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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김두관지사, 위원회부터 바꿉시다

by 이윤기 2010.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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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만의 지방권력 교체,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10년 동안에도 굳건하게 한나라당이 집권하여 변화와 개혁의 무풍지대로 지낸 곳이 대구, 경북, 부산, 경남지역입니다.

그런데, 이번 지방선거에서 야권과 시민단체의 연대를 통해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도지사에 당선되어 지방자치 20년 만에 처음으로 지방권력 교체가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6.2 선거에서 당선이 확정되자 김두관 당선자를 향한 기대를 담은 글들이 블로그를 통해서도 여러편 포스팅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는 괴나라봇짐께서 쓴 김두관 도지사 이제는 좀 기다려줍시다 와 같은 글도 있었습니다.

"건국이래 처음으로 지역 권력을 바꾼 진보,개혁진영과 시민사회 진영이 수십년간 지역의 토호들과 보수 기득권 세력이 유착해서 만들어놓은 불합리한 구조를 김두관 도지사를 통해 개선하려는"성급함에 대한 우려를 담은 중요한 지적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실제로 김두관당선자는 이런 우려와 기대를 모두 받아들이듯 인수위를 구성하면서부터 일상적인 행정업무 인수위원회 뿐만 아니라 전문가와 개혁적인 인사들을 포함하는 4대강 환경특별위원회와 일자리고용특별위원회를 구성하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김두관 당선자는 남해군수와 행자부 장관 그리고 여러 차례 선거 출마 과정에서 일관되게 '참여 민주주의 확대, 지방 분권 강화, 주민 자치, 지방자치 확대'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두관 당선자가 펼친 남해군정과 짧은 행자부 장관 시절의 국정 그리고 선거 때 내놓은 정책과 공약을 보면 저의 판단이 별로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혹시 성급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으면서도 김두관 도시사에게 경남도청에 속해 있는 각종 위원회를 먼저 개혁하자는 제안을 해봅니다. 아니, 행정 경험이 많은 당선자께서 이미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을지로 모르지요.

이미 김두관 지사는 취임 후에 민주도정협의회를 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민주도정협의회는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 등 야3당과 희망자치만들기 경남연대 등 시민ㆍ사회단체 관계자로 구성된다고 합니다. 20~30명이 참여하는 민주도정 협의회는  매달 한차례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정책을 건의하거나 도정에 대한 자문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민주도정협의회도 꼭 필요하고, 4대강 환경 특별위원회나 일자리고용특별위원회와 같은 김두관 도지사의 도정 방향을 구현하기 위한 특별한 위원회를 만들어 정책의 방향을 잡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경남 도청에 이미 설치된 100여개에 달하는 위원회를 제대로 운영하게 하는 것도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가진 2007년 12월 31일자 자료를 보면 경상남도에는 법령, 조례, 훈령 등에 따라 강제로(반드시) 설치해야 하는 위원회만 90개에 달하고, 그 외에 행정 수행, 정책 수립을 위해 설치한 임의 위원회도 수십개나 더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100여개에 달하는 각종 위원회의 인적 구성이 건국이래 한 번도 제대로 바뀐적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군사독재에 이어 특정 정당이 지배해온 권위주의 시대에는 말할 것도 없고, 지방자치 20년 역사 동안에도 큰 변화없이 이른바 토호와 보수기득권 세력으로 채워져 있었습니다.

일부 위원회의 경우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기간에, 특히 김두관 도지사가 행자부 장관을 하는 동안 행자부 지침을 통해 주민참여를 활성화 시키는 방향으로 위원회 구성을 대폭 바꾼 경우도 있습니다. 

또 토호나 보수기득권 세력과 상관없는 다양한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여러 위원회들은 연간 수십회의 회의를 의욕적으로 개최하면서 그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였던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경남도에 있는 위원회 중에는 민주정부 10년 동안에도 인적 구성에  변화없이 유지되었으며, 주로 도정의 거수기 역할에 충실하였던 위원회도 적지 않습니다.

김두관 도지사는 '열린 도정'의 취지에 맞춰 취임식도 도청 광장에서 개최한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민주적인 도정, 참여 도정을 위하여 경상남도에 설치된 100여개에 이르는 위원회 운영 상황을 점검해보고 개혁의 방향을 잡아갈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