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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1박2일 보던 아들 결국 라면 끓여 먹었다

by 이윤기 2010. 8.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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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을 돌아다니며 기발한 여행을 만들어내는 1박 2일은 그 지역의 특별한 음식들을 두루 소개한다. 그러나 MT처럼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의 단골 메뉴 중 하나는 단연 라면이다.

고기잡이 배에서 끓여 먹는 라면, 혹한기 캠프에서 끓여먹는 라면 그리고 불과 얼마전에는 멤버 중 한 명인 이수근이 대형트럭 밑에 들어가 라면 먹는 장면이 방송되어 작은 논란이 벌어지기도 하였는데, 오늘 저녁 방송에 또 다시 라면이 등장하였다.


서해안 한적한 어촌마을을 찾아 떠난 1박 2일 멤버들이 국도변 버스정류장에서 라면을 끓여먹는 장면이 방송되었다. 장대같은 비가 쏟아지다 잠시 주춤하는 사이 비바람을 피할 수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다섯 명이 라면 10봉지를 말끔하게 해치우는 장면이었다.

원래 허기질 때 먹는 라면이야 어떤 산해진미에도 비할 수 없는 꿀맛인데, 이날 방송에서도 유독 라면을 맛있게 먹는 장면이 방송되었다.

강호동의 말처럼 평균으로 따지면 1인당 2봉지씩이지만.... 방송에서는 김종민과 강호동이 특별히 더 많은 양을 먹었다. 혼자서 3~4봉은 먹어치운 것처럼 보였다.

 
이승기와 이수근이 강호동이 라면 먹는 것을 스포츠 중계 방송을 흉내내어 코펠셋트에 들어있는 작은 그릇으로 한 그릇을 비울 때마다 5봉에 도전, 6봉에 도전이라고 과장되게 표현하였지만 실제로 여섯 봉지를 혼자서 먹어치운 것은 아니었던 것같다.

방송에서 강호동은 MT라면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라면 10봉을 한꺼번에 끓일 수 없으니 처음 끓인 라면을 먹고 남은 국물에 또 라면을 넣어 끓이고 세 번째는 남은 국물에 물을 더 부어 라면을 잘게 부수어 죽을 만들어 먹었다.
 
보기에 따라 지저분하다고 느끼는 시청자들도 있었겠지만, 강호동이 워낙 마지막 한 가락까지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별로 탓할 수 없었으리라고 생각된다.



얼마나 라면을 맛있게 먹었던지, 1박 2일이 시작되는 시간에 저녁밥을 먹었음에도 불구하고 방송이 끝나자 "아 ~ 라면 먹고 싶다"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나만 그렇게 느낀 것이 아니었다. 아들 녀석들도 잇따라 라면을 먹고 싶다고 난리다.

"아빠 ~ 라면 먹고 싶지요. 아~ 나도 라면 먹고 싶다."
"형~ 라면 먹고 싶제? 우리 라면 끓여 먹을래"
"금방 밥 먹었는데 무슨 라면?"
"아 ~ 도저히 못 참겠어요. 1개만 끓여서 나눠 먹을께요"


결국 두 아들은 라면을 끓였습니다. 저녁을 먹은지 1시간도 지나지 않았는데 라면 1개를 끓여서 둘이 나눠서 아주 맛있게 먹더군요. "후루룩 ~ 후루룩" 소리를 내면서 말입니다.

처음엔 라면 한 개를 그냥 끓여서 둘이 나눠 먹더니 남은 국물에 계란을 풀고 김을 한 장 넣어 마치 죽처럼 만들어서 먹는 것을 모두 흉내내보더군요.


다행히 저는 아들들과 같이 라면을 끓여 먹는 유혹에서는 벗어났지만 솔직히 정말 맛있어 보였습니다. 지구상에 배가 불러도 먹는 동물은 사람밖에 없다고 하였는데.......정말 TV에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니 배가 부른데도 먹고 싶은 마음이 자꾸 생기더군요.

'TV가 아이들을 살찌게 한다'는 이야기도 정말 조금도 틀리지 않았습니다. 라면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보면 라면이 먹고 싶고, 피자 맛있게 먹는 장면을 보면 피자가 먹고 싶고,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고나면 그 음식이 먹고 싶은 것은 분명 한 것 같습니다.

아무튼, 1박 2일에 라면 맛있게 먹는 장면 보고 라면 끓이신 분들 많지 싶습니다. 특히, 휴가지에 계신 분들 중에서 오늘밤 '야식'으로 라면 끓이신 분들 많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