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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읽기

2% 아쉬운 창원시 시정경연...

by 이윤기 2010. 9.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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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월요일 아침 8시 30분, 창원시 시정경연에 다녀왔습니다. 그전에도 창원시청에는 여러 번 갔습니다.

그러나 모두 저녁시간에 공짜 주차를 하러 갔었기 때문에 청사 내부에 들어가 본 것은 행정구역 통합 이후부터 입니다.

 
우선 첫 느낌은 대리석으로 되어 있는 옛 마산시청사(현 마산합포구청)보다는 훨씬 덜 권위적인 느낌이었습니다.

창원시청 청사에도 자주 가게되고, 시정경연을 위해 박완수시장을 가까이서 직접 만나보니 행정구역 통합이 이루어져 창원시민이 된 것이 실감 나더군요.


행정구역 통합 이후에 처음 열린 창원시 시정경연에 다녀온 소감을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첫 번째, 창원시 시정회의실은 '스마트'한 느낌이었습니다. 넓지 않은 공간에 마이크가 설치되어 있어서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였지만, 청사내 방송과 회의 녹취를 위한 시설이라는 것을 알고나니 충분히 이해가 되었구요.

두 번째, 행사장에 현수막이 없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공공기관이 주최하는 회의나 모임에 가면 딱 1번 사용하기 위한 현수막을 제작해서 걸어놓은 일이 많이 있습니다. 1회 행사용 현수막을 볼 때마다 자원낭비에 환경오염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였는데, 창원시 시정경연장에는 현수막이 없었습니다.

  현수막대신 사용하는 스크린입니다.

대신 회의실에 설치된 대형화면에 현수막대신 행사 제목이 큰 글씨로 출력되어 있더군요. 어차피 비용을 들여서 설치한 영상시설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른 회의를 위해서 같은 회의실에 갔을 때도 현수막을 설치하지 않고 영상시설을 활용하더군요. 참 바람직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 담당공무원이 회의를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를 깨고 박완수 시장이 시정경연 회의를 직접 진행 하더군요. 관련부서 공무원들은 배석만 하고 있었습니다. 옛 마산시나 경상남도에서 주최하는 위원회 등 여러 회의에 참여해보았지만, 시장이나 부시장, 도지사나 부지사가 직접 회의를 주재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창원시 부시장께서 참석하신 다른 회의는 담당 공무원이 회의를 진행하였는데, 시정경연회의는 창원시장께서 직접회의를 주재하더군요. 시정경연에 참가한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려는 노력이 '신선'하였습니다.


창원시 시정경연 2% 부족한 아쉬운 점

그러나,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아울러, 이런 아쉬운 점을 조금만 보완하면 시정경연은 시장과 시민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좋은 제도로 정착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아쉬운 점, 첫 번째는 토론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저를 제외한 5명의 시정경연 발표에 대해서도 하고 싶은 말이 있었고, 제가 제안한 경연내용에 대해서 담당국장이나 과장들께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회의 시작에 앞서서 "시장님 다른 일정 때문에 바쁘시니 발표시간을 꼭 지켜달라"는 당부를 받았기 때문에 발표가 끝난 후에 의견을 꺼내놓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아~ 그리고 실무적인 문제이기는 하지만, 시정경연 참가자들에게는 다른 발표자의 발표 자료를 준비해주지 않았습니다. 시장님과 국장님은 전체 참가자의 발표자료를 가지고 있었지만, 저희들은 다른 사람이 발표하는 자료가 없어서 내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시정경연에서 참가자들간에도 의견을 교환하고 토론이 이루어지도록 하려면, 사전에 다른 발표자의 자료로 볼 수 있도록 해주거나 혹은 현장에서라도 발표자료를 볼 수 있도록 준비가 필요할 것 같았습니다.



박완수시장께서는 6명의 시정경연 발표가 끝난 후에 "추가로 하실 말씀이나 의견이 있으면 말씀해주세요"라고 하였지만, 이미 시작에 앞서서 "시장님 일정 때문에 시간을 꼭 지키라" 당부를 듣었기 때문에 '의견'을 말할 수 없겠더군요.

시민들과 소통하는 시정경연이 되려면, 발표시간을 제외하고 적어도 30분 정도의 토론시간은 마련되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발표가 끝나고 30분간 토론이 확보되어 있다고 공지하였다면 마음 편하게 의견을 내놓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사실 저는 24시간 셀프 도서관이나 야간 조명 등에 대해서는 발표자들과는 조금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었고, 인간동력 발전에 대해서는 보충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얘기를 못하고 나와 아쉬웠습니다.

창원시 홈페이지 시정경연 소개에는 "격의없는 토론을 통해 시정전반에 대한 자문과 아이디어 및 가감없는 비판을 광범위하게 수렴" 하겠다고 되어 있었지만, 실제 진행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 경연의 유래
경연(經筵)제는 군왕과 신하들중 학문이 뛰어난 우수한 사람이 모여 고전을 함께 공부하고 학문적 토론으로 새로운 발상을 얻는 제도로 중국 한나라 유학자들이 황제에게 五經을 강의한데서 시작하여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예종때 도입하여 조선 세종때 집현전을 중심으로 절정기를 이루었으며, 특히 세종 재위기간 동안에는 1,898(월평균 6회)회를 개최하여 태평성대 치세를 이루는데 큰 기여를 하였습니다.
⊙ 도입배경
시정 분야별 전문가 및 시민단체 대표들과의 격의없는 토론을 통해 시정전반에 대한 자문과 아이디어 및 가감없는 비판을 광범위하게 수렴, 시정에 적극 반영하여 세계일류도시에 걸맞은 시민본위의 실용시정과 투명·공개·열린행정을 구현, 시정역량을 더욱 배가시켜나가기 위해서입니다.
⊙ 회의개최
경연회의는 매월 셋째주 월요일 08: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진행되며 매회 분야별 전문가, 시민 등 경연위원 10여명이 참석하여 시정발전을 위한 아이디어나 시책 등을 제안하게 됩니다. 시에서는 시장과 부시장이 참석하고 각 국 · 소장들이 배석하며 회의과정은 청내 전직원에게 생중계됩니다.
⊙ 참가신청
경연위원으로 참석하시고자 하는 분은 정책개발담당관 225-2321로 문의 바랍니다.



두 번째는 '격의없는 토론'을 진행하기에는 경연장 분위기가 지나치게 엄숙하고 긴장되고 무거웠습니다. 처음 시정경연에 오는 참가자들이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더군다나 시정경연 발표내용은 시청내 전 공무원이 TV를 통해 지켜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나니  참가자들은 더욱 긴장하는 모습들이었습니다.


따라서, '격의없는 토론'이 가능하도록 시정경연의 분위기를 부드럽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역할도 시장님 몫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시장님이 경연장에 나오기 전부터 '긴장한 표정'으로 앉아 계신 국장님들 모습 때문에 경연에 참가한 저까지 긴장이 되더군요.

무겁고 딱딱하고 긴장된 분위기 속에서 이루어지는 새로운 아이디어
, 톡톡튀는 아이디어가 나올 수가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정경연이 창원시 시민들과 직접 소통하는 '격의없는 토론장'이 되기를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