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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순천에 화상 경마도박장 망령이 되살아났다

by 이윤기 2010.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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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에서 시의원 선거에 출마한 후배가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 선거운동 접어두고  순천 화상도박장(마권 장외 발매소) 반대 투쟁에 나섰다고 합니다. 전국적인 사안이 아니라 여론의 주목도 받지 못한채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 2006년 11월 순천화상경마장 취소를 확인하는 기자회견


도대체 지금 순천에서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요?

오늘 6월 지방선거 끝난 직후 순천에 '화상 경마장'을 개장을 한다고 합니다. 순천시민들이 아니라고 하더라도 순천 사정을 좀 아시는 분들은 깜짝 놀랄만한 일입니다. 

2006년 노무현 정부때, 순천시민들을 비롯한 전국적인 '화상경마장 반대 운동'으로 순천뿐만 아니라 전국의 화상경마장 설치가 모두 취소되었는데, 4년만에 다시 화상경마도박장의 망령이 되살아났기 때문입니다.

그냥 되살아 난 것이 아니라 시민들을 깜쪽같이 속이고 비밀스럽게 추진하여 개장 날짜가 목전에 와 있다고 합니다.

바로 이 화상경마장 문제 때문에 오랜 시민단체 활동을 접고 풀뿌리 주민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치기 위하여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김석 후보(전 순천화상경마도박장설치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사무국장)가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화상도박장 반대 활동'에 뛰어들었다고 합니다. 

전남 순천에서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3년 동안 시민단체와  순천시, 순천시의회, 지역국회의원 그리고 시민들이 한데 뭉쳐 '순천화상도박장 반대운동'이 범시민운동으로 전개되었습니다. 길고 지난한 싸움 끝에 전국에서 처음으로 시민의 힘으로 화상도박장 설치를 막아내는 큰 성과를 만들어내기도 하였습니다.


▲화상 경마장 반대 운동 당시 사진입니다



3만여명의 시민들이 참가한 순천화상도박장 반대서명운동, 1인 시위, 농림부 항의 방문, 화요집회, 천막농성 등 3년 이라는 기나긴 싸움을 통해 다양한 반대운동을 전개하였다고 합니다. 3년 동안 끈질기게 진행된 화상도박장을 반대운동으로 마침내 2006년 11월 화상경마장 승인권자인 농림부가 사업을 취소하는 결정을 내렸습니다.

당시 농림부가 시민단체 앞으로 보낸 공문을 보면, "2006. 11. 29일 순천 등 8개 장외발매소 신규 설치사업 철회를 포함한 한국마사회의 장외발매소 개설사업 변경을 승인하였으며, 향후에도 순천에서 장외발매소가 설치될 계획이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되어있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한국마사회가 순천시내에 설치하려고 하였던 화상도박장(장외발매소) 계획을 취소하기로 하였으며, 앞으로도 순천에는 설치할 계획이 없다는 것입니다.

당시 농림부장관도 "주민들이 동의하지 않는 마사회의 장외발매소, 즉 화상 경마장 추진은 승인하지 않겠다"며 해당 건물을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답니다.

▲ 2006년 당시 화상경마장 취소를 확인시켜주는 농림부 공문



그런데, 4년 만에 최근 농림수산식품부가 2006년의 사업취소 약속을 뒤집고 순천시민들 몰래 '화상경마장' 사업을 승인하였답니다. 수만 명의 시민들이 3년도 넘게 반대 운동을 해서 막아낸 화상도박장 설치 허가를 2009년 시민들 몰래 보낸 순천시의 공문과  시민 130여명의 찬성 동의서를 근거로 '지역의 반대여론이 없다'며 사업을 승인하였다는 것입니다. 

시민들의 반대여론을 의식한 농림부와 한국마사회는 몰래 화상도박장 설치를 추진하여, 순천시민들 대부분이 지난 4월 7일 사업승인이 이루어지고 나서도 한 참 후에야 6월에 화상경마장이 개장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울러, 순천시는 정부가 경마장을 재추진하는 동안 그 정보를 시민들에게 공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시민 여론을 수렴하거나 여론을 정부에 전달하는 일에도 소홀하였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접한 김석 순천시의원 예비후보는 "식은 땀이 나고 소름이 돋았다"고 합니다. 그는 2004부터 2006년까지 지난하고 힘겨웠던 싸움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합니다. 몰염치한 공기업 한국마사회와 농림부를 상대로한 피눈물나는 싸움을 직접 경험해 보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순천시민들이 국민여론을 무시하는 정부를 상대로 또 다시 힘겨운 싸움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화상경마장 문제는 영원히 끝난 줄 알고 방심하고 있었던 자신들을 반성(?)하면서 촛불을 다시 들게 될것 같습니다.  

여러분 이거 결코 남의 동네 이야기가 아닙니다. 악령이 순천에서 다시 살아났으니 언제 전국으로 퍼져나갈지 알 수 없는 일빈다.  순천에 화상도박경마장 설치에 성공하고나면, 그 다음엔 창원, 진주, 부천, 안양, 대전.......전국의 모든 도시에 화상경마도박장을 만들려고 할 것은 뻔한 일입니다.

※ 아래 관련 기사를 따라 가셔서 격려와 지지의 댓글도 남겨주시고 이 기막힌 소식을 많은 곳에 퍼 날라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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