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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칼럼

배추 아닌 쌀값이 폭등했다면?

by 이윤기 2010.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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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쌀 재고량 100만톤?, 식량 자급율은 25%...

배추와 야채 값이 폭등하고 있고, 덩달아 수입 가격도 폭등하고 있습니다만, 다행히 쌀은 남아 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쌀 재고량은 무려 100만 톤에 이르러 쌓아둘 창고가 모자라고, 보관 비용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며 쌀값은 계속 폭락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쌀이 남아돌아서 걱정해야만 하는 일인지 다른 측면에서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쌀값이 폭락하자 정부에서는 다양한 쌀 소비촉진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쌀국수, 쌀라면을 비롯한 쌀 가공식품을 소비를 활성화 시키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합니다.
 
창고에 쌓인 쌀을 인도적 차원에서 북한에 지원하자는 주장도 있지만 지금 정부 아래서는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있는 모양입니다.

막대한 보관 비용이 문제가 되자 최근에는 남아도는 쌀을 감당할 수 없어 '쌀'을 한우 사료로 먹이는 방안까지 추진되고 있답니다.


경남도는 휴경농지에 가축사료용 벼 재배를 장려하기 위하여 올해부터 도비 650억 원을 연차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지방정부의 예산을 투입하여 사료용 벼를 생산함으로서 쌀 과잉공급을 억제하겠다는 것입니다.



2009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쌀 생산량은 579만 톤입니다. 쌀 소비량은 479만 톤이고 연말 재고량은 74만 톤 입니다. 여기에 의무 수입량 26만 톤을 추가하면 재고량 100만 톤이 됩니다. 정부와 언론에서는 남는 쌀 100만톤이 창고에 쌓여 있다고 호들갑을 떨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쌀 재고량 100만 톤은 정말 식량안보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한 양일까요? 전 세계 쌀 생산량은 2009년을 기준으로 4억 4000만톤으로 추정됩니다. 이 가운데 사고파는 쌀은 전체의 7% 정도인 3000만톤에 불과하고 쌀을 수출하는 나라도 태국, 베트남, 미국 등 몇몇 나라 뿐입니다.

만약 우리나라에 배추와 야채처럼 쌀 생산량이 줄어들었을 때, 이들 쌀 수출국 가운데 한 지역이라도 쌀농사가 잘못되면 식량수급에는 엄청난 재앙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율은 25% 정도이고 그나마 쌀을 제외하면 5%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배추 값 폭등에서 배워야 할 교훈은?

20세기 후반을 지나면서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 사막화, 홍수 등 크고 작은 재해와 이상기후는 10배 이상 늘어나고 빈도는 더욱 자주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 해 8월 러시아가 130년 만에 닥친 최악의 가뭄과 산불로 밀, 보리, 옥수수 등 곡물수출을 전면 금지하였고, 우크라이나도 곡물 수출을 절반으로 줄였으며, 호주 또한 지속적인 가뭄으로 밀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2008년 2월, 카메룬에서는 식량폭동이 일어나 40여명이 죽었고, 4월에는 아이티에서 일주일 동안 식량폭동이 일어나 2명이 죽고 총리는 해임되었으며, 이집트, 인도네시아를 비롯하여 전 세계 50여 나라에서 식량폭동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배추와 무를 비롯한 야채 값이 폭등하는 지금 우리는 ‘식량위기’가 언제든지 현실로 닥칠 수 있다는 사실을 교훈으로 삼아야 합니다. 최근 국내 배추값이 폭등하자 중국에서는 한국수출용 배추 값이 80%나 인상되었다고 합니다.



이웃나라 농사가 흉작이 되면 가격을 더 비싸게 받는 것이 이익을 따라 움직이는 국제 식량시장의 이치라는 것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만약,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와 배추가 아니라 쌀과 밀이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요?

어제 서울에서는 배추 세 포기를 사기 위해 4~5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렸다고 하더군요. 만약,  무우 배추가 아니라 쌀이 부족한 상황이었다면 식량 폭동이 일어났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자동차나 휴대전화, 반도체를 많이 팔아서 달러만 보유하고 있으면 아무 때나 쌀을 사올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그야말로 큰 착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쌀을 제외한 나머지 식량 자급율이 5%밖에 안 되는 나라에서 쌀 100만톤이 남았다고 '소' 사료 운운하는 것은 정말 위험한 발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의 배추 대란을 지켜보면 식량주권, 식량안보를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입니다. 쌀이 남아돈다면, 쌀 대신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다른 농작물의 경쟁력을 길러 식량자급율을 높이는 방안이 적극 강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KBS창원 라디오 생방송 경남 2010년 10월 5일 방송 원고를 조금 고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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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8

  • 내가만든 천국 2010.10.06 16:24

    맞는 말입니다.그런데 정부의 정책ㅇ이 도대체 미래를 대비하는 태도에 믿음성이 가지않고 전 국토에 벌려논 공사와 개발에만 올인 하고 있으니 불안한 마음 입니다.
    답글

    • 이윤기 2010.10.07 09:04 신고

      배추 품귀를 교훈으로 삼았으면 좋겠는데...식량 위기라는 관점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 seojin 2010.10.06 21:34

    잘 읽었읍니다.
    100% 동감합니다.
    수출에서 오는 수익
    과학과 공업발전과 함께
    자급자족이 중요타여깁니다

    이번 배추값파동을 교훈으로
    보다 지혜로운 정책이 절실타봅니다

    눌가리기식인 임시 해결책이
    아닌 장기적인 해결이 절실한 오늘의 대한민국 아닐까합니다
    답글

    • 이윤기 2010.10.07 09:05 신고

      2007년 이후 세계 곡물 시장에서 곡물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답니다. 남한에 흉년이 들고... 식량을 수입해오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면... 우린 북한 보다 더 힘들어질겁니다.

      남한은 식량자급율이 25%에 불과한데, 북한은 식량자급율이 65%라고 하는군요. 모자라는 식량을 사올 수 없어서 힘든 것이라고 합니다.

  • 동백나무 2010.10.07 07:35

    식량의 속국화로 가는 지름길이지요..
    전쟁도 해 볼 수가 없는 상태 말입니다.
    답글

    • 이윤기 2010.10.07 09:06 신고

      만약, 쌀이 배추처럼 부족하면 틀림없이 폭동이 일어나겠지요.

      자급율이 25% 밖에 안 되니 식량은 이미 속국화 되었다고 보아야합니다.

  • 인구감소필요 2010.10.07 18:06

    ㅇ 미래 한국에서 일어 날 수 있는 재앙은 인구과다 입니다. 대한민국 농토가 외국에서 식량 수입없이 부양할 수 있는 인구는 현재인구의 30%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2000만 이하의 인구만을 부양할 수 있는 농토인 것입니다. 인구증가 정책은 우리나라의 이러한 상황을 무시하는 재앙적 정책입니다. 우리나라는 2000만 명도 너무 많은 인구입니다.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