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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붕어빵 하나에 행복한 꼬맹이들

by 이윤기 2009. 1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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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난생 처음으로 붕어빵을 구워 보았습니다. 
매년 10월에(올 해는 3일) 동아리 활동을 하는 YMCA 회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평화축제'를 합니다.친환경수세미도 만들고, 벼룩시장도 열고, 천연염색도 하고, 친환경 유기농 농산물과 가공식품 판매도 하고 여러가지 먹거리마당도 열립니다. 먹거리 마당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품목은 바로 '우리밀 붕어빵'입니다.



축제 때마다 붕어빵은 아이들에게도 어른들에게도 가장 인기있는 간식이라 올 해는 밀가루와 팥을 넉넉하게 준비하였더니 평화축제를 마치고도 재료가 많이 남았습니다. 행사 다음날 YMCA 회관에서 평화축제때 팔고 남은 붕어빵 재료(밀가루, 팥)로 붕어빵을 구웠습니다.

제가 붕어빵을 굽는 동안 유치원 꼬맹이들 1층으로 내려와 군침을 흘리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난생 처음 붕어빵을 구워보았는데 생각보다는 어렵지 않게 성공하였습니다. 처음에는 혼자서 붕어빵 틀에 밀가루를 붓고, 적당량의 팥을 넣고 다시 밀가루를 붓는 연속 동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할 수 없이 후배 한사람과 손을 맞춰 둘이서 붕어빵을 구웠습니다. 제가 밀가루를 붓으면, 후배가 팥을 넣고, 제가 다시 밀가루를 붓고 붕어빵 틀을 한 칸씩 돌리면 후배가 붕어빵 틀이 반대편에 오면 뒤집어 줍니다. 금새 두 사람의 호흡이 척척 맞아서 고소한 붕어빵을 빨리빨리 구워낼 수 있었습니다.

 

붕어빵 굽기는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사진에서 보시는 것처럼 제대로 할 수 있었습니다. 노릇노릇하게 잘 구워지더군요. 한 시간쯤 붕어빵을 굽고나니 제법 동작이 손에 익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때부터는 후배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빵틀을 돌리며 붕어빵을 구웠습니다.

한 시간 넘게 대략 200여 마리의 붕어빵을 구웠습니다. 유치원 아이들이 모두 나눠먹고도 재료가 남아 YMCA 회관을 오가는 회원들에게도 골고루 나누어주었습니다. 붕어빵을 먹어 본 회원들은 회관 앞에다 붕어빵 틀을 내놓고 장사를 한 번 해보라고 '농담'을 건네주더군요. 붕어빵 잘 굽는다는 칭찬도 많이 해주었습니다.

사실 갓 구운 붕어빵은 따끈따끈 할 때가 가장 맛이 좋습니다. 굽는 사람의 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제때 먹어야 하는 것이지요. 붕어빵은 식으면 몸통이 쭈글쭈글해지고 밀가루도 질긴 느낌이 듭니다. 반대로 따뜻할 때는 밀가루가 아삭아삭 씹히는 맛이 나고 팥도 뜨끈뜨근하고 김이 모락모락나오지요. 이때가 가장 맛있는 때 입니다. 제가 구운 붕어빵이 맛이 좋다고 해준 분들은 모두 갓 구워낸 붕어빵을 먹어보았기 때문일 것 입니다. 

밀가루 반죽과 속을 넣는 팥 양이 똑같이 끝나지 않아서 남은 팥은 단팥죽을 끊여 따끈따끈하게 먹었습니다. 붕어빵 반죽만 만들 줄 알면 아이들에게 가끔 간식으로 해 주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만, 사실 반죽은 기술자들의 도움을 받은 것 입니다.

YMCA에서 준비한 붕어빵은 좋은 재료로 만든 건강한 간식거리입니다. 우리밀빵공장에서 우리밀과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반죽과 국산팥으로 준비한 재료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붕어빵 굽는 저는 아마추어 솜씨이지만, 재료 준비는 우리밀빵공장에서 기술자들이 해주셨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빵을 구울 수 있었고 맛도 좋았던 것 입니다.

붕어빵 틀은 경남한살림에서 빌려 사용하였습니다. 여러 단체가 축제나 행사가 있을 때 이 붕어빵 틀을 빌려서 사용하는 모양입니다. 앞서 붕어빵 틀을 사용하신 분들이 '질'(길)을 잘 내서 저도 쉽게 빵을 구워낼 수 있었겠지요.

아무튼 그날 갓 구워낸 붕어빵을 호호 불며 먹던 아이들은 아주 즐거웠습니다.

붕어빵을 먹는 아이들 표정이 참 행복해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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