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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책과 세상 - 채식 건강

설탕과 지방은 아편과 다름없다?

by 이윤기 2010.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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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카르멘 유엔이 쓴 <붓다의 밥상>

많은 사람들이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갖고 있고, 자신의 몸무게로 고민하고 있으며, 다이어트 정보의 홍수 속에 살아가고 있다.


조언을 해줄 의사나 영양사도 있고, 건강한 식사법을 받쳐주는 프로그램도 있으며, 도시마다 1년 내내 신선한 유기농 식품을 파는 가게가 있다.

더군다나 인터넷에는 24시간 유기농 식품을 주문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이 열려 있어 마우스 클릭 몇 번이면 택배로 집까지 배달되어 온다. 그러나 이처럼 풍부한 자원에도 불구하고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이 넘쳐나고 있다.

미국에서만 과다체중인 사람이 1억 2700만 명, 비만인 사람이 6천만 명이며, 예방할 수 있는 사망원인 1,2위는 바로 흡연과 비만이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약 1천만 명의 여성과 1백만 명의 남성이 날씬한 몸매에 대한 집착으로 생긴 신경성부진증(거식증)과 이상 식용항진증(과식증)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해방 이후 미국사람처럼 먹는데 익숙해진 우리나라의 경우도 미국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카르멘 유엔이 쓴 <붓다의 밥상>은 뉴스와 잡지에 쏟아져 나오는 좋은 음식 혹은 나쁜 음식에 관한 얕은 지식이 지금과 같은 상황을 불러왔다고 진단한다. 지은이는 건강한 식사법에 관하여 반드시 그래야만 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하여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이 책은 선수행자의 입장에서 쓴 바람직한 식사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지은이는 제인구달이 쓴 <희망의 밥상>이 잘못된 식습관이 지구에 미치는 악영향을 깨달음으로써 사람들이 먹는 습관을 바꾸는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책이라고 평가하였다.

사람들이 즉석식품을 포기 못하는 '이유'

카르멘 유엔은 음식을 선택하는 습관을 마음의 문제로 접근한다. 그가 쓴 <붓다의 밥상>은 마음챙기기의 반복적 이행을 자신의 식습관으로 익힘으로써 우리가 스스로 현재의 순간에 완전히 머물 때, 우리는 어떻게 먹고 싶은지를 명확하고 바람직하게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실제 필요한 칼로리보다 더 많은 양을 섭취하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특별히 설탕과 지방섭취에 매달리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그것은 인간 뇌에서 엔도르핀을 방출해서 고통을 덜어주고 근심걱정을 완화해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설탕이 듬뿍 든 음식을 먹으면 뇌에서 세로토닌이라는 호르몬이 나와서 몸의 긴장을 풀어준다는 것.

"설탕과 지방은 아편처럼 효력이 짧으며 곧 다시금 슬럼프에 빠지게 한다. 일부 즉석식품광들은 세로토닌 수치가 저하되면 화가 나거나 슬퍼지는 금단증세를 겪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과식을 하면서 충동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 본문 중에서

과학자들은 지방과 설탕에 중독성이 있기 때문에 아무리 '경고문'을 붙여도 사람들은 즉석식품을 쉽게 포기하지 못한다고 한다.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은 인간의 신체에서 배가 부르고 지방을 충분히 섭취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는데, 살이 찔수록 '렙틴'에 반응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실험용 쥐들에게 설탕을 과다하게 섭취시킨 다음 설탕을 중단하면 쥐들은 몸을 부들부들 떨거나 니코틴이나 모르핀 금단증세를 겪는 사람들과 비슷한 증세를 보인다는 것이다.

건강한 식사법, 명상과 마음챙기기 통해서 완성

인간은 나약한 존재이며, 여러 가지 사회적 조건 때문에 건강하게 먹는 방법을 거의 실천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결국 건강한 식사법을 익히기 위해서 '마음챙기기'는 필수적이라는 것이 지은이의 주장이다.

"불교적 전통에 따르면 모든 존재는 궁극적인 지혜를 성취하고 고(苦)에서 벗어나는 잠재적인 능력을 자신의 내부에 갖고 있다고 가르치고 있다. 마음챙기기를 연습함으로써 우리는 소비습관이나 먹거리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다. 마음챙기기는 우리가 바르게 먹지 못하는 이유를 밝혀줄 뿐만 아니라, 건강에 좋은 음식을 택해야 하는 장기적인 동기를 부여해준다." - 본문 중에서

카르멘 유엔은 붓다의 가르침을 통해 '마음을 챙기는 식사법'을 설명하고 있다. 붓다는 인간존재에 대한 이해를 '사성제'로 요약하였는데, 이를 통해 먹는 것으로 인한 고행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첫 번째 진리는 모든 인생은 고통이며, 두 번째 진리는 고통의 원인은 집착, 성냄, 미움 그리고 어리석음으로 비롯되며, 세 번째 진리는 고통은 소멸할 수 있으며, 네 번째 진리는 소멸은 팔정도를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가려운 데를 긁는 것은 만족스러운 일이지만, 가려운 데가 전혀 없는 것은 훨씬 더 좋은 일이다. 우리가 밀크셰이크의 맛을 좋아하는 것은 부인할 수는 없다. 그리고 그것을 좋아하는 것은 잘못이 아니다. 우리를 고통에 빠트리는 것은 밀크셰이크를 먹으려는 필사적인 감정이다." - 본문 중에서

따라서 우리를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은 밀크셰이크를 먹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밀크셰이크를 먹으려는 감정이 사라지게 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은이는 고통을 소멸시키는 팔정도는 바른 견해, 바른 생각, 바른 말, 바른 행동, 바른 직업, 바른 노력, 바른 생각 유지, 바른 선정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이다. <붓다의 밥상>에는 다소 추상적인 팔정도를 각각의 단계별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팔정도는 결국 명상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선불교에서는 삼라만상의 진리를 말로 표현할 수 없으며 직접체험으로 알 수 있을 뿐이라고 한다. 명상과 마음챙기기 수행으로 인간은 자신의 일상적인 삶에 대한 통찰력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결국 건강한 식사법 역시 명상과 마음챙기기를 통해서 완성될 수 있다고 한다.

'마음챙기기'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식사법

이 책은 불교적 교리에 따라서 바람직한 먹을거리가 어떤 것인지를 알려준다. 이를테면 불교 수행의 5계인 '비폭력'의 관점에서 공장형 농장에서 생산되는 축산물과 가금류 사육방식의 문제를 바라보고 있다.

이러한 선불교의 명상과 '마음챙기기'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식사법을 소개하고 있는데, 밥을 먹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 소개해 본다.

1) 바라보기 그리고 숨고르기(잠시 쉬기) - 먹는다는 것은 기도 같은 것이다. 숟가락을 들기 전에 음식을 바라보면서 잠시 심호흡을 하며 마음의 평정을 가질 수 있다. 식사 전에 잠시 멈춤으로써 마음을 챙기고 무엇이 우리에게 좋은지를 아는데 잠시 시간을 들인다.

2) 적당한 양을 그릇에 담기 - 음식을 그릇에 담을 때 잠시 멈추어야만 감각 지각이 작용할 수 있다. 불교의 '발우공양'에서 발우는 '알맞은 양을 헤아리는 도구'를 뜻한다.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먹지 않으려면 마음을 챙기면서 적당한 양을 담아야 한다. 그러면 과식도 하지 않고 버리지도 않게 된다.

3) 씹기 - 음식에 들어 있는 맛을 충분히 보려면 천천히, 여러 번 씹어야 한다. 여러 번 씹어 먹고 있는 지금의 순간을 인식할 때 몸과 마음은 100% 현재에 머무르게 된다. 먹을 때는 단지 먹는 데만 의식을 집중해야 한다. 그러면 그것을 키워낸 대지를 받아들이고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면서 먹게 된다.

4) 삼키기 그리고 반복하기 - 이 같이 먹으면 몸짓과 말 그리고 행동으로 삶을 유지해주는 음식과 요리해준 이들의 배려를 공경하게 된다. 날마다 먹는 우리는 매 끼니를 먹을 때마다 좀 더 익숙해지려고 노력할 수 있다.

마음을 챙기는 식사를 하면 건강·행복하게 먹을 수 있다

다음은 마음챙기기를 위한 식사법에서 소개하고 있는 프랑스 플럼 빌리지에 있는 틱낫한의 수도원과 수행센터에서 수도자들이 식사를 하기 전에 암송하는 5가지 문구이다.

① 이 음식은 우주, 즉 대지, 하늘 그리고 많은 힘든 노동의 선물입니다.
② 이 음식을 먹을 자격이 있는 사람으로 살게 해 주십시오.
③ 미욱한 마음의 상태를 바꿔서 중용의 마음으로 먹는 것을 배우게 해주십시오.
④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병을 예방하는 음식만 섭취하게 해주십시오.
⑤ 이해와 사랑의 길을 깨닫기 위해서 우리는 이 음식을 받아들입니다.

카르멘 유엔이 쓴 <붓다의 밥상>에는 이밖에도 '마음을 챙기는 공동체와 더불어 식사법', '차명상법', '오렌지 명상법', '마음을 챙기는 요리법', '마음을 챙기는 장보는 법'이 선불교적 관점에서 잘 정리되어 있다.

그 중에서 날마다 혹은 가끔 함께 식사하는 가족 공동체와 더불어 마음을 챙기며 식사를 하는 방법을 소개해 보면 다음과 같다.

"몇 분 동안 미소를 지으며 식구들을 바라보고 함께 자리를 해주어서 고맙다고 말한다. 혹은 가족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을 부르면서 같이 식사를 하려고 초대했다고 말한다. 혹은 식탁 위에 있는 모든 요리의 이름을 알려 준다. 아니면 특정한 과일이나 채소가 어디에서 나왔으며 어떻게 길러졌는지 설명해준다. 특별한 요리를 대접한다면 명상을 할 수도 있다. 어떻게 요리했는지 말해주고 이런 요리를 먹게 되어 너무 고맙다고 말할 수도 있다. 또는 그저 몇 분 동안 조용히 식사를 즐겨도 좋다." - 본문 중에서

마음을 챙기는 식사법을 익힌다면, 그러한 식사법이 몸에 밴다면, 아니 마음을 챙기는 식사법을 익히려고 먹을 때마다 노력하는 것만으로도 누구나 붓다처럼 건강하게, 고요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먹을 수 있으며, 영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독자들도 오늘 저녁 식탁에서 가족들과 함께 공동체와 더불어 마음을 챙기는 식사를 시작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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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4

  • 엉클 덕 2010.11.19 12:37

    마음을 챙기는 식사요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시고 또한 붓다의 밥상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여 주시었네요. 감사합니다.
    설탕과 더불어 소금의 과다 섭취로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인것 같습니다.
    답글

    • 이윤기 2010.11.20 10:11 신고

      소금에 비하여 설탕에 대한 경각심이 덜 한 것 같습니다.
      정말이지 단맛을 빼면 음식 맛을 낼 수 없다고 할 정도로 온갖 음식에 설탕을 넣는 분들이 있더군요.

  • 유부빌더 2010.11.20 10:10

    '과식의 종말'이라는 책에도 비슷한 내용이 나오죠.
    설탕과 지방은 마약과 비슷한 작용을 한다고...
    관련글 트랙백 날리고 갑니다~^^
    답글

    • 이윤기 2010.11.20 10:12 신고

      설탕이 처음 유럽에 등장했을 때, 마약처럼 위험하다고 설탕의 유해성을 주장한 사람들이 있었더군요.

      그런데, 왕실과 귀족들이 설탕무역으로 떼돈을 벌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처럼 널리 퍼졌을겁니다.