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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기타, 교양

전시회와 블로그가 찰떡궁합이라는데?

by 이윤기 2010.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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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스즈키 사토시가 쓴 <MICE
[각주:1]시대 사람과 정보의 흐름을 디자인하는 전시 성공 노트>

일본의 대표적인 이벤트 제작 회사에 근무하는 스즈키 사토시가 쓴 긴 제목의 책 <MICE시대 사람과 정보의 흐름을 디자인하는 전시 성공 노트>를 소개하게 된 것은 이 책 출판에 참여한 기획자와의 작은 인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기획에 참가한 저의 지인은 오래전 마산MBC에서 방송작가로 일하였는데, 지금은 출판 기획자로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블로그를 통해 관심있는 책을 소개한다는 소문(?)과, 매일 적지 않은 방문자가 제 블로그를 방문한다는 것 때문에 일부러 책을 보내주었습니다.


솔직히 '전시회'는 저에게 관심있는 주제가 아니었습니다. 시간을 내서 얼른 읽고 싶은 책들이 밀려 있어서 책을 받고서 여러 날이 지나도록 이 책 <전시 성공 노트>를 쉽게 손에 들 수가 없었습니다.

차일피일 미루다가 설 연휴 마지막날 작심하고 이 책을 읽기 시작하였습니다. 제가 깊은 관심을 가진 주제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딱 3시간 동안 꼼짝하지 않고 단숨에 이 책을 읽었습니다.

단숨에 책을 읽은 것은 몇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하나는 이 책이 '전시회'에 큰 관심이 없는 독자들도 읽을 수 있도록 비교적 쉽게 그리고 친절한 설명을 덧붙여 씌어졌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책의 맨 뒷부분에는 전체 내용을 요약해놓은 요약문도 실려있고, 전시회 관련 용어 해설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울러 이 책은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하듯이 씌어 있어 전체의 내용과 각장의 내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주제별로 요약된 정보가 담겨 있었습니다. 또 글자가 크고 줄 간격이 넓기 때문에 두께에 비하여 책을 읽는데 많은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전시회 + 블로그 = 강력한 마케팅 툴

한편, 책을 읽기 전에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전시회'라는 주제에 관심을 연결시켜준 것은 옮긴이의 글에 나와있는 '전시회 + 블로그 = 강력한 마케팅 툴'이라는 문구에 설득되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수많은 사람과 정보가 한 곳에 집결된 그곳에서 시작된 어떤 이야기 혹은 정보가 블로그, 트위터를 통해 일파만파로 퍼져 나간다면 그 파급력이 어떨 것인가........전시회, 그것은 누군가 오기를 기다리는 공간도 아니고 정적인 공간도 아니다. 오히려 가장 능동적이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마케팅의 트랜드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발 없는 말이 천리를 간다고 하지 않았는가. 전시회에서 쏟아진 수많은 정보와 담론이 천리 그 이상을 갈 것이다."

블로그를 일상적인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는 블로거로서 책을 시작하는 '옮긴이의 글'에 나오는 전시회와 블로그가 궁합이 잘 맞는 마켕팅 툴이라는 설명에 상당부분 공감하였기 때문에 책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을 것 입니다. 아울러 전시회가 "수 많은 사람과 정보가 한 곳에 집결 된 곳"이라는 사실도 새삼스럽게 깨닫게 되었구요.

블로그 등장과 보급은 전시회의 중요성을 더욱 증가시켰다고 합니다. 전시장을 찾는 고객 중에 자신이 체험한 상품과 참가 기업들에 대해 자세하게 포스팅하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으며 그 수는 비약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전시회에 대한 내용이나 블로그를 방문한 사람들과 주고받는 대화들이 주위의 관심 층들을 통해 반복적으로 인용되면서 정보는 지속적으로 확산되는 구조가 마련되었다는 것입니다. 실제 체험이 가능한 전시회의 경험을 블로그를 통해 발신하는 경우 다른 미디어 이상의 강력한 설득력을 지니면서 확대되어 '신뢰할 만한 정보원'으로서 시장에 커다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전시회는 블로그의 발전에 의해, 상품과 서비스의 정보를 유통하는 기점으로서 더욱 더 주목받을 것이라는 것이 제 지론입니다. 전문가들이 전시회의 체험을 바탕으로 각자의 블로그에 감상을 올리기 때문에 영향력이 상당합니다."(스즈키 사토시)

책을 읽고 보니 저자에 대한 소개가 이 책을 이해하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듯합니다. 이 책을 쓴 스즈키 사토시는 일본 최대의 이벤트 회사인 TOW 기획부에서 일하고 있는 플래너입니다. 그는 박람회, 전시회, 캠페인, 이벤트 회의 등 행정이벤트에서 기업 프로모션에 이르기까지 연간 100편 정도의 이벤트 기획을 하고 있답니다.

그는, TOW가 주재하는 이벤트 플래너 스쿨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1999년부터 2002년까지 4년에 걸쳐 실시한 IT계열의 대형 전시회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실제로 열렸던 전시회의 경향을 연구하여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시회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4년간에 걸친 앙케트, 행동조사 등 실질적인 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시회가 어떻게 이용되고 있으며, 전시회를 통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는지를 철저히 분석하고 있다."

즉, 이 책은 실제로 비용을 부담하면서 전시회에 부스를 마련하여 참가하거나 혹은 전시회를 개최하고자 하는 기획자들을 위하여 씌어진 책인 셈입니다.

'전시회'라고 하는 주제에 관심이 없었던 저는 이런 일을 전문으로 하는 회사가 있고, 연간 100회가 넘는 전시회를 기획하는 전문 플래너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운 일 이었습니다.

아울러, 이 책을 번역한 분들이 국내에서 비슷한 일을 하는 분들이라는 사실을 통해 우리나라에도 '전시회'라고 하는 새로운 사람과 정보의 유통 방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습니다.

첨단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전시회가 중요해진 이유

그렇다면, 인터넷과 초고속 통신이 끝없이 발전하고 있는 시대에 오프라인을 통해 직접 커뮤니케이션하는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의 전시회가 유효한 커뮤니케이션이 된 것은 무슨 이유일까요?

"소비의 라이프스타일이나 가치관이 점점 다양해지면서 소비자의 욕구에 부응하는 한편 타사와의 차별화를 도모하기 위해 상품은 훨씬 기능적으로 바뀌었고 서비스는 나날이 세분화되기 시작했다........소비자는 생활가전에서부터 IT를 이용한 자산운용 및 여행에 이르기까지 넘쳐나는 다양한 선택 앞에서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것을 고르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되었다."

"휴대전화나 컴퓨터처럼 기능이 급속도로 복잡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예전부터 사용하던 물건들도 선택하기가 점점 어려워져만 간다. 요듬은 판매점 직원들조차도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복잡화 다양화되었고, 예전에는 없었던 가전제품들까지 등장했다."


실제로 가전제품이나 IT계열의 상품들 뿐만 아니라 자산운용이나 여행 등 수많은 상품과 서비스에서도 내 선택이 과연 올바른 선택인가하고 불안을 느끼는 시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구매 결정을 하기 전에 정확한 정보를 획득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상품과 서비스는 복잡해지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정보를 얻는 것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합니다. 즉, 광고나 전단지, 카달로그를 아무리 살펴봐도 자신에게 적절하고 명확한 평가 기준이 없기 때문에 구매 결정을 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지요.

결국, 사람들은 그 방면에 대하여 잘 알고 있는 제 삼자의  평가나 정보를 판단의 기준으로 삼는데 친구나 전문가의 평가 혹은 전문 미디어의 도움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 입니다. 따라서 사람들은 상품을 구매할 때 바로 다음과 같은 정보 획득 과정을 필요로 한다는 것 입니다.

① 경쟁 제품을 비교할 수 있고 가급적 비교하고 직접 만져 본 후에 구매하고 싶어 한다.
② 다양한 종류의 상품, 기능 격차의 감소, 유사한 가격대 때문에 상품 선택이 어려울 경우 상품에 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의 설명을 듣고 싶어 한다.


이런 정보 획득 과정을 전시회와 연결시켜 보면, 전시회가 강력한 마케팅 툴이 될 수 있는 이유를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즉, 방문객의 입장에서 "사지 않으면 미안하다는 불편함 없이 의문점에 대해 질문할 수 있고 상품을 직접 만져보고 실감할 수 있는 장"이 된다는 것입니다.

"주택건설 회사가 주택을 전시하는 이유는 소비자는 직접 눈으로 보면 구매의욕을 자극받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보고, 만지고, 설명을 들으면 단번에 구매의욕이 솟게 됩니다. 이것과 유사한 매력이 전시회에 존재합니다. 또 전시회에서만 얻을 수 있는 정보도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시회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중요해지리라 생각합니다."(곤다 야스히로)

결국, 전시회는 소비자에게 적절한 정보획득 과정을 제공함으로써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좋은 평가가 입소문을 타거나 블로그 등을 통해서 확산될 기회를 만들어 냄으로써 광범위한 마케팅 효과를 발휘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스즈키 사토시가 쓴 <MICE시대 사람과 정보의 흐름을 디자인하는 전시 성공 노트>는 바로 전시회가 마케팅의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바로 이점에 주목하여 씌어진 책 입니다. 성공적인 활동을 하는 전시 플래너로서의 경험과 4년 동안의 조사 결과를 근거로 전시회를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는 책 입니다.

이 책은 전시회의 목적, 전시회의 기획, 고객 접촉 방법, 스태지 프레젠테이션, 시연, 전문가 설명의 중요성, 방문객의 행동 분석, 접촉의 질을 높이는 전시회 구성, 접촉 인원수를 늘이는 전시회 구성, 그리고 프라이빗 전시회의 특성과 실제, 퍼블릭 전시회와의 비교 등 프라이빗 전시호의 설계와 방법 등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전시성공노트 - 10점
스즈키 사토시, 한상국 외 옮김/유니원 미디어


  1. 기업회의(Meeting), 포상관광(Incentive travel), 국제대회(Convention), 전시박람회(Exhibition)의 머릿글자를 따서 MICE라고 한다. MICE는 21세기 고부가가치 산업, 굴뚝없는 황금의 미다스 같은 수식어가 붙으며 세계의 유수한 도시들이 MICE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크게 보면 비지니스 관광산업으로도 볼 수 있는 MICE는 래래 산업의 핵심 영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한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