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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칼럼

트랜스지방 0 그램, 그 숨겨진 비밀

by 이윤기 2008.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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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5월 식품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미국산 수입소고기의 광우병 위협에 집중되어있습니다. 그런데, 정확히 1년 전 2007년 5월에는 과자 속에 들어있는 식품첨가물과 트랜스지방의 위험에 우리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습니다.

트랜스지방산이라는 인공물질로 인하여, 미국에서만 한 해에 약 3만 명이 숨지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니, 지구촌 전체로 치면 수십만명에 달할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고, 그 위험이 결코 광우병보다 덜 하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트랜스지방은 아토피 원인물질로 하나로 지목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 비만, 심장병, 고혈압, 뇌졸증과 같은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어린이시력저하와 불임증가 그리고 암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 마디로 트랜스지방산은 식품 수명을 길게 하는 대신에 사람 수명을 짧게 만드는 대표적인 나쁜 지방입니다. 몸에 나쁜 지방의 대명사인 트랜스지방은 마아가린 쇼트닝과 같은 보통 온도에서 딱딱하게 굳어 있는 경화시킨 기름, 그리고 대부분 가정에서 먹고 있는 이른바 정제식용유를 사용하여 튀김 등의 요리를 할 때 만들어집니다.

트랜스지방은 스넥류 과자, 기름에 튀겨내는 도너츠, 치킨, 피자, 햄버거와 감자튀김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에 가장 많이 들어 있습니다.

결국, 트랜스지방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불안이 커지자 쇼트닝과 같은 경화유 대신에 값이 올리브유를 사용하여 닭튀김을 만드는 치킨 업체가 생기기도 하였고, 마침내 정부는 2007년 12월부터 가공식품에 대한 트랜스지방 함량 표시제를 전격적으로 시행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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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DA기준보다 조금 더 엄격한 규정을 적용하였기 때문에 많은 소비자들이 이제는 안심하고 과자를 먹어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스넥 과자를 구입해보면 과자 봉지에 유통기한뿐만 아니라 과자에 포함된 각종 원료의 성분표시가 되어있고, 거기에는 어김없이 트랜스지방산 함량도 표시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조금 관심있게 관찰해본 소비자들이라면 쉽게 이상한 점을 발견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가공식품에 트랜스지방 함량이 모두 0그램이라고 표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트랜스지방산 0그램이라고 표시된 제품에는 진짜로 트랜스지방산이 하나도 들어있지 않을까요?

사실은 그렇지않습니다. 실제로는 모두 트랜스지방산이 들어있습니다. 이것은 함량표시기준이 만들어낸 눈속임에 불과합니다. 현재 국내 트랜스지방 함량 표시제도는 제품 1회 섭취량에 트랜스지방이 0.2그램 미만이면 모두 0그램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0.15그램은 물론이고 0.19그램까지는 모두 0 그램으로 표기할 수 있는 허점이 있습니다. 더군다나 1 기준은 과자 1봉지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1회 섭취량을 기준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기름에 튀겨내는 대부분 과자에는 0.2그램이 훨씬 넘는 트랜스지방산이 포함되어 있지만, 0그램이라고 표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1회 섭취량이라고 하는 애매한 기준을 적용함으로써, 제조고정에서 트랜스지방이 생성된 과자와 가공식품에 모두 트랜스지방 0그램이라고 표시하여 소비자들을 우롱하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트랜스지방이 뒤범벅된 대표적 음식인 피자, 햄버그, 치킨과 같은 패스트푸드 음식들은 아예 함량표시도 하지 않은 채 버젓이 팔리고 있습니다.
애매한 트랜스지방 함량 표시제가 마치 소비자들로 하여금 트랜스지방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난 것 착각하게 만드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 트랜스지방 함량 0그램이라고 표시된 과자와 가공식품에는 결코 트랜스지방이 하나도 없는 것이 아니라는 점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 창원KBS 라디오 '생방송 경남' 시민기자칼럼 5월 13일 방송 원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