이윤기 2009.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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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플루는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이다. 그런데, 보건가족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신종플루 예방을 위한 대책으로 항균 비누를 열심히 배포하는 모양이다. 최근 국내 첫 사망자인 차모씨(56세)의 경우에도 보건소에서 '항균 비누와 마스크'를 받아왔었다고 한다.

신종 플루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보건가족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차씨 뿐만 아니라 많은 국민들에게 신종플루 예방 활동으로 '항균비누'를 나눠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바이러스 질환인 신종플루에 '항균 비누'가 어떤 효과가 있는가 하는 것이다.  바이러스 감염에 항생제는 무용지물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상식이다.

실제로 첫 사망자인 차씨의 경우 신종플루 감염 증상에도 불구하고 병원에서는 세균성 폐렴으로 진단햇고, 항생제 치료를 하였으나 효과가 없자 사흘이 지나서야 신종플루를 의심하고 치료를 시작했다고 한다. 즉, 바이러스 질환인 신종플루에 '항생제' 치료는 아무 효과도 없다는 것이다.

▲ 보건 당국에서 신종플루예방을 위해 배포하고 있는 항균 비누, 세제


항균 제품, 바이러스에도 효과 있나?

그런데, 신종플루 예방활동에 항생제 성분이 들어있는 '항균' 제품이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어 오히려 항생제 남용으로 인한 내성균 출현이라는 새로운 위험을 낳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의사인 테라사와 마사히코가 쓴 <아이들의 병이 낫지 않는다> 라는 책을 보면 항생제 남용이 오히려 위험을 부추키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는, 소아과에서 내성균 때문에 가장 애를 먹는 급성중이염의 경우도 바이러스성이든, 세균성이든 80%는 자연히 낫는다고 한다.

축농증의 경우도 절반 50%는 바이러스성이기 때문에 항생제가 소용이 없으며, 호주 <항생제 치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환자를 2주간 관찰한 결과 항생제를 사용한 사람은 84%가 나았고,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은 사람은 70%가 자연적으로 나았다고 한다.

"불필요한 항생제가 내성균 증가, 천식증가, 유방암 증가 등의 위험률을 늘릴 뿐만 아니라 영구치에도 이상을 미칠 수 있으니 아이들의 항생제 복용은 좀 더 신중하게 대해야 하는 문제 입니다."

"약이 듣는 범위가 넓어진 만큼 인간의 건강을 지켜주던 세균들도 무차별적으로 없어지게 됩니다. 우리 몸에 이로운 균들도 함께 없어진다는 것은 항생제 내성균들에겐 경쟁이 필요 없는 환경에서 마음 놓고 자손을 번식할 수 있는 그야 말로 내성균의 세상을 의미 합니다."


즉, 사람이 건강할 때는 내성균들이 다른 세균과 경쟁하기 때문에 수가 적지만, 몸 안에 항생제가 들어와서 다른 세균이 없어지면 생존환경을 독점하여 폭발적으로 늘어나며, 하룻밤 사이에 1억 개까지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

테라사와 마사히코가 쓴 <아이들의 병이 낫지 않는다>에 나오는 내용 중에서 독자들이 꼭 기억해야 할 만한 중요한 내용만 가려서 정리해보았다.

1. 세균 감염이 의심되면 반드시 세균검사를 하라.
2. 항생제가 처방되면 용량과 기간을 지켜서 먹이라.
3. 예전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고 전에 먹던 항생제를 먹여서는 안 된다.
4. 항생제를 먹을 때는 증상이 완화되어도 끝까지 먹어야 한다.
5. 음식속의 항생제에 주의하라. 항생제의 70%는 동물에 사용되고 있다.
6. 콧물, 기침, 발열, 목의 통증, 설사 증세의 대부분은 바이러스가 원인이다. 항생제를 함부로 사용하지 마라.
7. 작은 상처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낫는다.
8. 눈병에는 대체로 항생제 안약투여는 무의미하며, 중증일 경우는 내복약을 먹으라.
9 항생제로 치료가 되지 않으면 내성균 감염 위험이 있으므로 세균배양검사를 받으라.
10. 항균용품 - 가글용액, 항균비누, 항균세제, 항균화장품 등 - 도 항생제 내성을 일으킨다. 항균용품은 정상 균의 활동을 억제하여 내성균 늘어나는 원인이 된다.


손씻기 중요하지만, 항균 비누 사용 신중해야

소아과 의사인 테라사와 마사히코는 항생제 사용보다 더 중요한 것은 세균 감염을 예방하고, 면역을 기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신종플루 예방활동으로 가장 강조하고 있는 손 씻기의 중요성을 그도 강조하고 있다.

세균 감염 예방치고는 너무 시시한 것 같지만, 하루에 5번 이상 손을 잘 씻기만 해도 감기와 위장병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한다. 60초 동안 공들여 손을 문지르고, 흐르는 물에서 60초 동안 헹구는 손 씻기와 더불어 맹물로 하는 가글링은 목 안의 세균과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한다.

그러나 항균제품을 사용하라는 이야기는 한 마디도 없다. 오히려 항균제품 사용에 주의하라고 한다. 가글용액, 항균비누, 항균세제, 항균화장품의 경우에도 모두 항생제 내성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항균용품의 남용은 정상 균의 활동을 억제하여 내성균이 늘어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아과 의사인 지은이는 "최근 몇 년 사이에 약이 듣지 않거나, 같은 병을 반복적으로 앓는 아이들이 급격하게 늘었나"고 있다고 한다. 그는 이러한 현상이 항생제 남용과 직접 관련이 있다고 주장한다.

신종플루 예방 활동이 무분별한 '항균 제품' 보급으로 이어지는 것 과연 바람직한 일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