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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채식 건강

의학상식의 맹점과 오류를 고발한다

by 이윤기 2010.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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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리스토퍼 완제크가 쓴 <불량의학>

칼로리 줄이는 모든 다이어트는 '거짓'

잘 먹고 살 빼는 비법은 과연 있는가? 우유는 당신의 건강을 위해 꼭 필요한 음식인가? 알약 하나면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있는가? 수돗물은 안전한가? 세균은 무조건 나쁜가? 상어 연골의 항암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많은 사람들이 무엇이 진실을 모르고 있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하여 크리스토퍼 완제크가 쓴 <불량의학>은 명확한 답을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앞서 소개한 질문들을 포함하여 일반인들이 잘못 알고 있는 50여 가지 의학 주제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고자 한다.

크리스토퍼 완제크는 하버드대학에서 공중보건학 석사학위, 템플대학에서 저널리즘 학사학위를 받았다. <워싱턴포스트>건강, 의학, 과학 분야의 주요필자이며, <스미소니언>과 <포브스>지에도 정기적으로 글을 쓴다. 페루, 칠레, 브라질, 멕시코 등 몇몇 국가의 정부 초청으로 많은 의학관련 강의를 하고 있으며, NASA의 선임 필자로도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크리스토퍼 완제크가 쓴 <불량의학>은 한마디로 잘못된 의학상식을 바로잡기 위하여 씌여진 책이다. 예컨대 운동과 다이어트가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막아주는 효과가 분명함에도,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준다는 '스타틴'과 같은 약물을 개발해내며, 비만이나 심장발작 또는 여타 질병이 생활습관의 문제라는 것을 무시하고 질병의 원인이 되는 유전인자를 찾아내려고 하는 시도에 속아 넘어가지 않도록 하려는 것이다.

<불량의학> 저자는 가장 먼저 비만에 관한 잘못된 상식을 밝혀내고 있다. 그는 우리시대 사람들이 역사상 그 어느 시대보다도 가장 기름진 음식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소비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삶은 점점 신체활동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한다. 대부분 사람들은 비만의 원인이 많이 먹고 적게 움직이는데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생활습관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어떤 다이어트도 효과가 없는 이유

다이어트와 관련된 첫 번째 진실은 비만 유전자는 없다는 것. 사람들은 살찌는 이유로 체질이나 유전자의 핑계를 대고 있는데, 그는 어떤 민족이나 인종도 유전적으로 비만을 타고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확률적으로 10000분의 1도 안되는 사람들만이 갑상선 기능항진이나 시상하부 또는 유전자 장애 때문에 비만이 될 뿐 대부분의 사람들이 비만이 되는 이유는 오직 그들이 먹는 습관과 생활습관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말한다.

두 번째 진실은 칼로리를 줄이는 다이어트는 효과가 없다는 것.

"미국국립보건원 자료에 따르면 다이어트를 한 사람 중 95~98퍼센트가 3년 이상 유지하지 못했으며, 90퍼센트 이상에서 오히려 살이 더 찌는 현상이 나타났다. 단순히 칼로리를 줄이는 다이어트는 체중을 감량시켜주지 않는다. 체중을 줄이고 그것을 쭉 유지하는 비결은 단 하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것이다."(본문 중에서)

칼로리를 줄이는 다이어트는 시작하면 사람의 몸은 칼로리를 적게 소모하고 생존하는 '칼로리 보존 모드'에 돌입하기 때문에 적은 양의 지방도 축적하게 되고, 다이어트 이전보다 훨씬 더 적게 먹어야만 체중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른바 다이어트 이후에 요요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바로 사람의 몸이 '칼로리 보존 모드'로 바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칼로리를 소모시키는 땀 흘리고 운동하는 생활방식을 선택하지 않고 섭취하는 칼로리를 줄이는 것만으로는 결코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엉터리 다이어트의 대표적인 사례로 이른바 황제다이어트(에트킨스 다이어트)를 꼽는다.

"애트킨스 다이어트가 무섭다고 하는 것은 빠른 속도로 짧은 기간에 살을 빼준다는 데 있다. 그 효과는 굶는 것과 똑같다. 연료로 쓸 탄수화물이 없으니까 몸이 지방을 연소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 주일 정도만 지나면 케톤증이라고 불리는 증상이 생기는데, 지방연소의 부산물로 생성되는 산성물이이 몸에 축적되면 뇌기능장애, 혼수상태를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본문 중에서)

즉, 육류위주의 다이어트는 짧은 기간에 살을 빼는 효과는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나쁜 효과를 가져 온 다는 것이다. 육류에 들어 있는 과도한 지방은 궁극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며 혈관 벽에 혈행을 방해하고 뇌졸중과 심장발작을 일으키는 지방 알갱이들을 유착시킨다는 것이다. 아울러 피부가 거칠어지고 머리카락이 빠지며 여러 가지 만성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크리스토퍼 완제크는 이 책을 통해 "비만 유전자나 다이어트 약품을 찾아내고자 하는 노력은 그저 꼼짝도 않고(여보 리모컨 좀 던져줘) 여전히 지방 투성이 인스턴트식품을 먹으면서도 이상적인 체중을 유지하고 싶어 하는 헛된 욕망일 뿐"이라는 신뢰할 만한 증거들을 제시하고 있다.

우유는 콜라보다 나은가?

정부와 민간의 주요 보건기관에서는 한결같이 칼슘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우유를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아이들에게 탄산음료와 가당 음료 중에서 한 가지를 택해야 할 때, "그러지 말고 우유를 마셔"라는 충고를 당장 그만두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유는 무엇이 나쁜가? 문제가 되는 첫 번째 요인은 지방이다. 지방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혈액의 흐름을 방해하고 뇌졸중과 심장발작의 원인이 된다. 물론 요즘은 저지방우유가 나오고 있지만 그렇다고 우유의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다.

우유의 두 번째 문제는 동물성 단백질이라는 점이다. 우유의 동물성 단백질이 칼슘의 체외배출을 부추기기 때문에 칼슘손실이 일어나며 결과적으로 우유를 많이 마실수록 골다공증 증상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우유의 세 번째 문제는 칼슘 체외 배출뿐만 아니라 칼슘함량은 높지만 흡수율이 낮다는 것이다. 우유의 칼슘흡수율은 32%에 불과하지만 케일, 브로콜리, 겨자 잎, 순무 잎, 싹 양배추의 칼슘 흡수율은 50%나 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일반적인 우유는 칼슘에 관한 최악의 원천에 속한다는 것이다.

네 번째 문제는 우유는 젖소에 주입된 항생제와 인공성장호르몬에 의한 위협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몬샌토사의 성장호르몬인 rBGH는 우유의 생산량은 늘려주지만, 이 호르몬이 주입된 젖소는 일찍 죽거나 병원균에 감염되므로 사람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구상에 살아가는 사람 중에서 75%가 우유를 편안하게 소화시키지 못하는 락토오스 과민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멕시코인의 50%, 아프리카계 미국인들과 아메리카 원주민의 70%, 그리고 아시아계 미국인의 90% 이상이 락토오스 과민증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우유에 관한 크리스토퍼 완제크의 결론은 이렇다.

"우유에는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이 많이 들어 있고, 우유 채취량을 두 배로 늘리기 위해 가련한 동물들에게 주사한 인공 호르몬도 들어있다. 우유는 이따금씩 마시게 되는 쓰레기 같은 음료보다는 몸에 좋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사실을 증명할 과학적 근거는 없으며, 아예 몸에서 우유를 소화시키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본문 중에서)

'아시아인의 90%가 우유를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한다'는 10년이나 지난 미국 영양학회의 연구결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는 학교급식은 물론이고 군대와 같은 대부분의 단체급식에서 우유를 급식이 거의 의무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크리스토퍼 완제크의 주장처럼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불량의학'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 밖에 '불량의학'에 관한 진실

크리스토퍼 완제크가 쓴 <불량의학>에는 다이어트와 우유에 관한 것 말고도 사람들의 의학상식을 뒤집는 50여 가지의 진실이 소개되어 있다. 생수가 수돗물보다 더 안전한가? 물론 그의 주장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도 수돗물이 상당히 안전하다는 것이다. 그는 생수가 납, 비소, 세균문제에 있어서 수돗물보다 더 안전하다는 근거가 없으며, 미국에서 판매하는 생수의 3분의 1에선 합성유기화학물질과 세균, 비소가 검출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보다 더 어처구니없는 것은 미국에서 판매되는 생수의 25~40%는 수돗물을 원료로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알래스카의 프리미엄 빙하음용수"라고 광고한 알래스카 생수의 원료가 수돗물이며, 펩시코사와 코카콜라가 생산하는 생수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 책에서 주장하는 사람들의 상식을 뒤집는 사례 중에서 독자들의 흥미를 끌만한 몇 가지를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항산화제(비타민제제), 알약하나면 만사 오케이? 세균은 무조건 나쁘다? 흑사병은 살아있다. 맹장은 무용지물인가? 대머리에게 희망은 있는가? 산소를 마시면 몸에 좋은가? 간 해독은 가능한가와 같은 주제들이다.

지은이의 주장중에는 '수돗물 불소화' 혹은 여러 가지 자연요법에 대한 불신 등 쉽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도 있지만, 그의 말대로 지금 우리는 조상들이 그랬던 것과 똑같이 우량의학과 불량의학의 공존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우리주변에 상식으로 널리 알려져 있거나 혹은 자본주의적인 상술에 의해 만들어지는, 손가락하나 까닥하지 않고도 건강해질 수 있다는 여러 '불량의학'을 쉽게 알아보는 혜안을 가질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불량의학 - 10점
크리스토퍼 완제크 지음, 박은영 옮김, 허정 감수/열대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